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친구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Vladivostok)로 생애 첫 배낭여행을 떠났다. 횡단 열차에서 일몰을 보고 있을 때였다. 중간역에서 자리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탑승했다. 차려입었지만 어쩐지 추레한 차림이었다. 자세히 보니 김일성 배지를 차고 있었다. 우리가 한국말로 자리 주인이냐 여쭤보니 “어떻게 조선어를 할 줄 아냐, 남쪽 사람이냐”고 되물었다. 아저씨는 함께 자리에 앉을 것을 권하며 “이틀을 더 가야 하는데 말동무가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했다.60년 분단의 세월은 대화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아저씨는 우리에게
이제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더 이상 마스크를 쓰지 않아 뒷걸음질 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 누군가를 죄인처럼 쳐다볼 필요도 없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어색하게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는 일도 없어진다. 대신 그 하얀색 네모가 만들어왔던 공백 사이 사이를 새롭게 채워나갈 웃음 자국을 상상해 본다. 할머니의 활짝 웃는 모습 하나, 잔뜩 몰입한 어린아이의 앙다문 입술 하나에 하루 동안 쌓인 긴장과 불안이 녹아내리길 바란다. 표정 하나하나를 보고 새어 나온 작은 실소가 더 큰 웃음 자국이 돼 공간을 가득 채워나갈 날
지난 2018년 12월부터 연재 중인 웹툰 「집이 없어」는 필자가 꾸준히 보고 있는 작품이다. 평소 웹툰을 좋아하는 필자에게 이 작품은 결코 가볍게 읽히지 않는다. 매 회차마다 필자에게 한 가지 이상의 깨달음을 선물해주는 소중한 존재다. 그렇기에 지인들에게 이 작품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다. 「집이 없어」는 집이 없는 청소년들의 아직 끝나지 않은 성장기를 다룬다. 작품은 청소년 6명 개개인의 가정사를 연관 지어 그들의 이야기를 심층적으로 다룬다. 그 속에서 청소년과 어른의 관계를 드러낸다. 결국 청소년 문제가 집이 없는 청소년을
2023 입학식·신입생 환영회가 지난 2월 22일(수) 오후 2시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다. 입학식은 올해 숙명 가족이 된 2500명을 환영하는 열기로 뜨거웠다. 대면 입학식은 지난 2019년을 마지막으로 4년 만이다. 지난 2020년엔 코로나19로 입학식이 취소됐다. 2021년엔 온라인, 2022년엔 온·오프라인으로 행사가 치러졌다. 이번 입학식엔 본교 장윤금 총장, 박인국 이사장, 김경희 총동문회장 등 내빈을 비롯해 학생, 학부모 약 3000명이 참석했다. 본교 송윤선 학생처장은 “오랜만에 숙명인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을 기념하
본교 창업보육센터 5층이 ‘빅데이터 스타트업 홀(이하 빅스타 홀)’로 새롭게 탈바꿈했다. 빅스타 홀은 빅데이터혁신공유대학사업단(이하 빅데이터사업단)과 창업지원단이 주도해 기존 ‘오픈라운지’를 리모델링한 공간이다. 과거 해당 공간은 창업지원단 소속 학생들의 강의실, 세미나룸으로 활용됐으나 지난해 11월부터 학생자율설계전공의 빅데이터 전공생도 이용할 수 있다. 박주리 빅데이터사업단 직원은 “프로젝트 학습과 실생활 중심 수업이 가능하도록 영상과 음향 장비를 구축하고 인테리어에 변화를 줬다”고 말했다. 해당 공간은 창업 관련 활동과 빅데이
세간의 화제가 된 김은숙 작가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가 오는 10일(금) 공개된다. ‘멋지다 연진아’와 같은 극 중 대사가 온라인 *밈(Meme)으로 활용되는 모습은 흥행을 증명한다. 작품을 향한 관심은 학교 폭력의 심각성과 이를 방관한 사회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로 이어졌다. 교육부 차원에서 ‘학교폭력 근절 대책을 마련하겠다’란 얘기도 나왔으니 긍정적인 효과는 분명하다. 그러나 몇몇 시청자들은 드라마 초반에 등장하는 잔인한 장면으로 인해 시청을 관두길 고려했다.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에 경각심이
최근 E채널 ‘노는 언니’, SBS ‘골 때리는 그녀들’, JTBC '언니들이 뛴다-마녀 체력 농구부' 등 여성 스포츠 예능이 인기를 끌었다. 여성 스포츠 예능의 등장은 스포츠가 남성의 전유물이란 인식을 깼다. 김지영(교육 22) 학우는 “여성 예능에서 출연자가 서로 응원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재밌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프로그램은 진행자, 감독, 게스트, 코치와 같이 ‘전문성’을 지닌 역할을 모두 남성이 맡아 논란을 빚기도 했다. 여성 예능이 깨뜨린 기존 예능 속 관념은 무엇일까. 여성이 예능 속에서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지
지난 1월 아름다운 선율을 따라 시작된 모험이 담긴 공연이 등장했다. 국내 최초 포켓몬 게임 사운드트랙(Sound Track) 공연인 ‘Pokémon the Orchestra : 신화의 땅에서(2023)’가 바로 그것이다. 두 부분으로 나뉜 공연에선 예전 출시된 게임과 최근 출시된 게임의 OST를 각각 담고 있다. 1부에선 ‘포켓몬스터 DP 디아루가•펄기아(2006)’의 게임 곡이 연주됐다. 필자가 게임 기기 '닌텐도'를 통해 처음으로 접했던 콘텐츠다. 2부에선 '닌텐도 스위치’에서 경험할 수 있는 최근작 ‘Pokémon LEGEN
올해 1학기부터 본교 내 마스크 착용 수칙이 변경된다. 교내 체육시설이나 학회·동아리방, 강의실, 중앙도서관 등에선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그러나 본교 보건의료센터와 대규모 실내 행사장에선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써야 한다. 대규모 실내 행사장은 입학식, 졸업식 등 100명 이상이 참석하는 교내 행사 장소를 의미한다. 해당 장소에선 무대 위 진행자를 제외한 참석자 전원이 마스크를 의무 착용해야 한다.본교 구성원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에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 학우들은 용이한 대면 소통을 기대했다. 안혜승(기계시스템 23)
올해 1학기부터 교양필수 교과목이 개편됐다(지난 숙대신보 제1418호 ‘오는 2023년부터 교양필수 과목 개편돼’ 기사 참고). ‘융합적 사고와 글쓰기(이하 융사글)’ ‘비판적 사고와 토론(이하 비사토)’이 ‘디지털 시대의 사고와 의사소통(이하 디사의)’으로 통합됐다. ‘논리적 사고와 소프트웨어’는 수강 학점이 기존 2학점에서 3학점으로 늘어났다. 본교 이호섭 기초교양대학 기초교양학부장은 "학생들이 교양필수과목 이수 부담을 덜고 전공과목에 집중할 수 있도록 새로운 의사소통 교양과목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정세은(행정 22) 학우는
정말 말하고 싶지만 목구멍 끝에 걸려 나오지 않는 말이 있다. '그 말은 꺼내면 안 된다'는 무언의 압박 속에 숨어 있어야 할 때도 있다. 그럴 때 우린 이루 말할 수 없는 답답함을 느낀다.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도 마찬가지다. 세상을 향해 외치고 싶은 문장이 많지만 말더듬증이 있어 단 한 마디도 꺼내지 못한다. 그래서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일기는 이야기가 되고, 소년은 어느새 자신을 위한 글을 쓰는 사람이 된다. 이 소설은 표면적으론 열네 살 소년이 언어 교정원에 다니면서 장애를 극복하는 이야기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
면접을 경험해봤다면 누구나 면접 순서가 결정됐을 때의 긴장감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본교 입시 면접에서 1번 순서를 받았던 하예은(중어중문 23) 학우는 “1번을 배정받았을 때 머리가 새하얘졌다”면서도 “앞 순서 참가자의 영향을 받지 않고 평가받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면접 순서는 평가 결과에 영향을 미칠까? 정답은 ‘그렇다’다. 순서에 따라 대상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 심리 현상을 ‘순서 효과’라고 한다. 순서 효과는 어떤 원리로 발생하는 것일까. 순서에 숨겨진 비밀은 우리의 ‘인지 편향’과
강원도 양양군 설악산국립공원에 ‘오색케이블카’가 설치된다. 지난 2월 27일(월)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이하 환경청)은 케이블카 설치 사업 환경영향평가에서 조건부 동의 의견을 제시했다. 강원도가 지난 1982년 케이블카 신규 설치 허가를 신청한 이후 41년 만이다. 오색케이블카는 강원도의 숙원사업 중 하나였다. 하나의 관광 자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오색케이블카는 연간 최대 174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바라는 강원도민들은 케이블카를 대부분 환영하고 있다. 이번 케이블카 설
처음이란 단어엔 늘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한다. 온갖 처음이 기다리고 있을 대학생활을 한발 앞서 경험해본다면 막연한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을까. 새 학기를 앞두고 머릿속이 온통 물음표일 새내기를 위해 지난 8일(수), 두 명의 23학번 신입생들과 교정을 돌아다니며 하루를 보냈다. 풋풋한 호기심으로 가득했던 그날의 체험기를 공개한다.설레는 등굣길, 만나서 반가워요 오전 10시. 입학을 앞둔 박민(영어영문 23) 학우, 하예은(중어중문 23) 학우와 만난 곳은 스타벅스 숙명여대정문점. “입학 축하해요!”라고 인사를 건네자 활짝 웃으며 기자
유독 추웠던 올겨울도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겨울의 끝에서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23학번 새내기들에게 숙명의 사계절을 소개한다. 따스한 봄과 함께 찾아온 새내기들이 이곳에서 찬란한 시간을 채워가길 기대한다. 봄이 오면 순헌관 앞 벤치에 앉아 따사로운 햇살을 즐긴다. 분수에서 떨어지는 물소리와 새 지저귀는 소리가 아름다운 합창을 선사한다. “최초에서 최고로, 제217 육군 학군단” 여름에서 가을 사이, 숙명인의 축제인 ‘청파제’가 열린다. 청파제의 시작을 여는 학군단의 예도는 푸르고 단단한 여름과 꼭 닮았다. 신나게 청파제
내 이름이 적힌 취재증과 명함을 들고 세상과 만난다. 사진으로만 접했던 유명 인사를 인터뷰한다. 학생 기자의 시선에서 재해석한 사회를 신문에 담는다. 숙대신보에선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내게 어울리는 숙대신보 부서를 찾아보자. A 학내보도부: 김민경 학내보도부 차장기자숙명인이 알아야 할 교내 주요 소식을 전하는 부서입니다. 학내보도부에선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수집하고 취재해 기사로 작성합니다. 특히 학우들의 모습을 직접 기록할 수 있어 특별합니다.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학내보도부 기자로서 자격이 충분
본교 창업지원단이 ‘숙명메이커스 스타트업 아카데미(이하 스타트업 아카데미)’를 실시한다. 해당 특강은 창업을 위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강의는 본교 비교과통합관리시스템 ‘WISE(이하 와이즈)’에서 신청한 뒤 본교 학습관리시스템 ‘스노우보드(Snowboard)’에서 수강하면 된다. 신청 및 수강 기간은 지난 18일(금)부터 오는 2023년 1월16일(월)까지다.해당 특강은 창업에 대한 이해와 법률, 실무, 마케팅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특강은 ▶창업기초 I ▶창업기초 II ▶창업법률 ▶창업실무 ▶창업마케팅의 과목으로 구
필자에겐 추억이 담긴 음식이 있다. 바로 애호박 된장찌개다. 어머니께선 필자가 좋아하는 채소를 듬뿍 넣은 된장찌개를 자주 만들어 주셨다. 특별한 재료가 들어가 황홀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메뉴는 아니다. 그러나 필자가 어린 시절 가장 좋아했던 음식이기에 추억이 깃들어 의미 있다. 고등학생 이후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고 집에서 식사하는 횟수가 줄어 된장찌개를 자주 먹지 못했다. 대학생이 된 지금은 본가를 떠나있어 어머니 표 음식을 먹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이에 필자가 어머니를 따라 시도해본 ‘애호박 된장찌개’ 요리법을 소개한다.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