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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생 에피소드
이은규 기자  |  smplek71@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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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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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키를 잠근 자는 누구인가


3년 째 홀로 자취를 하고 있는 4학년 학생입니다. 제가 자취를 시작할 무렵, 혼자 사는 딸의 안전을 걱정해 아버지께서는 저의 자취방 현관문에 보조키를 달아주셨습니다. 아버지의 배려로 저는 밤마다 보조키까지 잠그고 마음 편하게 잘 수 있었지요. 그렇게 평화로운 날이 계속되던 어느 날, 정말 미스터리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그 날은 7시가 넘어서야 모든 수업이 끝난 날이었습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가기 위해 현관문 비밀번호를 눌렀는데, 그날따라 문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피곤해서 번호를 잘못 누른 것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비밀번호를 눌렀습니다. 하지만 몇 번을 시도해 봐도 문이 열릴 때 나는 소리만 들릴 뿐, 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현관문과의 싸움 끝에 저는 보조키가 잠겨 있어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보조키가 잠겼다면 집 안에 누군가가 있다는 말인데…… 현관문 비밀번호를 아는 가족들은 다 고향집에 있고, 친구들은 비밀번호를 모르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나 누군가 현관문을 열고 나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잽싸게 경비실로 달려갔지만, 아저씨는 자리를 비우신 상태였습니다. 추운 겨울날, 추위와 불안감에 덜덜 떨다 문을 떼어내야겠다는 결심이 설 무렵, 돌아오신 경비아저씨의 도움으로 보조키를 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재빨리 집안을 확인해보니, 저의 걱정과는 달리 집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평소엔 무거워서 잘 움직이지도 않던 보조키가 어떻게 혼자 잠겨 졌는지, 이 사건은 아직까지도 제 자취생활의 미스터리로 남아있습니다.
박현아(가정아동복지 05)

곰팡이와의 전쟁


왕복 5시간 거리를 2주간 통학하다 포기한 후 구한 저의 자취방은 반지하에 있었습니다. 반지하라는 상황에 부모님께서는 걱정을 하셨지만, 전 ‘다른 곳과 다를 것이 뭐가 있겠냐.’며 신나는 자취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자취 생활에 들떴던 저는 먹고 싶은 것 마음껏 만들어 먹고, 친구들도 불러 모으는 등 자취방에서의 한 학기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그리고 여름방학을 맞아 가족들이 있는 집에서 2주를 지낸 후, 다시 자취 생활을 시작하기 위해 자취방으로 돌아왔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자취방 문을 여는 것과 동시에 저는 그 해 여름 어떤 공포영화 장면보다 무서운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그 장면의 주인공은 바로, 제 방을 온통 뒤덮은 곰팡이(!). 유난히 습했던 작년 여름, 반지하이기 때문에 통풍이 잘 안될뿐더러 2주 동안 환기도 하지 못했으니 제 자취방은 곰팡이들에게 천국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구두, 옷가지부터 책상, 의자, 화장대를 포함한 가구들, 심지어 벽까지 눈 닿는 곳마다 잿빛 또는 푸른빛의 곰팡이로 가득하더군요. 전 그 자리에 멈춰 서서 그저 멍하니 그 습격 생물체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참 뒤, 정신을 차리고 울먹이며 엄마께 전화를 했더니, 엄마는 별 일 아니라는 듯이 한 말씀 하셨습니다.
“그거 그냥 걸레로 다 닦으면 돼.” “엄마, 걸레로 닦아낼 수준이 아니야!” “그럼 이미 피어난 애들을 어떡하란 말이야, 엄마보고~”
곰팡이와 같이 살 수는 없었기에 저는 그 더운 여름, 온몸에 소름 돋아가며 공포스러운 곰팡이를 걸레로 박박 닦았습니다. 그것은 곰팡이와의 전쟁이었습니다. 거의 다 닦았다는 기쁨에 고개를 돌리면 저쪽에서 또 한 무더기 출현하는 상황이 반복됐기 때문이죠.


그 어느 공포영화보다 절 두려움에 떨게 했던 그 여름의 곰팡이들, 자취생활을 끝낸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등골이 오싹해진답니다.
박새롬(정보과학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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