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브라운관 안팎으로 외국인 미녀들의 수다가 화제다. ‘글로벌 토크쇼’ <미녀들의 수다>는 국내에 거주 중인 외국인 여성들과 함께 한국 사회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는 TV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매주 방영될 때마다 출연진의 이야기가 실시간 인기 검색어 순위의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한국 사회에서 외국인은 이방인 그 이상으로 대접받기 힘들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미녀들의 수다>의 인기몰이는 의미 있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기의 뒷면에는 단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비방공세를 받고 있는 외국인 출연진의 고충이 있다. 얼마 전 방송을 통해 한 출연자가 ‘자신의 미니홈피에 악플을 달 때에는 (어머니가 알아볼 수 없도록) 영어 대신 한글로 적어달라.’고 말하자 오히려 영문 악플이 더욱 늘어났다고 한다. 이는 오프라인에서도 마찬가지다. 외국인 출연진 면전에서 그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우리나라 욕설을 내뱉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처럼 외국인을 배려하기는커녕 언어 차이를 이용해 가슴에 생채기를 주는 경우는 수도 없이 많다.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이거나 고용시 부당한 대우를 하는 예는 이미 숱하게 접해왔다. 특히 코리안 드림을 안고 온 외국인 노동자를 대하는 태도는 더욱 심하다. 하루 일당으로 근근이 생활을 유지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장난감 지폐를 임금으로 받았다는 가슴 아픈 사연도 있다. 경제적 수준이 낮은 나라의 국민이라는 이유로 이들을 하대한다면 이보다 더 후진적인 사고방식이 있을까?


외국인들이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면면은 바로 한국의 이미지와 직결된다. 물론 우리가 외국인에게 따뜻하게 대해야 하는 이유를 단지 이러한 까닭에서 찾아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방식의 차원에서 생각해보자. 언젠가 우리 역시 낯선 대륙의 한복판에 서있을 수 있다. 이방인은 그 누구의 이름도 아닌, 언젠가에 우리의 모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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