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국회의원 선거가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투표일인 9일(수)은 임시공휴일로서 우리 대학도 당연히 모든 학사일정 및 행정 업무를 중단한다. 우리를 대신해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선량들을 뽑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이들에게 투표일은 그저 쉬는 날의 의미가 강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총선 투표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전반적 상황을 놓고 볼 때 투표율은 50% 초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12월에 치러진 17대 대통령 선거도 역대 대선 중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사실 총선 투표율은 꾸준히 떨어져 1985년 84.6%였던 것이 2004년에는 60.6%를 기록했다. 그나마 2004년의 수치도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사태로 정치적 관심도가 고조됐기 때문에 더 떨어지지 않은 것이었다. 이러한 일반적 하락 추세에 더해 이번 총선은 별다른 이슈 없이 치러진다는 점에서 상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각 당의 공천과정에서 나타난 잡음 등으로 인해 국민들의 정치 불신과 탈정치화 경향은 더 강해졌을 것이다.


낮은 투표율은 정치인의 대표성에 문제를 발생케 한다. 예를 들어, 어떤 국회의원이 투표율 50%에 득표율 40%로 당선되었을 경우, 실제 그를 지지한 사람은 유권자의 20%에 그치게 된다. 유권자 10명중 2명만의 지지를 받은 사람이 유권자 다수의 뜻을 따른 의정활동을 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직접 투표로 그를 지지한 사람은 그의 활동을 심정적으로나마 지지ㆍ격려하게 된다. 그러나 직접 그에게 투표를 하지 않은 사람은 그의 활동에 관심이 없거나 조그만 잘못에도 비난을 함으로써 분열만을 가속시킬 수 있다.


대학생층이 속해 있는 20대 투표율이 낮은 것은 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킨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20대 투표율은 37.1%에 불과했다. 이는 30대 56.9%, 40대 68.8%, 50대 82.6%, 60대 이상 68.7%에 크게 모자라는 수치다. 20대 투표율이 낮고 고령층의 투표율이 높은 것은 그만큼 20대들의 생각이 선거에 반영되지 않고, 그들을 위한 정치적 결정이 내려지기 어렵게 된다는 뜻이 된다. 국회의원들이 행하는 입법 활동 결과에 가장 영향을 오래 받게 될 사람은 20대인데도 정작 이들은 자신들의 의사표명에 소극적인 것이다.


숙명인들은 4월 9일 총선에 반드시 참여하자. 여론조사결과를 보고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어차피 될 것인지 안 될 것인지를 예상하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과 관계없이 본인의 한 표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정치적 냉소를 버리고 투표에 나설 때 그 자체로 정치적 관심이 생겨나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