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중매체를 통해 골드미스, 실버미스, 도금녀와 같은 신조어가 회자되고 있다.


세간의 기준을 정리해보자면, 우선 골드미스는 대졸 이상 학력, 고소득 전문직을 바탕으로 연봉 4천 만원 이상, 아파트 혹은 현금자산 8천 만원 이상을 보유한 30대를 지칭한다. 실버미스는 경제력 순으로는 골드미스보다는 뒤지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는 이들이다. 또한 보이는 것과는 달리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지출을 아끼지 않아 실질적으로는 통장의 잔고가 형편없는 이들은 도금녀에 해당한다. 이들은 결혼을 미룬 채 경제력을 바탕으로 자기계발을 중시하며 살아가는 30대 싱글이라는 공통 분모를 지닌다. 또한 결혼이라는 사회적 굴레에 얽히지 않고 당당한 사회인으로서 활동하며 뮤지컬, 오페라와 같은 문화예술을 적극 향유하는 등 하나의 문화 트렌드까지 창출하고 있다.


‘골드미스&실버미스&도금녀’에 해당하는 여성들은 사회의 무한경쟁 속에서 남성에 뒤지지 않는 실력으로 탄탄한 경제력과 소비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주목받는 현상의 이면에는 부정적인 면도 찾아볼 수 있다. 그들에 대한 지칭이 대부분 그들의 가치관보다는 경제력이라는 결과를 기준으로 좌우된다는 점에서, 또 실제로는 이들이 극소수임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이 지향해야 할 트랜드로까지 부풀려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러한 신조어의 탄생은 자발적인 대중의 선택이라기보다는 ‘알파걸’에 대한 관심을 왜곡해서 상업화해버린 대중매체의 ‘작품’일 가능성이 높다. 대중매체에서 그려지는 그들의 모습은 대부분 상대적으로 많은 나이를 능력으로 극복하는 매력적인 여성들의 모습이다.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케이블방송의 오락프로그램 ‘나는 펫’의 여자 출연자들은 연하의 꽃미남을 선택하고 그들을 자신의 펫(pet)처럼 키우기까지 한다.


대중매체의 ‘골드미스&실버미스&도금녀&그 외 집단’ 식의 왜곡된 분류는 결국 경제적ㆍ심리적 양극화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여성의 독립성을 경제력 능력으로 평가하는 이러한 현상은 현재는 경제력이 없지만 내일을 위해 소중한 꿈을 키우는 많은 미혼 여성들에게 심리적 압박과 좌절감을 줄 수도 있다. 30대 싱글여성을 단지 경제력, 외모 등으로 나누는 사회적 분위기. 앞으로 우리 모두 다시 생각해 봐야할 일이 아닐까.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