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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문화재는 안녕하십니까?
박지영 기자  |  smppjy69@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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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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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434. 현재 해외로 유출된 우리 문화재의 수를 나타내는 이 다섯 자리의 숫자는 한 지상파 방송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한민족의 뿌리이자 자존심, 우리의 위대한 유산들을 바로 알자’는 취지의 방송 프로그램은 국민들의 호응을 얻으며 우리 문화재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또 몇몇 연예인과 일반인이 함께 반나체 차림으로 거리에서 피켓을 들고 ‘잃어버린 문화재에 대한 부끄러움을 몸소 표현’하는 공익광고는 우리의 가슴을 찡하게 했다.


그러나 우리가 정작 부끄러워해야 할 것은 해외로 유출된 문화재뿐이 아니다. 그보다 가까이에 더욱 부끄러운 현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풍납토성, 감은사 7층석탑, 서부리 산성, 석굴암, 구룡사 대웅전, 다보탑, 석가탑……. 이것은 모두 훼손된 적 있는 문화재로 허술한 문화재 관리의 부끄러운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다보탑과 석가탑은 산성비로 인해 부식ㆍ변색된 경우로, 많은 문화재들이 오염물질로부터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다. 치밀한 연구를 통해 각 문화재에 맞는 세척과 철저한 보관이 이뤄지고 있는 유럽 국가들과는 대조적이다.


울산시의 반구대 암각화는 시민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관리인 없이 장시간 노출돼 있다가 낙서가 새겨지는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또 조선 인조가 청 태종 앞에 무릎꿇은 치욕적인 역사가 담긴 삼전도비에는 ‘철거’라는 붉은색 낙서가 씌어져 문화재의 기록적 의미가 훼손되고 화풀이 대상으로 전락한 안타까운 모습을 보였다. 이밖에도 덕수궁은 작년 한 방송국의 드라마 촬영 과정에서 외벽이 손상됐으며, 최근 화성의 문화재 밀집지역에서는 택지개발이 추진돼 논란을 빚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무관심과 잘못된 인식으로 수많은 문화재가 훼손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해외로 반출된 문화재를 되찾기는커녕, 그나마 국내에 있는 것조차 허술한 관리로 훼손되는 실정이라니……. 문화재 훼손 사고 때마다 인력과 재정부족을 탓하는 담당자의 말을 들으면 마음이 갑갑하다. 국민의 세금이 문화재 관리에 쓰이지 않으면 대체 어디에 쓰인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문화재야말로 국가와 국민이 함께 관심 갖고 보호해야 할 1순위의 것이 아닌가.


예술과 낭만의 도시로 불리는 파리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문화가 함께 살아숨쉬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는 단지 현재의 아름다운 조경 때문이 아니라 베르사유 궁전, 샤르트르 대성당, 에펠탑 등 과거의 역사를 대변하는 문화재들이 고스란히 간직되며 현재 프랑스인의 삶과 잘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문화재는 그야말로 민족문화의 정수이자 민족정신의 결정체이다. 조상들이 전해준 소중한 문화재를 지금과 같이 방치한다면, 해외에 유출된 문화재를 되돌리자는 주장이 오히려 부끄러워지는 것이 아닐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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