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건강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았던 기자는 최근 건강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생리가 끝나고 1주일이 지나서도 2~3일 정도 소량의 출혈이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 한 번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세달 넘게 이런 일이 반복돼 불안감을 떨칠 수 없던 기자는 결국 병원을 방문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단은 생식기관과 관련이 있으니 산부인과를 찾아가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왜인지 모르게 산부인과로 가려는 발걸음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았다. 진찰 결과보다도 ‘산부인과’가 주는 막연한 거리낌 때문이었다. 평소 ‘산부인과’라고 하면 배가 불러있는 임산부나, 중절을 원하는 여성들이 찾는 곳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깊게 박혀있었기 때문이었던 듯하다.


약간의 두려움을 안고 학교와 가까운 명동의 ‘명동밀리오레산부인과’를 찾아갔다. 우리를 반갑게 맞은 정은주 원장에게 바로 증상을 말했다. 기자의 이야기를 들은 정 원장은 일단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며 안심시켰다. 정 원장은 “증상대로라면, ‘배란기 출혈’일 가능성이 높아요. 배란 시기나 생리 전과 같은 특정 시기에 배란과 관련된 호르몬 변화 때문에 자궁내막의 일부가 탈락해 출혈을 하게 되는 현상이죠. 물론 누구나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상징후는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좋아요.”라며 증상에 대해 설명했다.


배란기 출혈은 생리와 혼동되지 않을 정도로 적은 양에, 횟수도 잦지 않고 월경통과 같은 통증도 동반하지 않아 염려할 일은 아니라고 한다. 실제로 기자의 경우 역시 출혈 양은 적었다. 그러나 이 증상이 몇 달간 계속됐다는 점 때문에 구체적으로 검사를 받고 싶었다. 정 원장 또한 “이 증상의 경우 배란 시 출혈 말고도 자궁이나 난소에 ‘혹’이 생겼다거나, 자궁내막증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고 말해, 결국 초음파 검사를 받기로 했다. 초음파 검사의 가격은 3 만원으로 다른 검사에 비해 저렴한 편이었다.


화면에 비춰진 기자의 난소와 자궁을 보며 정 원장은 이상 여부를 살폈다. “가운데 있는 공간이 자궁, 양 옆의 주머니 같은 부분이 난소에요. 자궁, 난소 내부 모두 깨끗하죠. 혹도 없고, 암 덩어리 같은 것도 보이지 않아요.” 결국 그동안의 증상은 ‘배란 시 출혈’이었던 것으로 판명됐다. 정 원장은 “이처럼 출혈이 일시적으로만 있다면 큰 문제는 아니에요. 그러나 그런 출혈이 너무 자주 반복된다거나 출혈의 양이 생리 양처럼 많게 되면 병원에 가서 다른 이상은 없나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아요.”라고 조언했다.


초음파 검사 한번으로 난소암과 자궁내막증의 우려까지 말끔히 해소됐으니, 궁금증도 해소하고, 건강함도 확인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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