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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 두고 저울질, 군가산점제 논란국방위원회 통과한 ‘군가산점제’ 부활조짐…다시 가열된 찬반논란 뜨거워
김혜미 기자  |  smpkhm73@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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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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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송이에게는 곧 입대를 앞둔 남동생이 있다. 다른 사람들은 취업 준비를 하고 있을 동안 군 생활을 할 남동생을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해짐을 느낀다. 한편 눈송이는 얼마전 TV 뉴스에 다시 등장한 군가산점제도 관련 보도를 접한 후 예전 같으면 자신의 취업에 불리할거라는 생각에 무조건 반대했었을 이 제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됐다.


1999년 12월 23일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에 의해 폐지됐던 군가산점제도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군가산점제도란, 제대한 군인이 국가기관ㆍ지방자치단체 및 초ㆍ중등교육학교 등의 채용시험에 응시할 때, 필기시험의 각 과목별 득점에 3~5%를 가산하는 제도를 말한다.


1999년 헌재는 이 군가산점제도에 대해 ‘현역복무를 할 수 있는 신체 건장한 남자와 그렇지 못한 자를 차별하는 제도이다’, ‘기본질서인 여성과 장애인에 대한 차별금지와 보호에도 저촉된다’는 등 실질적 의미의 평등에 반한다는 이유를 들어 위헌 판결을 내렸었다. 그러나 올해 2월 13일, 이날 국회에 출석한 국회의원 9명 중 7명이 최근 상정된 ‘군필자 가산점부여 법안’에 대해 찬성표를 던짐으로써 국방위원회에 통과됐다. 이 법안에 찬성한 한나라당 고조흥 의원은 “최근에 있었던 축구선수의 병역기피 사례에서 보듯, 비리를 저지르면서까지 병역을 기피하려 하는 것은 군 입대로 인해 받게 될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서인 것”이라며 “희생한 시간과 기회의 손실에 대한 보상은 당연하다.”며 발의한 이유를 밝혔다. 이렇게 군가산점제도는 국방위원회에서는 통과됐지만, 법사위원회 법안심사 제2소위에서 계속된 위헌시비로 인해 법사위의 전체회의로까지는 아직 넘겨지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찬: 군 복무 기간에 대한 대가는 반드시 필요해
반: 지원책은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논의해


이 제도의 부활 여부를 놓고 일반 시민들의 의견 역시 찬반이 분분한 상태이다. S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앤조이>가 지난 2월 2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군가산점 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조사한 결과, 찬성의견(62.8%)은 반대의견16.9%)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72%)이 여성(53.8%)에 비해 찬성의견이 18%가까이 높게 나타났고, 연령별로는 20대(72.5%)와 30대(77.6%)가 특히 이 제도의 부활에 대해 환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찬성 측에서는 군 입대로 인한 ‘상대적 박탈’에 대한 보상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금강산(성균관대 07)씨는 “제대했을 때 군 미필자들 사이에서 취업준비를 하는 데에 있어 불리한 입장임에도 2~5%정도의 가산점마저 주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찬성 이유를 말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한 우리 학교의 A교수는 “군 생활을 하면서 취업준비를 할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지 않는다면 굳이 점수를 통해 국가가 보상을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군 복무 기간에 따라 취업 후에 승진이나 호봉에 혜택을 주는 식의 지원책은 필요하다.”며 조건부 찬성입장을 밝혔다.


반대 입장에서는 군가산점제도가 1999년 헌법재판소가 내린 위헌판결의 요지이기도 했던 ‘실질적 의미의 평등’에 반한다는 점을 들어 찬성 의견에 맞서고 있다. 우리 학교 김용화(법학 전공) 교수는 “대부분의 여성, 병역면제자, 신체장애인인 남성들은 군복무를 할 수 없는 조건을 갖고 있으므로 이로 인해 차별받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다.”며 군가산점제도는 위헌임을 강조했다. 이어 “제대한 군인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제대한 군인에 대한 지원이 다른 집단에 대한 차별로 이어진다면 병역면제자와 여성에 대한 기본권침해나 다름없다.”며 ‘지원 방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여성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이세광씨는 “여성들이 실질적인 평등을 외치면서도 남성들이 사회에 2년이나 늦게 진입하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게다가 그들은 여성고용할당제와 같은 혜택도 누리는데 이게 실질적인 평등인지 의심스럽다.”며 헌재가 이야기한 ‘실질적 평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규리(고려대 석사 3학기)씨는 “여성고용할당제와 같은 제도는 남녀 차별을 줄이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의 일부인 것이지 여성의 기득권이라 생각하면 잘못된 것이다.”며 군가산점제도와 고용할당제 문제는 별개의 문제임을 말했다.


김 교수를 비롯한 군가산점제도에 반대하는 사람들 중 다수는 점수를 통한 보상에 대해서는 반대하지만 이와는 다른 차원에서 제대한 군인들에 대한 별도의 지원책을 마련하자는 데에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여성부 정책총괄과 박동혁 사무관은 “지난해 8월 여성부에서는 항공여성정책연구회와의 토론회를 통해 제대한 군인을 위한 지원책으로 국민연금, 복학 시 대학 무이자 학자금 대출제공 등을 국회 법안으로 올려놓은 상황이다.”라며 국가차원에서 지원책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군가산점제도 부활 논란으로 인해 현재 여성부 홈페이지와 각종 토론사이트들은 찬반 논쟁으로 뜨겁다. 논란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동안 토론 양상은 ‘여자도 억울하면 군대가라’는 식의 예전 태도의 비해 건설적인 방향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이 문제를 남녀 성대결의 차원에서 감정적으로 대응하려는 태도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는 제대한 군인에 대한 지원책들이 현실적으로는 아직 미흡해, 군에 입대하면 무조건 손해 본다는 식의 생각에서 비롯된 것일 것이다.


이번 군가산점제에 대한 재논란은 우리 사회에서 평등이 어떻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실현될 수 있는가에 대해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논의해 볼 수 있는 기회이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이 제도의 부활여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음에도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사회적ㆍ국가적인 시도는 아직은 저조한 편이다. 서로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합당한 선을 만들기 위해 국가가 직접 나서서 군가산점제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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