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서울대에서 리포트를 표절하면 징계조치 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는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작년 ‘신정아 사건’을 보자. 이 사건은 현재 우리나라에 ‘부정직함’이 얼마나 만연한지 새삼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권력을 얻고, 부유해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정직함 따위는 한낱 휴지조각에 불과했다. 신정아씨는 끝까지 아니라고 발뺌했지만, 결국 학위를 비롯한 대부분의 주장이 거짓임이 드러났고, 현재 감옥에 수감 중이다. ‘고작 리포트를 표절하는 것뿐인데, 신정아 사건까지 들먹이는 것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2006년 7월 30일자 쿠키뉴스의 칼럼에 따르면, 하버드대에 진학한 한국 학생이 친구의 리포트 몇 문장을 베껴서 제출했다가 다음날 바로 퇴학 조치됐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믿기 어려운 조치일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중ㆍ고등학교에서도 리포트를 단 몇 줄이라도 베끼면 징계위원회가 열리고, 재차 표절할 경우는 곧바로 퇴학시킨다. 다른 예로, 일본에서는 한 농학부 교수가 다른 학자의 논문을 표절해 저서를 냈다가 결국 사임 당한 경우도 있었다. 다른 사람의 지적 결과물에 자신의 이름을 넣고 내가 했다고 하는 것은 분명한 ‘부정직’이다. 자기가 딴 학위가 아닌데도 맞다고 우기는 신정아씨와 무엇이 다를까?

 
이번 서울대의 방침이 우리나라 현실에서 보면 갑작스러울 수 있기에, 학교에서는 우선 학생들에게 표절에 대한 올바른 정의를 알려주어야 한다. 그리고나서 의무적으로 표절 예방 교육을 하고, 하버드대처럼 매 학기 ‘표절하면 어떤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서명을 받는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 그리고 더 나아가 서울대 뿐 아니라 다른 대학에서도 이러한 방침을 점차적으로 수용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가 대학에 다니는 이유가 무엇인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분명 문서 끼워 맞추기 식의 학문을 하기 위함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식의 상아탑이라 일컬어지는 대학교에서 ‘정직’을 배우고, 학문의 깊이를 알아가는 대학생이 되기를 소망한다.

 

장희영(인문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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