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한 방송사의 프로그램에서는 18세 김 모양이 같은 나이 또래의 남편을 만나 아이를 낳고 살아가는 모습이 방영돼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처럼 김 모양과 같이 어린 나이에 아이를 양육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리틀맘’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리틀맘’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연령대에 아이를 낳아 키우는 이들을 지칭한다.

리틀맘은 나이가 어리다보니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 환경적 요인과 사회적 인식 면에 있어 불리하다. 때문에 나이가 어린 미혼모의 수는 빠르게 증가하지만 경제적인 문제 등의 문제로 아이를 끝까지 양육할 수 없게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특히 나이가 어린 미혼모의 문제가 결코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사회적인 문제가 돼 가면서 더 이상 그들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리틀맘의 현실을 통해 사회에서 드러나고 있는 문제점을 찾아보고, 특히 우리 사회가 나이가 어린 미혼모의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방향을 찾아보자.

미혼모의 길, 그 험난한 길의 연속
# 사례1.
16살의 김 모양은 남자친구와 사귀던 중 첫 임신을 했다. 아이를 지우려 했지만 시기를 놓쳐 결국 17살에 임신 7달인 상황에서 미혼모 시설에 입소했다. 그러나 그는 출산 후 학생의 신분으로 아이를 책임질 수 없을 것 같아 아이를 입양시킬 것을 결심했다. 게다가 미혼부와의 연락은 닿지 않아 혼자 아이를 양육할 자신도 없었기 때문이다.
#사례 2
음악을 배우던 진 모양은 중학교 3학년 때 연기를 배우는 오빠와 사귀다 아이를 가졌다. 처음에는 양가 부모님 모두 출산에 대해 부정적이었지만, 아기가 태어나니 모두들 이해해 주셨다. 경제적인 도움은 초반에 조금 지원을 받았을 뿐 성년이 되고 나서부터는 남편과 맞벌이 부부를 하며 가정을 꾸려나갔다.

위의 실제 사례와 같이 나이가 어린 미혼모들이 놓인 환경은 각양각색이다. #사례 1의 김 모양과 같이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 미혼모 시설의 도움을 받아 아이를 출산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사례 2와 같이 부부가 함께 맞벌이를 통해 가정을 지켜나가는 경우도 있다. 한 포털사이트 커뮤니티인 ‘어린엄마 최고카페’의 전 운영자였던 김정주(23)씨는 “리틀맘들을 삐딱한 시선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리틀맘 중에는 아이를 낳아 책임감을 갖고 가정을 끝까지 지켜나가는 이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김 씨 역시 19살에 아이를 낳은 후 가정을 꾸렸고 남편과 맞벌이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김 씨가 예전에 운영했던 커뮤니티 ‘어린엄마 최고카페’는 리틀맘들이 아이 양육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각자의 고민도 털어놓는 곳이다. 김씨는 많은 리틀맘의 경우를 보면서 “저도 아이를 키우는 있어 미혼모가 아이를 끝까지 양육하기란 결코 싶지 않은 현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운영자로 활동할 때 나이가 너무 어린 미혼모들이 고민상담을 요청할 때면 매우 걱정스러웠다”며 리틀맘이 아이를 키우기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다는 점을 시사했다.

나이가 어린 미혼모들은 거의 모든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상황에서 혼자 임신과 출산을 겪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마음의 혼란’ ‘경제적인 문제’ ‘가족과의 관계’ 등의 문제점을 겪는다. <통계①> 뿐만 아니라 미혼모들은 가족들의 이해(48.6%)를 받기 원했지만 한편으로는 ‘숨기고 싶다’고 밝힌 이들이 31%에 달했다. 가족에 대해 매우 상반되고도 복합적인 성향을 보이는 이러한 조사 결과는 미혼모들이 자신의 상황을 가족들에게 알리기를 꺼려하거나 도움을 요청하기 주저한다는 점을 알 수가 있다. 이로 인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 미혼모들은 분만비용과 일정기간 양육비용을 무료로 제공하는 미혼모 시설을 찾게 된다. 미혼모 시설인 ‘마리아의 집’의 사회복지사 박경희 씨는 “매일 3~4건 이상의 미혼모 상담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비교적 정서적으로 안정된 환경에서 분만을 하기 위해 입소한다. 분만 후에는 아이를 양육할지 또는 입양을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여건상 출산 후에 아이를 입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통계 ②>


리틀미혼모의 아이, 우리 공동의 책임
미혼모들의 임신 원인은 대부분 아이를 원하지 않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피임을 하지 않았거나 피임방법을 제대로 몰라서 피임에 실패한 경우이다. 그러나 이렇게 예기치 못한 임신을 하게 된 이들의 처지를 더욱 힘들게 만드는 것은 바로 미혼부의 태도이다. 미혼모 시설에 있는 미혼모의 62.1%는 미혼부와 헤어진 상태이다.<통계 ③> 이에 대해 김정주 씨는 “카페를 운영하다보면 5명 중 3명은 미혼부가 연락을 일방적으로 끊는 등 책임을 회피한다”라며 임신과 출산에 대한 공동의 책임의식이 부재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런 미혼부에 대해 박정희 씨는 “미혼부에게 양육비 등의 책임이 강제되는 법적인 조치가 없어 이런 일이 더욱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 같다”며 공동 책임을 갖고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유도하는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혼모들이 출산과 양육이 힘든 상황에 처해있지만 이들에게 대한 복지 지원은 매우 미흡하다. 이들은 ‘한부모가족’으로 분류돼 정부로부터 한 달에 고작 5만원을 지원받는 이 전부이다. 분만과 양육에 드는 비용에 비하면 턱없는 액수이다. 일정기간의 양육비와 분만비가 지급되는 미혼모 시설의 사정도 여의치 않다. 한국여성정책 연구소의 가족연구실장인 김혜영 씨는 "미혼모는 최대 1년까지 있을 수 있는 미혼모 시설에서 나와 미혼모공동생활가정에서 최대 2년까지 아이를 양육하며 생활할 수 있다. 현재 미혼모 시설에서 있는 33%는 이 시설에 들어가 아이를 양육하고 싶어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전국에 15개의 미혼모 시설과 1년에 174명의 미혼모만이 입소할 수 있다”며 수요에 비해 시설의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현 정부에서는 작은 정부 정책과 세금을 감축하는 방향의 정책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민이 납부할 세금이 이전보다 감축된다면 가장 먼저 복지예산이 줄어들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하고 있다. 게다가 그 중에서도 가장 비중이 적은 미혼모 지원책에 관해서는 더더욱 낙관할 수 없게 됐다. 미혼모 그리고 그의 아이들은 사실상 사회의 모든 측면에서 약자의 위치에 있다. 현재의 상태라면 이들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로 방치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을 것이다. 미혼모에 대한 전국적인 통계조차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우리가 먼저 이들에게 먼저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리틀맘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리틀맘’들의 이야기
날 사랑한다는 사람은 어디가고 지금 왜 이렇게 혼자 남아 아이를 키워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아이를 낳기 위해 불러오는 배를 감추며 이제껏 해본적 없는 식당 일까지 해야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

(익명게시판에서)

어린나이에 얘낳아 사는거. 자랑 아닌 거 압니다. 하지만 손가락질 받을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낙태를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우리는 뱃 속 아이들을 지켜낸 위대한 엄마들이 아닙니까 (공지글에서)

뱃속에 아기가 잘있는게 보고 싶지만 학생이라 사람들이 쳐다보는게 싫어 아직 산부인과도 못갔다.

(익명글에서)

통계1)



 

 

 

 

 

 

 

통계2

통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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