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유독 스트레스를 받으면 월경이 지연된다. 예를 들어,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적은 시기에는 월경이 규칙적이지만, 시험기간이나 과제가 많아 스트레스가 심할 경우 월경이 한 달반 혹은 두 달까지 지연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한 상담과 처방을 받아보았다.


정 원장은 기자의 생리주기에 대해 들은 후, 보통 여성 들이 잘못 알고 있는 주기계산에 대해 설명했다. “보통 생리가 끝나는 날부터 다음 생리가 시작되는 날을 주기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나 생기주기는 이번 달 생리가 시작한 날부터 다음 달 생리가 시작한 날로 잡는 것이 맞아요.” 예를 들어 지난 달 월경이 2월 1일 날 시작해 2월 7일 날 끝났고, 이번 달은 3월 3일에 시작해 3월 8일에 끝났다면 생리주기는 3월 3일에서 2월 1일의 날짜 수를 뺀 31일이 된다. 이때, 생리주기가 20일 미만이면 빈발월경, 40일 이상이면 희발월경으로, 두 경우 모두 생리불순에 해당한다. 이에 해당하지 않으면 생리가 규칙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생리주기가 때로 28일이 될 수도 35일이 될 수도 있지만, 이것이 생리불순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기자의 경우는 희발월경에 속한다. 그러나 정 원장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때는 기자의 생리주기가 규칙적이므로 이상이 없다고 진단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주기가 불규칙적인 것은 호르몬 체계가 스트레스에 예민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트레스 및 기타 요인에 관계없이 항상 생리불순이라면 검사가 필요하다.


생리불순일 때 가장 먼저 받는 검사는 호르몬 검사이다. 내하수체의 배란과 관계되는 호르몬 네가지가 적절하게 나오지 않을 때 난소에서 난포가 클 수 없어 배란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검사 후 호르몬에는 이상이 없다고 판명될 경우에, 난포가 아예 만들어지지 않는 것은 아닌지 불감성난소증후군 검사를 받게 된다.


한편, 호르몬 검사의 경우 대부분의 여성이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는 경우가 많고, 검사 가격도 한 호르몬 당 3만 5천원으로 적지 않은 가격이므로, 산부인과에서는 검사 대신 피임약이나 호르몬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피임약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성분으로 돼 있다. 따라서 부족한 호르몬을 충족시켜줘 생리불순을 조절할 수 있다. 즉, 피임약을 먹어 주기가 규칙적으로 돌아오면 복용을 중단했다가, 다시 주기가 불규칙해지면 또 다시 복용하는 방식으로 하다보면 주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자가 피임약에 대한 부작용에 대해서 들은 기억이 있어, 이에 대해 묻자 정 원장은 “내가 필요하지 않는 호르몬을 복용하면 썩 좋은 것은 아니죠. 그러나 필요하다면 먹어야 합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피임약이 처음 시판되던 60년대에 에스트로겐 과다 복용으로 하혈, 유방암, 체중증가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가 나온 것이고, 현재는 피임약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에스트로겐의 용량을 줄여 부작용문제를 대부분 해결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여자에게 생리주기에 대한 걱정은 당연하다. 기자 역시 그랬다. 그러나 이번에 산부인과를 방문하면서 생리주기에 대한 불안감도 사라졌고, 여러 가지 오해도 풀 수 있었다. 여자라면 꼭 가야하지만, 왠지 모르게 두려운 산부인과. 이번 기회에 한 번 용기를 내어 산부인과의 문을 두드려 보자. 산부인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없어질 것이다.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