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학기의 결실을 맺기 위해 마무리할 때이다. 각 수강과목마다 과제물도 마감기일이 가까워온다. 과제물의 종류는 다르겠지만 글쓰기를 포함하지 않는 과제물은 없다.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자료도 각본이 있어야 한다. 물론 사고의 창의성이 과제물의 결과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창의적인 사고는 글에 오롯이 담긴다.


말하기와 마찬가지로 글쓰기는 계속적인 훈련을 통하여서 더 능숙해질 수 있다. 그러나 말하기와 달리 글쓰기는 자신의 생각을 치열하게 정리해야 하는 더 복잡한 과정을 동반한다. 인문학계통의 글은 말할 것도 없고 사물과 현상을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글이라도 효과적인 문장과 글을 쓰려면 중복을 피하는 등 수정을 거듭해야 한다. 그러기에 글쓰기는 종종 지루하기 쉽고 즐겁지만은 않은 작업이다. 자신과 솔직하게 대면해야 하는 괴로운 과정과 자신의 의견을 뒷받침할 자료를 찾아서 열거해야 하는 작업을 포함할 때에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최근 1~2년 사이에 이런 글쓰기 작업을 포기한 경우를 봤다. 몇 학생들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과제와 비슷한 내용의 글을 내려받아 출력해온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는 작업이 어려워서 그런지, 생각을 하기가 싫어서 그런지, 아니면 시간이 부족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의 글을 부분적으로나 글 전체를 ‘퍼와’ 출력해 제출한 것이다.


시험기간 동안 학생회가 솔선수범해 부정행위 없는 시험을 치르도록 캠페인을 벌이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하다. 과제물은 학생이 한 학기동안 배운 것을 자신의 글로 써서 교수에게 제출하는 평가자료이다. 시험에서 부정행위가 없어야 하는 것처럼, 학생이 준비해서 제출하는 리포트를 비롯한 과제물에도 부정행위가 개입돼서는 안 된다.


글쓰기 훈련을 철저하게 한다면 먼저 언급한 ‘퍼오는’ 사례와 같은 부정행위는 기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학교에서는 의사소통센터에서 개설하는 ‘글읽기와 쓰기’ 과목을 통해 전교생이 글쓰기를 배울 수 있다. 좋은 글을 읽으면서 창의적인 사고를 훈련하고 글쓰기를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과목이다. 누구나 들어야하는 교양필수 과목이기에 자칫 의무적으로 수강하는 수동적인 태도로 임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해서 좋은 리포트를 쓰는 방법은 물론이고 비평적이며 창의적인 사고를 개진하는 효과적인 글쓰기로 의사소통기반을 채득할 수 있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서 자기 안의 목소리를 풀어내는 창작의 불길도 당길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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