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은 디테일에서 온다
[독자의 일침]
유튜브(Youtube)가 아닌 숙대신보를 손에 들게 하는 힘은 어디에서 오나. 지난 숙대신보 제1396호 창학 특집 ‘황실의 약속이 지키는 숙명의 터’ 기사는 독자가 숙대신보를 펼치게 하는 힘을 가졌다. 창학 특집호의 정체성을 한눈에 관통할 수 있는 콘텐츠였다. 이어 학내보도면을 ‘115주년 특별전, 꽃과 함께 개화하다’ ‘글로벌 스포츠 인재 양성을 위한 협약 체결해’ ‘20학번 눈송이를 위한 ‘입학 1주년 기념 키트’’ 기사로 구성하며 통일성을 불어 넣은 노력이 엿보인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아쉽다. 특히 학내보도면의 ‘‘SYL 간담회’, 숙명인을 위한 선배들의 취업 조언’ 기사는 머리기사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목소리가 없다. 본교 동문회 SYL 선배가 직무에 관해 설명했다는 문장이 반복될 뿐이다. 이 기사를 학내보도면 머리에 배치한 데스크의 의도가 단순히 취업 행사 소식을 알리기 위함은 아니었을 것이다. 학내에서 숙명의 유구한 역사를 어떻게 이어나가는지 보여주려는 의도가 왜 없었겠는가. 하지만 실패다. 신문도 유튜브 동영상처럼 하나의 이야기다. 신문을 펼쳤을 때 독자가 머리기사를 읽고 중심 기사까지 푹 빠져 여행할 수 있어야 한다. 머리기사와 중심 기사를 연결하는 세부 연결고리가 있다면 어땠을까.
필자가 본교에 다니던 때 우리 세대에게 붙은 별명은 ‘88만원 세대’였다. 고용 형태와 임금 수준을 불문하고 청년들 열정이 염가에 팔리곤 했다. 요즘은 아예 시장이 열리지 않는다. 청년들이 신용 불량자 아니면 실업자가 된다고 해서 ‘청년 실신 시대’라고 한다. 퇴보한 세대여서가 아니라, 정체한 시대라 그렇다. 구조적 문제 속에서 이기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경쟁을 해야 한다. 빈틈이 있으면 생존하지 못한다. 숙대신보도 마찬가지다. 계속 숙명의 목소리로 남기 위해선 내용과 구성 모두 더 섬세해져야 한다.
현세대는 과거의 그 어떤 세대보다 진화했다. 지금도 선배들보다 잘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여유롭게 가자는 말 대신, 더 날카롭게, 더 빈틈없이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마음이 쓰리다. 하지만 힘을 내서, 마음먹고 섬세함을 장착해보자. 적어도 뉴스를 전하기로 결심한 여러분이라면 가장 든든한 무기가 될 것이다.
독자위원 이선영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