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을 감각하던 순간을 되찾다
[취재수첩]
고등학교 시절엔 대학에만 오면 자유로운 삶이 펼쳐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본교에 입학하고 나서 필자의 앞에 펼쳐진 삶은 상상과는 사뭇 달랐다. 자유는 맞았지만 그 무게는 가볍지 않았다. 함께 입학한 동기들은 벌써 저만치 앞서나가는 듯 보였다. 대학에 입학하니 취직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변에서 들려왔다. 호기롭게 도전했던 전공도 옳은 선택이었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 순간 필자는 인생의 갈피를 잃어버렸다. 불확실한 삶은 필자를 무기력으로 이끌었다.
필자는 무기력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힘을 내 다시 나아갈 수 있게 해준 건 다름 아닌 본지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벗어나 쉼 없이 바쁘게 일할 수 있어 좋았다. 필자를 괴롭히던 생각도 기사 작성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 순간 사라졌다. 무엇보다 누군가에게 본교에서 기자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는 사실이 필자를 뿌듯하게 만들었다. 아예 몰랐다면 모를까, 열정 가득한 삶을 경험해 보고 무기력한 삶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사람을 더욱 지치게 만든다. 본지는 점점 지쳐가던 필자에게 이정표이자 원동력이 됐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세상에 펼쳐낸다. 필자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대화를 하며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알게 되는 일은 언제나 새롭다. 취재를 하다보면 정말 다양한 삶을 만나게 된다. 이 경험은 필자에게 또 다른 삶이 된다. 본지가 아니었다면 인연이 닿지 않았을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삶을 듣는다. 그들의 지식을 배운다. 이렇게 모인 경험은 필자가 본지 생활과 삶을 이어나가는 기반이 된다.
본지 생활이 힘드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답할 수밖에 없다. 기사를 쓰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을 장담한다. 그러나 힘들단 사실은 동시에 그만큼 열정을 쏟았음을 의미한다. 본지는 필자가 잠시 잊었던 감정을 돌려줬다. 바로 성취감이다. 본지에서 겪은 힘듦이 미래의 필자에게 이정표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필자는 기꺼이 힘들어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