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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여정은 사진 한 장 없이도 기억 속에 선명한 흔적을 남기기 마련이다. ‘선장은 항해를 두려워하지 않기에’라는 제목의 포부 가득한 취재수첩을 썼던 것이 벌써 2년 전이다. 숙대신보에 몸담았던 지난 3년을 돌아보면 그 어떤 장면보다도 밤샘 마감을 마치고 비몽사몽간에 집으로 돌아가던 숱한 날들의 피로감이 가장 또렷하게 떠오른다. 지금까지의 여정은 분명 근사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3년 전 어느 날 교내 어딘가에서 숙대신보 수습기자 모집 포스터를 발견하고 가슴 뛰었던 그 순간으로 다시 돌아간대도 필자는 망설임 없이 입사를 선택하
부장칼럼
이유민 기자
2021.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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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오는 2021년부터 수사경찰을 별도로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수사경찰 별도 채용 논의는 경찰 조직 내 1990년대생의 비율이 커짐에 따라 수사경찰관 인사 체계를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과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MZ세대의 특성에 맞추겠다는 의도에서 시작됐다. MZ세대는 역량에 따른 업무 체계와 인사 운영, 전문적인 교육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MZ세대란 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Millenial)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설
숙대신보
2021.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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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월) 네이버 웹툰 ‘바른연애 길잡이’가 휴재를 결정했다. 웹툰에 사용된 ‘허버’라는 단어가 남성 혐오 표현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누리꾼의 악성 댓글이 잇달아 달렸기 때문이다. 결국 바른연애 길잡이의 작가는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한 점’에 대해 사과문을 올렸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지컨’ 역시 과거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허버허버’라는 자막이 사용됐다는 이유로 실시간 방송에 수많은 악성 댓글이 달렸다. 또한 지난달 19일(월) 유튜브 크리에이터 ‘릴카’는 지난해 업로드된 영상에서 ‘오조오억개’라는 자막을
사설
숙대신보
2021.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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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시간마다 부모님을 곤란하게 하는 아이들이 있다. 필자도 어렸을 땐 몰래 밥을 전부 뱉어버린 적도 있을 만큼 밥 먹기를 싫어하는 아이였다. 유치원을 다닐 때 가장 싫었던 것은 점심시간이었다. 음식이 가득 남은 식판을 앞에 두고, 밥을 다 먹은 친구들이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해야 했기 때문이다. 선생님들은 다 먹기만 하면 나가 놀 수 있다고 말씀하셨지만 서러운 마음에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도 숟가락은 절대 들지 않았다.그랬던 필자가 요즘엔 식사 시간을 기다리는 날이 늘었다. ‘같은 집에서 살며 끼니를 함께하는 사람’
편집장의 말
이유민 기자
2021.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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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피안의 법칙’은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우리의 사고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하는 이론이다. 언어는 우리의 인식에서 나오는 동시에 우리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는 것이다.“아니, 근데, 진짜, 시x”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을 통해 누리꾼 사이에서 ‘한국인의 4대 문장 시작 요소’로 알려진 네 가지 어휘다. 필자는 그 글을 읽고 그저 웃어넘길 수 없었다. 언어를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언어가 사람의 사고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서도 무의식중에 그러한 언어를 남발해왔다는 것이 못내 부끄러웠다.편집장으로서 다른
편집장의 말
이유민 기자
2021.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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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기억을 떠올려 본다. 대부분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다니던 아동 시절을 떠올릴 것이다. 필자에겐 아직 걷지 못하던 시절 바닥을 기어 다니다 식탁 의자에 이마를 찧고 울음을 터뜨린 기억이 있다. 또 말을 하지 못하던 시절 눈앞의 어머니께 말을 건넬 수 없어 답답해하던 기억도 있다.분명 누군가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할 테다. 필자도 어느 정도는 왜곡된 기억이리라 생각한다. 어린 시절의 사진들을 모아둔 앨범이나 부모님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만든 착각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몇몇 희미한 착각을 빼고서라도 필자는 아주 어릴 때 실
편집장의 말
이유민 기자
2021.03.15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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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를 청에 봄 춘. 만물이 푸른 봄철이라는 뜻마저도 예쁜 단어 청춘靑春. 사전에선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젊은 나이로 정의되는 말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 정의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누구에게나 인생에서 가장 푸르른 시기가 비슷하게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지금이 가장 푸를지, 혹은 앞으로 더 환하게 피어날지조차 알 수 없다. 단순히 살아온 세월의 햇수만으로 누군가의 인생을 마지막이라 이르기엔 저마다 지닌 이파리와 꽃봉오리와 뿌리들이 너무나 아깝지 않은가. 몸속의 물관에 다시는 푸른 기운이 흐르지 않을 거라는 예감이 드는 순간
편집장의 말
이유민 기자
2021.03.07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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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하나 키우는 데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 이제는 오래전 이야기가 돼버린 이 말이 정말로 실현되던 때도 있었다. 아이들은 마을 어른들의 보살핌 아래 자라났고, 어느 집 아이인지를 떠나 모든 아이가 마을의 보호를 받던 시대였다.요즘은 맞벌이 가정이 늘어났는데도 마땅히 자녀를 믿고 맡길 곳이 없어 아이를 돌봐줄 곳까지 부모가 스스로 알아봐야 하는 상황이다. 다른 집 사정도 피차 마찬가지인 데다, 예전처럼 스스럼없이 품앗이 육아를 하는 분위기도 아니다 보니 자녀를 다른 집에 잠깐 맡기는 일도 쉽지 않아졌다. 그렇다고 아이를 낳지 않기
사설
숙대신보
2020.11.2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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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고령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고령 인구란 총인구에 대한 고령 인구(65세 이상 인구)의 구성비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4.9%였던 고령 인구가 올해는 15.7%를 기록했다. 꾸준히 노인들이 늘어나는 추세의 대한민국에서는 현재 노인혐오 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틀딱’ ‘연금충’ 등 각종 노인혐오 표현이 난무하는 사회에서 노인들은 점점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지난 2018년 국가인권위원회의 ‘노인 인권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청년(19~39세)들이 노인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주된 원인은 ‘일자리 및 복지 갈등’인 것으로
사설
숙대신보
2020.11.1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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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목) 현역 국가대표 육상선수가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던 중 동료 선수가 몰던 오토바이를 치고 도주해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차에 치인 동료 선수는 다리에 골절을 입어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육상선수가 다리를 다쳤다. 부상을 완전히 극복해내지 못한다면 선수 생활로 복귀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평생을 육상에 매달려왔지만 단 한 번의 교통사고로 선수 생명이 위태로워진 동료 선수는 분명 이번 사건에서 명백한 피해자다. 그런데 사건의 경위를 살펴보면 두 선수가 함께
사설
숙대신보
2020.11.0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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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6일(화) 법무부가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해당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의 낙태죄는 그대로 유지하되, 임신 초기인 14주 이내에 의사에 의해 의학적으로 인정된 방법으로 이뤄진 임신중절은 처벌 대상에 속하지 않는다. 임신 중기인 15주부터 24주 이내에는 특정한 사유가 있을 때만 임신중절이 허용된다. 이때 특정한 사유란 부모의 유전학적 질환이나 강간 및 근친으로 인한 임신, 임부 건강 등을 말한다.이번 개정안에선 임신중절 수술 방법이 구체화됐고, 기존의 배우자 동의 요건도 삭제됐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24주 이후의
사설
숙대신보
2020.11.02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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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수)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구인·구직 사이트 사람인이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성인 9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4.3%가 ‘명절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했다.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할 명절이 이들에게 스트레스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이번 추석엔 다른 해보다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지 않는 가정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명절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평소 명절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이들에겐 다행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명절 스트레스
사설
숙대신보
2020.10.05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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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일(화), 6·17, 7·10 부동산 대책에 이어 현 정부가 새로운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현 정부는 8·4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권역을 중심으로 13만 2천 호의 주택을 추가 공급하고, 향후 수도권 지역에 총 127만 호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과연 이번 대책은 주택 가격 안정화에 실효성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까.일각에선 이번 부동산 대책의 방향성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내 집 마련’이라는 국민의 염원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대책이라는 것이다. 8.4 부동산 대책에선 주택 공급 확대가 핵심적인 방안으로 제시
사설
숙대신보
2020.09.13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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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향적인 사람들을 두고 ‘사회생활을 잘한다’며 입을 모아 칭찬하는 것은 과연 합리적일까.우리 사회는 내향인을 환영하지 않는다. 외향성은 장점, 내향성은 단점으로 여기는 편협한 견해는 사회 구성원이 페르소나(Persona)를 형성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페르소나는 가면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이다. 정신분석학자인 융에 의해 널리 알려져 현대에선 ‘외적 인격’ 또는 ‘가면을 쓴 인격’을 이르는 개념으로 쓰이고 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지만, 내향적인 성격을 가진 이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내적
사설
숙대신보
2020.09.06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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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개월 된 아들과 아버지가 복싱 체육관을 방문한다. 연습 경기를 펼치던 아버지는 상대방의 기술을 이기지 못하고 링 위로 쓰러진다. 기절한 아버지의 모습에 놀란 아이는 이내 울음을 터뜨린다. 이 모든 장면은 아이를 속이기 위해 연출된 상황이다. 논란을 빚은 「슈퍼맨이 돌아왔다」 지난 3월 15일(일) 방영분 일부다.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이 민원을 제기한 가운데, 「슈퍼맨이 돌아왔다」 측이 결국 행정지도 처분을 받게 됐다.행정지도 처분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연출 방식에 관한 지적은 꾸
사설
숙대신보
2020.05.3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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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경험을 소개하며 글을 시작하려 한다. 사촌 동생의 선물을 사러 들어간 가게의 인형 판매대에는 똑같은 인형 수십 개가 놓여있었다. 친구는 곰 인형 하나를 집어 들며 “이거 살 거지?”라고 물었고, 필자는 “아니, 옆에 더 예쁜 거”라고 대답했다. 곰 인형을 사서 집으로 돌아온 뒤, 필자는 곰 인형을 바라보며 ‘같은 디자인인데 뭐가 그렇게 더 예뻤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민 끝에 찾은 결론은 이러했다. 필자가 고른 곰 인형은 친구가 고른 것보다 바느질이 더 꼼꼼히 돼 있었고, 눈코입이 더 고르게 달려 있었다. 필자가 고른
학생칼럼
숙대신보
2020.05.2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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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보던 얼굴들이 그립다. 코로나19로 평범한 일상이 어려워진 올해 1학기엔 편집실 출근도, 지면 발행도 없었다. 함께 모니터 너머로 기사를 보며 피드백을 주고받을 순 있었지만, 바로 옆자리에 동료가 있다는 든든함까지 대신해 주진 못했다. 기사를 쓰다 막막해질 때 어깨를 두드려 주는 손이 없다는 건 무척이나 아쉬운 일이었다.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말이 있다. 기자 한 명 한 명이 자원이자 경쟁력인 숙대신보에선 든 자리도 알지만 난 자리는 더 크게 표가 난다. 이번 학기 발간을 진행하면서 대면 소통이 얼마나 소중한지 절
취재수첩
이유민 기자
2020.05.24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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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말부터 시작된 COVID-19 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현재 전 세계가 긴장 상태에 놓여 있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퍼져나가면서 30만 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 많은 나라에서 이동에 제한을 뒀으며 우리나라 역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하며 확산을 예방해왔다. 이 때문에 한동안 거리에서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었고, 마스크 때문에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기도 어려웠다.코로나19의 확산은 지구온난화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었으나, 최근 지구온난화와 관련해 신종 바이러스를 비롯한 전염병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학생칼럼
숙대신보
2020.05.16 0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