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평가 ‘학습동기 유발’ 절대평가 ‘공부한 만큼 평가받아’
4.3평점을 4.5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오차 이익 발생

중간시험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성적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는 요즘, 평가 제도에 대해 궁금해지는 것이 많다. 전공과목에 절대평가를 적용할 수는 없을까, 평점 4.3과 4.5의 차이는 무엇일까, 중간시험 성적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숙대신보 취재부에서는 성적평가에 대한 몇 가지 의문점을 밝혀봤다.

· 상대평가 VS 절대평가
우리 학교는 기본적으로 모든 교과목에 상대평가를 적용하고 있으나 전공과목 중 실험ㆍ실습강좌, 20명 이하의 소수강좌는 절대평가를 실시한다. 또한 원어강좌와 교직과목에도 절대평가를 적용하고 있다.

상대평가는 개인의 학업성과를 다른 학생과 비교해 평가하는 방법이다. 우리 학교는 등급별 분포기준에 따라 A, B학점은 각각 최대 35%, 45% 이내, CㆍD학점은 최대 50% 이내, F학점은 10% 이내로 평가 한다.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교양과 전공에 관계없이 상대평가를 적용하고 있지만 한양대, 충북대, 강원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전공과목을 절대기준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한양대 학사지원과장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전공과목일수록 심도 있게 공부하는데 분포 비율에 맞춰 성적을 잘라내면 1, 2점 차이로 열심히 공부한 학생에 대한 장려책이 보장되기 힘들다.”고 말했다. 충북대 학사지원팀 관계자는 “상대평가를 적용하면 성적이 잘 안 나온 학생들이 타 대학과의 성적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어 절대평가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양대에 재학 중인 한치영(지구환경시스템 05)씨는 “절대평가는 열심히 하는 사람이 많아도 자신이 공부한 만큼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어 좋지만, 상대평가는 높은 학점을 받으면 그것이 곧 실력으로 이어지는 학점 현실화의 방책인 것 같아 행정 편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가 상대평가를 적용하는 이유에 대해 김일현 학사지원팀장은 “상대평가는 경쟁체제 속에서 학습에 대한 동기를 더욱 유발시켜주는 계기가 된다. 그러나 절대평가는 객관성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같은 교과목인데, 교수의 재량에 따라 01분반은 상대, 02분반은 절대평가를 실시해 평가기준이 다르다면, 어떻게 공정성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김 팀장은 “절대평가는 객관적인 기준 없이 다수가 높은 점수를 받는 성적 인플레이션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며 “대학성적이 사회에서 신뢰받지 못하는 현실도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 평점 4.3과 4.5의 차이
우리 학교의 성적 평점은 4.3이다. 성적에 대한 평점은 대학마다 다르나, 4.5로 평가하는 대학이 많고 취업 시 평점 기준도 4.5인 경우가 많다. 우리 학교에서는 4.5로 환산한 평점도 제공하고 있지만, 혹시 취업 시 불이익이 생기지는 않을까?

취업경력개발원 김수경 직원은 “4.3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며 “4.5로 환산 할 때 약 0.3점정도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4.3을 기준으로 삼을 때는 평가 등급이 A+, A, A-의 세 등급으로 나누지만, 4.5는 A+, A- 두 개의 등급으로 나눈다. 때문에 등급을 일대일로 대치시키는 것이 불가능해 환산 과정에서 이익이 생기는 것이다. 또 회사마다 성적을 산출하는 기준 역시 모두 다르기 때문에 평점으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김 팀장은 “우리 학교는 10점의 범위(90-100점)안에 세 등급(A+, A, A-)으로 구분해 평점을 계산하고 있어, 두 단계로 구분하는 다른 학교보다 더욱 세밀한 평가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경 직원은 “취업 시에는 평점 0.1점의 차이보다는 그 밖의 다른 활동 경력들이 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 중간시험 성적 확인?
매 학기 기말시험이 끝나고 2주정도가 지나면 성적을 조회하고 이의신청을 한다. 그런데 중간고사의 성적도 확인할 수는 없을까?

우리 학교는 담당교수의 방침에 따라, 중간시험의 결과를 공개하는 경우도 있지만 제도적으로 의무화하고 있지는 않다. 서강대에서는 매번 중간, 기말시험 이후 상대평가로 등급 매겨진 자신의 성적을 확인 한다. 서강대 김준희(법 06)씨는 “중간시험 후 성적을 확인하면 자신의 위치를 알고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 있다.”며 “피드백의 기능을 하기 때문에 다음 시험에 대처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교수나 학생들 마다 각양각색의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측면을 인정하지만, 어떤 제도든 도입 전에는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험 후 이의를 신청하는 제도는 누락이나 착오가 생긴 경우에 바로잡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장학금, 취업, 학사경고 등 개인적인 사유로 이의신청을 해 본래 취지와 다르게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자신이 시험을 잘 봤는지, 못 봤는지는 학생 자신이 가장 잘 알 것이다.”라며 “중간시험 결과를 확인하는 것 보다는 스스로 선택한 과목에 애착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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