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한족과 55개의 소수민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1학년 때, 수업 시간에 들었던 이 말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필자에게 최근 중국 정부에 독립을 요구하는 티베트 사태는 충격, 그 자체이다. 평소 중국을 구성하는 인구 중 다수인 한족만 생각하고, 55개의 소수민족의 상황과 입장에는 조금의 관심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소수민족에 관심을 갖고, 현재 티베트 사태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자 했다. 그러나 곧 난관에 부딪혔다. 중국 정부에 의해 현재 티베트 내의 정황과 그 곳에 있는 티베트인들의 상황이 언론에 보도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티베트 사태가 북경 올림픽 속 작은 사건으로 보도되는 이 현실이, 필자는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답답한 것은 티베트 사태를 바라보는 일부 사람들의 태도이다. 티베트 사태 자체의 정황과 그 속의 티베트인들을 바라보기보다는, 티베트 사태가 줄 영향만 주목하는 태도 말이다. 북경 올림픽 보이콧 문제를 논의하던 중 어떤 이들은 ‘티베트가 독립될 경우 다른 소수 민족들도 독립을 원할 것이다.’ ‘중국 내부의 일이지, 우리가 상관할 일이 아니다.’라는 논지의 입장을 취했다. 최근 티베트인들이 이번 사태로 100명 이상 사망했지만, 단지 20여 명만이 사망했다고 보도되는 현실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이다.


각 국가 간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서, 티베트 사태는 중국 스스로 알아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기에 그러한 발언을 했을 수 있다. 그러나 각 국의 이해관계와 티베트 사태로 인해 야기되는 여러 상황을 떠나서 우리는 현재 티베트인들의 인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언론과는 철저히 차단된 채, 티베트인들이 어떤 탄압을 받고 있는지, 실제로 몇 명이나 죽어가고 있는지 말이다. 그들을 중국 속의 티베트인들로 볼 것이 아니라, 세계를 함께 살아가는 우리 중 하나라는 시선을 갖고 말이다.


우리에게는 어떤 상황을 판단하기에 앞서, 그 무엇보다 가장 먼저 적용돼야 가치들이 있다. 자유, 평등, 평화, 그리고 인권. 우선시 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기에, 우선시 하자고 입 밖에 꺼내기도 쑥스러운 이 가치들이 티베트 사태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머릿속에서 잊혀 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덧붙여 북경 올림픽과 중국 정부에 의해 가려지고 있는 티베트인들의 독립을 향한 목소리가 아직도 진행되고 있음을 늘 숙지하고, 더욱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소망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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