> 여론 > 부장칼럼
펜은 칼보다 잔인했다
최윤영 기자  |  smpcyy73@sm.ac.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08.10.0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을 자주 들어오며 자랐다. 무(武)에 의한 권력이나 폭력이 일시적인 측면에선 효과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인 파급력을 따졌을 때 문(文)의 영향력을 앞지를 수 없다는 의미이다. 이는 ‘명언 중의 명언’이기에 사실 그리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지만 학보사 기자로서 나름대로 글 쓰는 일을 하고 있기에 이 말을 자주 떠올리곤 한다. 각종 매체가 고도로 발달한 현대 사회에서 글과 말의 영향력은 더 강조할 것도 없지만 요즘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시무시한 일들을 보면 새삼스럽게도 ‘펜의 힘’ ‘말의 힘’을 실감하게 된다.


지난 2일, 또다시 연예계의 별이 졌다. 너무나 갑작스럽고, 거짓말 같은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고 가슴아파하고 있다. 고인을 죽게 한 것은 ‘악성루머에 기인한 자살’이라는 추측이 확실시 되고 있다.


루머의 내용은 ‘故 최진실 씨가 숨지기 전 故 안재환 씨 자살과 관련 해 사채업을 했다’는 것이었다. 괴소문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유포됐고 급기야는 ‘정설’처럼 퍼져나갔다. 결국, 괴소문을 퍼트린 장본인은 법적인 처벌을 받게 됐지만 당사자에게는 이미 감당할 수 없는 상처로 남았던 것이다.


이 같은 사건이 일어난 게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고인이 된 가수 유니와 배우 정다빈의 자살 원인은 악성댓글로 이번 사건과 같이 ‘세치 혀’가 살인도구가 됐다.


문제가 되는 것은 누리꾼들의 말과 글만이 아니다. 많은 연예 기사가 ‘~~라 카더라’, ‘사실이 아니면? 해명 기사 쓰면 되지!’라는 식으로 무책임하고 대책 없이 생산되고 있다. 또, 최근 故 안재환 씨 자살보도와 관련해 일부 기자들이 한쪽으로 치우친 기사를 남발하는 바람에 정선희 측과 故 안재환 측의 불화가 붉어졌다는 말도 있다고 한다.


故 안재환의 자살에서부터 故 최진실로 이어진 이번 사건은 누리꾼의 글이든, 기자의 글이든 글의 힘이 사람을 해치는 폭력으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은 어쩌면 엉뚱한 사람의 손에 펜이 쥐어질 때,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내놓는지를 경고하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최윤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숙명의 기술을 세상에 전하다
2
동아리인의 밤, 2년 만에 ‘별동별’ 밝히다
3
독자 배려하는 친절한 기사를
4
니트컴퍼니, 무직에 색을 입히다
5
한국영화계에 도래한 봄, <윤희에게>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발행인 : 강정애 | 편집인 겸 주간 : 육성희 | 편집장 : 한예진 | 발행처 : 숙명여자대학교|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정애
우)140-742 서울특별시 용산구 청파로 47길 100 숙명여자대학교 숙대신보사
행정실 ☎ 710-9150 (Fax) 706-2695 / 편집실 ☎ 710-9721 / 9152
Copyright © 2019 숙대신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mnews@sookmyu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