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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아를 꿈꾸는 쥐의 이빨이 되어서야…
김예람 기자  |  smpkyr72@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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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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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없이 허황된 욕심을 부릴 때 우리는 ‘상아를 꿈꾸는 쥐의 이빨’과 같다고 한다. 쥐의 이빨은 갈지 않으면 계속해서 자란다. 쥐가 아무리 상아를 갖고 싶다고 해도 이빨이 자라도록 놔두면, 결국 이빨이 제 턱을 뚫고 나와 죽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한ㆍ미 쇠고기 협상 타결을 보면 우리나라가 딱 이 꼴이 될 것 같다. 정치적 협상이라는 욕심을 부리다가 국민에게 ‘생명의 위협’이라는 무서운 이빨이 자라도록 내버려두게 됐으니 말이다. 광우병이 인터넷 검색 순위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급기야는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서명운동까지 벌어졌다. 국민은 지금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광우병 고기가 들어올 확률은 1%도 안 되며, 미국산 쇠고기를 먹는다고 해도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아주 희박하다. 하지만 걸릴 확률이 ‘조금이라도 있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의료보험 민영화 추진에 이어 이제는 먹거리에도 실용이라는 잣대를 들이민다. 실용적이기만 하다면 그것이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여도 개의치 않겠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현 정부가 주장하는 ‘실용주의’는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묻고 싶다. 너무나 신속하게 해치운 이명박 대통령의 실용외교는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가 말이다. 돈이 있으면 한우를, 돈이 없으면 값싸지만 광우병이 걸릴지도 모르는 고기를 먹으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가난이 비참한 것은 가난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인간다운 존엄성을 내버리고 기본적인 생명권마저 보장받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서글픈 것이다.

연암 박지원의 <환희기>에 이런 말이 나온다. 손ㆍ발ㆍ코ㆍ귀에 의지해 모든 것을 보고 분별하던 장님이 어느 날 갑자기 눈을 뜨자, 천지가 뒤집히는 듯 감각이 뒤섞여 제 집도 찾아 갈 수 없어 울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지나가던 선생이 하는 말, “다시 눈을 감아라. 즉시 너의 집을 찾아갈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는 갑자기 눈 뜬 장님마냥 혼란스럽다. 열어도 너무 열었고, 빨라도 너무 빨랐다. 실용이라는 급류에 국민도, 정부도 감각을 잃고 우왕좌왕하고만 있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실용’에 눈 뜨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의지해야 할 감각, 즉 ‘신중’의 분별을 찾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눈을 감아라. 잠시만이라도 ‘실용의 눈’을 감아 보라. 그렇다면 당신이 놓친, 당신이 느껴야 할 국민의 목소리가 들릴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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