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와 빵칼』, 청예 지음

2024-09-30     김태림 기자
(사진 제공= 동아시아)

영아는 착한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친구 은주의 말에 따라 재난 지역의 아동을 후원하고, 저렴한 마트 대신 친환경 빵집을 이용한다. 솔직해지고 싶지만 미움받기 싫던 그는 삶에 회의감을 느껴 심리 상담을 받는다. 뇌의 국소 부위를 자극하는 시술 후 그에겐 180도 바뀐 삶이 주어졌다. 영아는 타인의 불행에 웃기 시작했다. 은주에게 모진 말을 던지고, 죄 없는 아이에게 못되게 굴었다. 시술의 효과가 나타나는 마지막 날, 영아는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기존의 자신으로 돌아가길 망설인다.

이 책은 ‘통제하는 나’와 ‘통제하지 않는 나’ 중 무엇이 옳은지에 고민하게 한다. 필자 역시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가면은 필자를 보호하지만 억압하기도 한다. 가면을 쓰되 가면 속 자신에게 잡아먹히지 않길 권한다. 


여성부 부장기자 김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