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숙명 눈송이 축제가 지난 1일 시작됐다. 12월 31일까지 2개월 동안 지속되는 숙명의
겨울 축제는 우리 학교만의 독특한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동안 대학축제는 봄철이나 초가을에 열리는 것이 상례였다. 그러나 눈송이를 상징으로 하
는 우리 학교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겨울 축제를 즐기고 있다. 눈송이 축제는 늦가을인 1
1월에 시작해서 12월 31일에 끝나면서 한해를 마감한다. 축제 기간 캠퍼스 곳곳에 설치
된 예쁜 불빛들은 겨울 방학 동안도 숙명의 밤을 지키며 반짝거린다.


눈송이 축제는 각종 전시회와 공연과 강연 등으로 이뤄진다. 중요 행사로 지난 13일에는 본
관 앞 광장에서 화려한 점등식이 열렸으며, 같은 날에 명랑운동회도 개최됐다. 이번 주에도
디지털 영상제와 합창, 무용, 뮤지컬 공연 등 각종 흥미로운 행사들이 펼쳐질 것이다. 추
운 날씨에 열리는 행사들은 아무래도 학생들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 내기가 어렵다. 그
러나 이 행사의 목표 자체가 겨울에도 움츠리지 말고 우리의 문화를 만들어 가자는 것이다.


대학은 점차 대형화되고 있으며, 학부제 등으로 인해 다원화되고 있다. 이는 효율성과 다양
성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소외와 분절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러한 때 더욱 필요한
것이 함께 모여 공동체 의식을 고양하는 일이다. 함께 모이는 것 그 자체로 ‘단합’의 가치
가 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모임들이 특정 전공에 몰입돼 소홀히 하기 쉬
운 다양한 세계에 대한 접근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성숙은 잘 모르는 것, 그리고 생소한 것에 대한 첫 경험을 통해 이뤄진다. 인간은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현재에 안주하려는 동인을 가지고 있다. 정신적으로는 기존의
사고체계나 태도에 반하는 어떠한 새로운 것도 심적 갈등을 일으키므로 이를 피하려는
경향이 생긴다. 심리적 평형을 지키기 위한 가장 편한 방법은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
존의 것을 답습하는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경험 세계는 그동안의 자기 속에 체화시켜 왔
던 가치나 사고체계와 갈등을 일으키면서 자신의 지평을 넓히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갈등
을 겪고 난 후 인간은 보다 성숙하게 되는 것이다.


눈송이 축제 동안 자신에게 관심 없던 영역을 기웃거려 보자. 다른 사람들이 열정적으로 관
심을 갖는 춤이나 노래나 생각들은 도대체 무엇인지 알아보자. 눈송이 축제는 대학에서
취할 수 있는 귀한 성장의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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