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개봉한 영화 <우리생애의 최고의 순간>의 주인공은 세 명의 여성들이다. 이 영화는 핸드볼 선수이자 아줌마인 주인공들의 삶을 통해 대한민국의 아줌마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준다. 가사를 전담하느라 자아실현과의 꿈은 점점 멀어지고, 수동적인 태도를 강요받는 현실. 그것은 적어도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아줌마들의 삶이다. 그러나 요즘 기존의 ‘아줌마’상을 뒤엎은 신(新) ‘아줌마’상도 등장했으니, 그 상은 바로 ‘줌마렐라’와 ‘맘프러너’이다.


얼마 전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모델 퀸으로 선발된 주부 A씨는 현재 인터넷 상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연예인급 외모 뿐만 아니라 주부임에도 적극적으로 사회진출을 시도한다는 점도 A씨가 주목 받는 이유다. 이처럼 젊은 여성 못지않게 외모를 가꾸며 자기계발에 힘쓰는 기혼 여성들이 바로 ‘줌마렐라’다. 줌마렐라는 아줌마의 ‘줌마’와 신데렐라의 ‘렐라’를 합성한 단어로, 아줌마이지만 신데렐라처럼 아름답고 적극적인 성향을 지닌 진취적인 여성을 말한다. 맘프러너(Mompreneur)는 기업가(Entrepreneur)와 엄마(mom)의 합성어로 ‘엄마 사장님’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데렐라처럼 아름답고 적극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30~40대의 기혼여성이라는 점에서 이 두 가지 새로운 여성상은 서로 통한다.


물론 우리나라 아줌마들의 대다수가 평범한 아줌마로 살아가고 있고 ‘줌마렐라’와 ‘맘프러너’는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줌마렐라’와 ‘맘프러너’는 가부장제의 틀 속에서 고정된 여자가 아닌 ‘아줌마’에 대한 이미지를 깨뜨리게 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아줌마를 여성이라기보다는 ‘제3의 성’으로 보고, 그들이 남편과 자식의 뒷바라지로 전 생애를 보내는 것을 당연시 여겨왔다. 이제 ‘줌마렐라’와 ‘맘프러너’의 등장으로 ‘아줌마’가 재평가 받고 있다. 아줌마도 젊은 세대와 같이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고,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면이 그들의 ‘능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줌마렐라와 맘프러너를 통해 찾게 된 것이다.


우리들도 언젠가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아줌마가 된다. 그런 우리 역시 아줌마를 제3의 성으로만 바라봐왔던 것은 아닐까. 한번쯤 곰곰히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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