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을 입고 춤을 추는 모습, 축제를 포기하고 사회에 저항하는 모습……. 이것은 우리 할머니, 어머니가 20살 꽃다운 시절에 즐겼던 우리 학교 축제의 모습이다. 지금과는 사뭇 다른 옛 축제의 모습을 우리 학교 출신 교수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들어봤다. 교수들이 들려주는 40년 전 축제의 현장 속으로 떠나보자.
60년대, ‘청파축전’이라 불리던 우리 학교 축제는 4월 20일 개교기념식을 시작으로 5월 초까지 약 20일동안 이어졌다. 우리 학교 성낙희(국어국문학 전공, 68졸) 교수는 “축제 기간 중에 각 학과와 동아리가 준비한 모든 행사가 이뤄졌다.”며 “학과에서는 연사를 초청해 특별 강연을 하는가하면, 총학생회에서 축제만을 위한 문학의 밤을 열어 학생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 학교 아시아여성연구소에서 여류문학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교내 연구소에서도 축제 준비로 분주했다. 60년대의 축제는 공연 위주로 이뤄지는 지금의 축제와는 달리 학구적인 분위기가 짙었다.
화려했던 우리 학교 축제는 80년대 독재정권으로 인해 침체기를 겪어야만 했다. 우리 학교 문금현(국어국문학 전공, 85졸) 교수는 학생운동이 성행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지금처럼 활기차고 에너지 넘치는 축제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강당에서는 각 학과에서 준비한 학술 세미나가 열렸고, 원형극장에서는 학우들이 포크댄스를 추며 축제를 즐겼다. 그러던 중 학생들의 운동 소리, 최루탄 터지는 소리가 들리면 바로 축제가 중단됐다. 문 교수는 “어디선가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학생운동 참여자로 잡혀갈까봐 학생들 모두가 긴장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계속되자 83년에는 우리 학교 학우들이 공식적으로 축제를 거부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사회와 문화가 변화함에 따라 대학 축제의 모습도 조금씩 변하면서, 대학 축제는 역사의 변화와 함께 했다. 지난 주 뜨거운 열기 속에 막을 내린 우리 학교 축제는 현재 숙명인들에겐 즐거웠던 추억으로, 훗날 누군가에겐 사회와 문화가 고스란히 반영된 역사로 남겨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