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하면서 문화산업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21세기는 ‘문화의 세기’가 될 것이며, ‘문화 파워’가 곧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현재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특히 최근 문화 강대국인 프랑스의 문화 세계화 전략은 우리의 주목을 끌고 있다.


2007년 UAE(아랍에미리트연합)의 수도인 아부다비에 ‘박물관의 대명사’로 불리는 루브르박물관이 건설된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UAE 정부는 이미 1980년대부터 추진해온 ‘사디야트 문화단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수도인 아부다비를 걸프지역의 고등교육과 문화관광의 허브로, 또 제 2의 도시인 두바이를 금융ㆍ교통 허브로 특성화하겠다는 계획을 실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의 궁극적 목표는 UAE를 문명 간 대화와 교류의 중심지로 부각시키려는 것이다. ‘아부다비-루브르’ 협정에서 프랑스는 루브르박물관 분관을 2012년까지 여는 대가로 총 9억 7천 5백만 유로(약 1조 4천억 원)를 벌어들임으로써, ‘루브르’라는 브랜드와 소장품 임대, 그리고 박물관 관련 기술 전수로 국위를 선양하고 돈도 버는 일석이조의 기회를 누리게 된 셈이다.


그뿐만 아니다. 이미 2006년 2월 19일에 파리 소르본 대학교와 UAE는 아부다비에 소르본대학 분교를 설립하는 협정을 체결하고 11월에 공식 개교한 바 있다. 또 두바이는 2012년까지 프랑스 제 3의 도시이자 교육문화의 중심지인 리옹시를 모델로 삼는 ‘리옹-두바이’를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300~400헥타르의 부지에 소규모로 조성될 이 도시에는 프랑스 식당, 노천카페, 프랑스어 대학, 리옹 박물관 분점, 축구센터 등이 들어설 계획이란다.


이 같은 양국의 문화 교류는 프랑스와 UAE의 실용주의 외교 노선에 힘입은 바 크다. 루브르를 비롯한 프랑스의 박물관들은 ‘아부다비-루브르’를 통해 국익에 봉사할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널리 알림으로써 박물관의 보편화와 문화적 민주화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국제관계에서 미국과 유럽 양쪽을 모두 중시하고, 유네스코의 아랍문화유산 복원을 적극 후원하고 있는 UAE 정부는 ‘아부다비-루브르’를 통해 문명 간 대화에 기여하는 문화협력의 상징으로 자리 잡게 됐다.


최근 우리학교 한영실 신임총장은 한 인터뷰를 통해 세계 주요 도시에 숙명문화센터를 설립해 한국학, 한국음식과 음악 등의 프로그램을 교육하면서 ‘숙명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 구호로만 외쳤던 한류의 세계화 담론에서 벗어나 이제는 해외에 거점을 마련하고 적극적인 현지 전략으로 진정한 한국문화의 세계화를 향해 날개 짓 해야 할 때가 왔다. 이제 우리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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