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52호를 시작으로 여론면의 찬반토론 여론조사 방식을 바꿨다. 그동안 숙명인 한명 한명에게 설문지를 배부하고 다시 수합함으로써 의견을 들었던 방식에서 직접 스티커를 부착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지난 수요일 저녁, 기자는 달라진 방식에 따라 명신관 입구에 앙케이트판을 배치하면서 ‘과연 몇 명이나 자발적으로 스티커를 붙일까’하는 걱정을 했다. 그러나 이틀이 지난 후 확인해보니, 다행히도 앙케이트판은 학우들이 손수 붙인 하얀 스티커들로 가득 메워져있었다.


지난 학기, 일일이 설문을 부탁했을 때 설문문항을 제대로 읽지도 않고 기입하는 등 마지못해 하는 기색이 역력한 학우들을 많이 봤었다. 때문에 이번에 새로 도입된 방식은 예전과 달리 학우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자신의 의사를 표출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판을 가득 채운 스티커들을 보면서 우리는 평소 생활에 있어 얼마나 스스로 나서서 행동하고 있는지를 생각했다. 수업 중 교수님의 질문이 떨어지기 무섭게 고개를 떨구는 모습, 교수님의 추천 혹은 강요 없이는 유익한 특강을 찾아 듣지 않는 모습이 어렵지 않게 떠오르는 것을 보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임에도 타인의 손에 이끌려야만 하는 일이 더 많은 것 같다. 사실 자발적 참여란 정치 활동, 봉사 활동과 같은 특정 활동에만 국한되는 것도, 크게 대단한 일도 아니다.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일처럼 주변에서 흔히 할 수 있는 일도 자발적 행동에 속한다. 그러나 작은 일이라도 스스로 찾아서 한다는 일 자체가 아직은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듯하다.


현재 기업사회 내에서는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지식과 정보가 수렴될 때, 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한다. 이제 기업에서도 상부에서 내려오는 지시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 스스로 나서서 일을 처리하는 자세를 가진 자발적인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자발적 참여, 자발적 봉사, 자발적 배려 등 자신의 모든 행동 앞에 ‘자발적’이라는 세 글자를 붙여보자.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의지로 행동하는 사람이 돼보자는 것이다. 누군가에 의해 등 떠밀리기 전에 스스로 먼저 첫 발을 뗀다면 그것은 자신에게도 큰 자부심을 가져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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