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새우깡에서 생쥐 머리가 나온 사건으로 인터넷 세상은 연신 떠들썩하다. 네티즌들은 생쥐머리가 튀겨질 만큼 부실한 위생 관리에 대해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은폐하려고 했던 농심의 행동에 괘씸죄를 추가했다. 이번 사건의 불똥은 식약청에게도 튀었다. 식약청의 부실한 검사 절차로 인해 '생쥐머리 새우깡'이 시중에서 판매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우리 국민들은 새우깡은 물론이요, 농심에서 만든 제품은 절대 입에 대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과연 몇 달, 몇 년이 지난 후에도 그 다짐이 지속되고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농심은 국민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반성하는 척 조용히 있다가 다시 활동을 재개해‘위생 기준을 강화했다, 식약청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했다, 우리 쌀로 만든 새우깡 100% 올리브유로 튀겼다, 믿지 못하겠으면 공장 견학을 시켜주겠다' 등등 여러 가지 PR활동을 진행할 것이고, 오히려 반성하는 척하다 위생적인 과자라고 PR하며 가격을 더 올릴지도 모르겠다. 덧붙여 농심에 대한 언론의 부정적인 보도를 잠재우기 위해 로비활동을 벌이는 것도 잊지 않을 것이다.


필자의 이러한 생각은 좀 과장됐을지언정,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농심에게 배신감을 느끼며 끓고 있는 냄비들이 언젠가는 잠잠해질 것이라는 것을 필자도, 농심 측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식약청 역시 거품을 물고 있는 대한민국의 냄비들의 불이 꺼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숭례문이 불에 탔을 때, 국민들은 문화재 관리가 소홀한 현실에 분개하며 숭례문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각종 언론에서는 문화재청의 부실한 문화재 관리를 보도하며 새로운 기준안 마련을 촉구했다. 약 한 달이 지난 지금, 그 때 숭례문 앞에서 눈물을 흘렸던 국민들은 여전히 숭례문을 가슴에 담아두고 있을까? 국가의 소홀한 문화재 관리를 비판하며 문제시하던 언론들은 지금 숭례문에 대한 언급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가?


대한민국은 한 때만 잘 넘기면 된다. 그 한 때만 잘 넘기면 모든 게 다 지워지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대한민국의 냄비들은 여전히 끓고 있다.


진수경(언론정보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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