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됐다. 파면에 이어 구속까지 온 데에는 박 전 대통령의 범죄 사실 유무뿐만 아니라 불통의 태도도 한몫을 했다. 국민과 진솔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일이 여기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말의 의미는 단어 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 듣는 사람의 귓속에 있다. 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생각되는 말을 골라서 쓴다. 그렇지만, 듣는 사람은 자신이 생각할 때 그 말이 가진 ‘의미’라고 생각되는 것만을 골라서 듣는다. 그래서 말하는 사람은 ‘아’라고 명확하게 말했다고 생각하는데도, 듣
사설
숙대신보
2017.04.02 23:40
-
헌법재판소는 3월 10일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했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4개월 동안 거의 80퍼센트에 가까운 국민들이 탄핵을 원해왔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 300명 중 234명이 탄핵소추안에 찬성했다. 헌법재판소는 8 대 0이라는 만장일치로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했다.민심의 힘은 무섭다. 선거 때는 구원을 바라고 누군가를 지지해 준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싶을 때 민심은 순식간에 싸늘해져서 등을 돌린다. 권력이 오만하다고 생각될 때, 민심은 여지없이 심판에 들어간다. 그래서 ‘구원’과 ‘심판’은 선거 때마다 반복된다.
사설
숙대신보
2017.03.26 20:00
-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심판을 받고 직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가을 떠오른 최순실 게이트는 결국 현직 대통령을 파면으로 내몰았다. 게이트의 시작부터 탄핵 결정까지 언론은 사태의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숨가쁜 과정에서 국내 언론은 언론의 가지고 있는 칼의 양날을 극명하게 보여 주었다.논란 속에서도 JTBC의 태블릿 PC 보도는 결국 대한민국 언론 역사상 최고의 특종 기사로 자리 매김했다. 현직 대통령을 파면시킬 수 있었던 단초는 사실에 보다 다가서려는 언론사의 취재와 보도 노력에 있었다. 언론
사설
숙대신보
2017.03.19 23:55
-
요즘 대학에서는 학생들은 사회가 주는 스트레스로 견디기 힘들어 하고 그런 학생들을 안타깝게 여기는 학교나 교수는 공부까지 힘들게 하지 않아야 하나를 고민한다. 그러다보니 학생들을 너무 어린아이처럼 대하기도 한다, 학생들은 얻고 싶은 것도 많지만 스스로 하려고 하지 않는 것도 많다. 교수들이나 학교는 사회적 요구에 대한 과잉 대처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저런 능력을 키워서 내보내 달라는 것이다. 딱히 잘못된 것도 아닌 듯하지만 그리 옳은 것도 아니다. 목표와 방법이 안 맞아서 그렇다.읽기, 쓰기, 말하기 기술을 배울 수도 있고 책
사설
숙대신보
2017.03.12 22:09
-
라디오가 5천만 명의 청취자를 확보하기까지는 무려 38년이 걸렸다. TV는 13년이 걸렸다. 라디오보다는 훨씬 빠른 전파 속도였다. 인터넷이 5천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는 4년 밖에 안 걸렸다. 아이팟의 기록은 놀랍게도 3년이다. 페이스북은 세상에 나온 지 9개월 만에 1억 명의 사용자가 생겼다. 라디오나 TV와는 비교가 안 되는 속도로 사용자를 늘려갔다. 만약 현재 페이스북이 하나의 국가라면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가 된다.우리나라에서도 이제 페이스북 이용자가 1천5백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정
사설
숙대신보
2017.03.05 23:23
-
바람이 분다. 거대한 바람이 광장에 휘몰아친다. 성별과 연령, 계층과 정파를 초월한 수많은 목소리들이 한데 뭉쳐 모여 한곳을 향해 같은 함성을 토하는 거대한 바람이 불고 있다. 그 바람은 3.1만세운동,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의 계보를 면면히 잇는 민중의 목소리인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도 하나로 응축된 전국민적 외침이다. 그 엄중한 외침이 향하는 곳은 바로 청와대다. 상상 이상의 국정농단을 현실로 목도하게 된 국민의 분노는 하늘을 찌른다. 이제라도 모순을 바로잡으려는 처연한 의지는 촛불과 함께 타오른다. 이 정도의 반윤
사설
숙대신보
2016.11.27 23:29
-
최순실 사태로 온 나라가 어수선한 와중에 미국 대선은 우리에게 또 다른 충격을 안겨주었다. 대선 기간 인종차별 발언과 각종 성 추문으로 언론을 장식한 정계의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가 워싱턴 정치의 상징 힐러리 클린턴을 상대로 제45대 미국의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대선 전날까지 힐러리 우위를 예상한 여론조사기관 및 언론사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은 결과였다.미국 역대 대선 중 이번 대선은 가장 극단적 막말과 인신공격이 난무한 대선으로 기록된다. 그 주역에는 바로 정치 경험이 전무한 트럼프가 있다. 트럼프가 공화당 경선 후보로 뛰어들었
사설
숙대신보
2016.11.20 23:49
-
‘최순실 사태’로 온 나라가 혼란에 빠졌다. 일반인이 대통령 연설문을 미리 받아봤을 뿐 아니라 여러 국정 현안에 관여한 흔적이 속속 폭로되고 있다. 재벌기업에 대한 기부금 출연 압력, 최대 신문의 청와대 정무수석 공격과 청와대의 반격, 부자격자의 대학입학, 사이비 종교 교주와 그 딸의 가업 잇기, 향락업소 출신인의 공기업 개입, 눈 밖에 난 재벌 부회장 퇴진 요구 등등 상상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폭발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어느 막장 드라마도 이보다 더한 상상력을 발휘한 적 없으며, 어떠한 ‘미드’도 비리와 암투와 치정, 미신 등이
사설
숙대신보
2016.11.13 23:33
-
정치는 이제 국민을 설득하는 작업이다. 미래학자들은 앞으로 점점 더 정부권력의 주요 업무가 국민 여론을 설득하는 것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명하달식의 권위로 찍어 누르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정책을 제안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공감하지 않는 정책을 밀어붙이려다가는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된다. 여론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핵심 메시지가 명확해야 한다. 정책이나 정치인, 상품이 제공하려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정책 설득이나 상품 마케팅이나 선거나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는 점에서는 같
사설
숙대신보
2016.11.06 23:33
-
새 학기가 시작된 지 어느새 한 달이 지났다. 강정애 총장 취임과 함께 주요 행정 보직 인선이 이루어지는 한편에는 프라임 사업 선정에 따른 각종 변화로 숙명의 시간은 초스피드로 흘러가고 있다. 신임 총장이 그간 밝혀온 비전을 펼치는 일과 프라임 사업으로 인한 구조 개혁이 우리대학에 가져올 바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질 변화에 대한 우려가 교차하는 것이 사실이다. 선한 목표의 개혁이라도 그것의 실행 과정에서 혼란이 일어나기도 하며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타나기도 하는 것을 우리는 종종 보아왔다.우리대
사설
숙대신보
2016.10.02 23:30
-
9월 12일 경주 지역에서 발생한 릭터규모 5.8의 지진이 여전히 400여 차례의 여진을 동반하며 우리를 흔들고 있다. 이번 지진은 1978년 9월 속리산 근처에서 발행한 릭터규모 5.2를 훌쩍 넘어 선, 40년래 가장 높은 수준의 강도였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아직 지진에 의한 직접적인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진이 이대로 잦아 들기만 한다면 외형적 피해 측면에서는 그냥 스쳐 지나간 작은 에피소드 정도로 기억될 것이다.그런데 이번 지진이 흔든 독특한 것이 또 있다. 바로 지진을 둘러싼 몇 사안들에 대한 전
사설
숙대신보
2016.09.25 22:58
-
미래라이프 단과대 설립으로 촉발된 이대 사태가 한 달을 넘었다. 문제가 되었던 평생교육 단과대 설립은 이대생의 반발로 백지화 되었지만, 학생들은 총장 사태라는 명분을 내걸고 여전히 농성 중이다. 여자대학으로 오랫동안 경쟁관계에 놓인 우리학교의 입장에서 볼 때 이대 사태가 가지고 온 의미는 남다르게 다가온다. 과연 무엇이 이대 사태를 낳았으며 이로 인해 드러난 우리 사회 대학의 민낯은 무엇인가. 이대 사태를 처음 접했을 때 사람들은 명문여대에 대한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특권 의식에서 비롯된 일, 대학이 학위 장사 하냐는 반응, 여대에
사설
숙대신보
2016.09.11 23:58
-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작열하는 태양, 눅진눅진한 대기. 불과 며칠 전까지도 뜨겁게 대지를 달구던 폭염이 언제 그랬냐는 듯 거짓말처럼 사그라졌다. 한여름 밤의 열기로 잠 못 이뤘던 불면의 밤이 먼 옛일처럼 느껴진다. 2000년대 최고의 더위라는 언론의 호들갑에 묘하게 들뜨기도 했던 이번 여름이 물러가고 있다. 계절의 변화는 언제나 그렇듯 때가 되면 이렇게 찾아온다.‘폭염’이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혹독한 더위를 말한다. 그 자체로 자연재해다. 기상청에서는 33도 이상 최고기온이 이틀 이어지면 폭염주의보를, 35도 이상이 이틀 지
사설
숙대신보
2016.09.05 00:11
-
‘구구 쿠쿠~’ 순헌관을 오를 때 들리는 구슬픈 멧비둘기 소리이다. 무정하게 알만 남기고 떠난 뻐꾸기가 준 상처 때문에 우는 것은 아닐는지.뜬금없이 멧비둘기의 울음을 말한 것은 *‘팀플’의 계절 5월이 왔기 때문이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기말고사가 시작되기 전, 많은 강의가 요구하는 팀플. 그러나 그 팀플엔 언제나 알만 남기고 사라진 뻐꾸기 같은 존재가 있다고 하니, 이른바 팀플 무임승차족. 뻐꾸기는 알을 남기고 산 너머로 날아가 버렸고, 팀플 얌체는 과제를 남기고 제 생활로 떠나가 버렸다. 남은 자는 멧비둘기처럼 적막한 SNS 공간
사설
숙대신보
2016.05.22 21:17
-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작년과 올해 아카데미 감독상을 연거푸 수상한 목하 상종가의 영화감독이다. ‘버드맨’,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 등이 그의 수상 작품인데 정작 이 감독의 낯선 이름을 꼭 기억하고 싶게끔 했던 계기는 ‘비우티풀’(Biutiful, 2010)이란 그의 전작이다. 제목과는 달리 전혀 ‘비우티풀’하지 않은 이 영화는 바르셀로나의 뒷골목 인생을 살다가 불의의 시한부 인생을 맞이하게 된 어느 남자의 이야기다. 마약밀매에다 밀입국자를 다루는 인력브로커인 그에겐 어린 자식이 둘 있다. 험한 세상에 홀로 남겨질
사설
숙대신보
2016.05.15 23:35
-
프라임 사업에 선정되면서 우리 대학은 매우 도전적인 변혁의 길로 들어섰다. 국가 경제 불안이 지속되면서 우리 대학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어 왔다. 등록금 동결로 수입이 고정된 상태에서 물가 인상은 지속되므로 실제 수입은 줄어드는 셈이었다. 경제가 나쁜 만큼 기부금 등 외부 자금의 유입도 어렵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해 우리 대학은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B등급을 받아 내년도 입시에서 총 정원의 4%를 강제로 줄여야 한다. 기업들의 고용축소로 여성들은 취업에서 더욱 불리해졌다. 교수들도 오랫동안 급여가 동결돼 물가 인상을 고려했을
사설
숙대신보
2016.05.08 23:18
-
올해 미국 대선에서 가장 화재의 인물은 공화당의 도날드 트럼프와 민주당의 버니 샌더슨이다. 사실 작년 양당 후보 토론회가 시작되었을 무렵 대중과 언론의 관심은 민주당의 힐러리와 공화당의 제프 부시와 같은 정치 거물들에게 쏠려있었다. 이것은 역대 대통령들 다수가 전직 의원/주지사로서 상당한 정치경륜을 가진 정당 내 주류파였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번 대선 경선에서는 이변이 일어났다. 정치 경험이 부재한 부동산 재벌 트럼프가 인종·여성 차별 발언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미국의 재건’을 외치며 공화당의 주류 후보들을 제치고 선두로 등극했다.
사설
숙대신보
2016.03.27 21:39
-
새 학기 출석부가 안정되었다. 어지럽게 신청과 변경을 반복하며 변하던 출석부들이 이제 최종버전으로 확정되었다. 이제야 지난 2월 학교측이 마련한 강의의 재정비를 돌아볼 여유가 생겼다.지난 겨울, 우리학교는 49%에 그치고 있던 ‘전임교원 강의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려는 목적에서, 기본적으로 두 가지 방향의 강의 구조 개편을 시행했다. 하나는 불요불급한 강의의 폐지, 다른 하나는 전임 교수의 담당 강의 확대였다. 전임교원 강의비율이란 교육부가 대학교 평가의 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전임교원이 맡은 강의/학교 전체 개설 강의’의 수
사설
숙대신보
2016.03.20 19:16
-
요즘 AI가 화제다. 인류 최강의 바둑 명인이 구글 집 마인드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을 상대로 인간의 명예를 걸고 목하 일전을 벌이고 있다. 예상은 엇갈린다. AI의 학습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아직은 시기 상조라는 입장과 바로 이 순간에도 AI는 엄청난 발전을 거듭하고 있기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주장이 교차한다. 일찌감치 20년 전 컴퓨터에 무릎 꿇은 체스와는 달리 바둑은 훨씬 많은 경우의 수를 가진 복잡성으로 인해 이제까지 인공지능의 도전 과제가 되어 왔다. 기계가 인간을 뛰어넘느냐, 아니면 그 시점이 미래로 유보되느냐?
사설
숙대신보
2016.03.12 20:09
-
2016년, 다시 숙명의 새로운 학년이 시작했다. 올해가 창학 110주년이니 산술적 계산으로도 110번째, 매년 되풀이 되는 것이지만 신 학년은 언제나 기분 좋은 설렘과 기대로 가득하다. 싱그러운 봄과 함께 시작하는 새 학기를 더 들뜨게 만드는 것은 바로 숙명의 새로운 가족이다. 올해도 2,400여 명이나 되는 싱그러운 청년들이 숙명의 새로운 가족이 되었다. 진심으로 축하하고 온몸으로 환영한다.익숙한 환경을 떠나 새로운 공동체의 구성원이 된다는 것은 매우 극적인 경험이다. 여기에 생물학적, 사회적으로 미성숙했던 존재가 책임감을 가진
사설
숙대신보
2016.02.28 2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