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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의 편집장에게 듣는다 솔직하고 현실적인 학보이야기
박선주 기자  |  smppsj71@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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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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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7일 신촌의 한 모임전문공간에서 8개 대학(고려대, 서울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의 학보사 국장 및 편집장이 모여 간담회를 가졌다. 다음은 간담회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학보의 위기와 침체


고대신문 설태영 편집국장(이하 설): 이 자리는 고대신문과 숙대신보의 창간기념호를 위해 마련됐다. 8개 학보사 국장이 한 자리에 모이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 뜻 깊은 자리라고 생각한다. 학보의 영향력과 변화, 나아가야할 방향 등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숙대신보 편집장과 내가 화두를 던지면 동조나 비판을 해 달라.

 
숙대신보 서어리 편집장(이하 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학보가 변하고 있는데, 요근래 각 학보사에서는 어떤 변화를 추구하며,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시각적 측면이나 내용적 측면에서 말해 달라.


한양대학보 성명수 편집국장(이하 성) : 요즘은 보는 신문이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시각적으로 기사가 눈에 쉽게 들어올 수 있게 하는 방향으로 편집하고 있다.


설 : 우리도 깔끔하면서 시선을 끄는 큰 이미지를 많이 쓴다. 그러나 사진을 쓸 것인지 일러스트를 쓸 것인지는 항상 고민된다. 다른 학보사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는지 궁금하다.


중대신문 배해경 편집장(이하 배) : 우리는 사진이 좀 더 진실된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서 일러스트는 잘 안 쓴다.


설: 수습기자 지원율 얘기를 해보자. 학보사마다 지원율에 얽힌 신화가 있을 것이다. 예컨대, 지원한 사람이 너무 많아 대강당을 빌려서 시험을 봤다는 과거의 이야기 말이다. 이번학기 우리 신문사는 16명을 모집하는데 34명이 지원했다. 이것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지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 2대1정도이다. 인원수급이 필요하다.


성대신문 이혜인 편집장(이하 이): 주간교수님과 기자들 모두 추가 인원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기자 모집을 위해 언론인 초청 강연회를 개최하고 신문사의 인프라를 확충할 예정이다.


배: 우리는 이번에 시스템을 바꿨다. 일단 지원한 학우들을 모두 받은 후 주어진 일을 견뎌내는 학우들을 정식기자로 뽑았다. 이렇게 남은 기자들은 아직까지 힘든 내색 없이 학보사 생활을 잘 하고 있다.


대학신문 원선우 편집장(이하 원): 우리는 늘 경쟁률이 2대1이 안 된다. 1.5대1이 평균이다. 우리 신문사에도 과거에는 단과대 수석만 뽑았다는 신화가 있긴 하다.


연세춘추 이지은 편집국장(이하 지): 이번 학기에는 설명회 개최와 홍보로 예전보다 많은 인원이 지원했다. 옛날에는 학우들이 알아서 지원하겠다 싶어 가만히 있었지만 요즘은 제대로 홍보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설: 옛날이라면 정확히 언제인가? 언제부터 이렇게 신입기자 수가 줄었는지 알고 있나?


지: 신입기자 수는 모르겠고, 내가 알기로는 문민정부 때 운동권이 쇠퇴하면서 학보도 전반적으로 같이 쇠퇴한 것으로 알고 있다.


원: 2000년대가 고비였던 것 같다. 그 시기가 IMF의 영향력이 나타난 때이다. 학보사 활동은 취업에 도움이 안 된다. 언론사 입사에는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요즘은 일반 언론사에서도 인턴제를 시행하고 있다. 더불어 전체적인 언론의 인기도 높은 편이 아니다.


이대학보 이슬비 국장(이하 슬): 요즘 학생들은 학기 중에 경력을 쌓고, 방학 때는 해외에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학보사 활동을 하면 모두 포기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성: 학생들이 학보사를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자신의 경력에 도움이 되면 하고 안 되면 하지 않는다. 학보사에 몸 바쳐 저널리즘 구현만을 목적으로 두는 것이 거의 사라지도 있다.


원: 학보사 중에 국장 혼자 기사 쓰고, 면 배치에 신문 배포까지 하는 곳도 있다. 이 상황이 곧 우리에게도 몰아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대학에 입학했던 2004년과 2007년은 대학분위기가 다르다. 2004년 대자보가 붙었던 자리에 요즘 신차광고가 붙어있는 것이 달라진 분위기를 대변한다. 학보의 쇠퇴는 대학의 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성: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원동력이 사라지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이를테면 ‘우리 스스로’ ‘자치적으로’라는 생각을 하는 학생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설: 바야흐로 학내 다매체 시대이다.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일단, 우리 학보사는 대학내일 등의 잡지매체가 우리의 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와 완전히 다른 종류의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서: 우리는 대학내일, 캠퍼스헤럴드 등을 우리의 경쟁 상대라고 생각한다. 일단, 교내보도를 제외한 아이템 자체가 겹친다. 또 다른 경쟁 매체는 교내 언론매체이다. 우리 학교에는 IPTV가 교내 곳곳에 약 80여 대 설치돼 있다. 학우들이 눈길이 머무는 것에 IPTV가 있다는 것이다. 학우들이 IPTV를 통해 학내의 정보를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이 우리 신문의 구독 감소로 이어지는 부분도 있다.


성: 우리의 경쟁상대는 대학내일이나 교내 방송국보다는 무관심이다. 우리끼리 학내 저널로 다툴 지분 자체가 없다.


원: 그 이유를 분석 해보면 요즘 학생들은 학점과 취업에 관심이 많지, 학교가 등록금을 어떻게 책정하느냐에 관심이 없다.

학보의 미래를 꿈꾼다

서: 학보사의 입장에서 읽기 바라는 독자가 있고, 실제로 읽는 독자가 있다. 어쨌든 독자가 있어야 신문의 존재 이유도 생긴다. 우리는 과연 독자가 원하는 기사나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을까?


원: 신문사마다 기사 쓰는 방법에 전통이 있는데 그 전통은 대부분 독자들의 관심과 떨어져 있다. 내가 취재부장이었을 때, 학내보도기사 중 해설기사와 심층기사의 비중을 늘렸다. 일간지가 아니기 때문에 신속성 면에서는 승부가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교수 독자도 많기 때문에 고급 학술정보에도 신경을 쓴다. 교수, 직원, 학생 등의 모든 독자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자구책이 필요하다.


서: 그렇다면 다른 학교는 일간지와 어떤 차별화를 하는가? 학보의 기사는 어떤 방향을 지향해야 하나, 또 어떤 관점에서 써야 학보다운 기사가 될 수 있을까?


이 : 우리 신문의 기조는 진보, 미래, 희망이다. 우리가 지향하는 진보는 ‘정의’에 가까운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기사도 기조에 맞춰서 쓰는데, 지난 학기 여성노숙자 르포는 반응이 좋았다. 이처럼 우리는 사회의 어두운 면이나 비주류의 문화들을 소개해 대학생의 시야를 넓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설: 학보사 기자들이 항상 듣는 얘기 중 하나가 ‘대학생들만의 시각’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대학생들의 시각은 없다고 판단한다. 우리 기자들은 보도기사를 쓰던 비판기사를 쓰던 무조건 사실 중심으로 쓴다. 독자들에게 줄 수 있는 정보를 모두 제공하고 판단은 독자에게 맡기는 것이다. 경쟁언론이 하나라도 더 있으면, 색깔이 드러날 수 있겠지만 고대에서 하나 밖에 없는 주간지로서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이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이 비판받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원: 대학생만의 시각은 허구적인 개념이다. 옛날에는 대학생들이 지식인으로서 하나의 계층을 형성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대학생만의 시각이 없다고 해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까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즉, 사건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은 있어야 한다. 우리 학보는 공식적으로 기조나 편집방향이 없다. 아마 편집장이 누구냐에 따라 편집방향이 달라질 것이다. 나는 자본에 대해 비판적이어야 하고 모든 소수자의 인권을 신장하는데 도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우리 학교에서 한 법대 교수가 호모포비아적인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 사건을 우리가 최초로 보도해 오랜만에 학내에 대자보가 붙었다. 우리가 이런 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서: 일단 과거에 학보가 무엇인가를 지향했다면 우리는 그것을 되살려야 한다. 과거지향적이면서 미래지향적이기도 한 화두를 던져줘야 한다. 또한 우리가 학보에 기사를 씀으로써 변화를 꾀하지는 못해도 다른 사람들에게 문제로 인식을 시켜줄 수만 있다면 많은 역할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슬: 학보가 일간지와 차별화될 수 있는 부분이 3가지 있다. 일단 자유롭게 시도해볼 수 있다는 점과 학술적인 부분을 강조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 내부의 문제를 다룰 수 있다는 점이다. 학교가 정말 아플 만큼 찌를 수 있는 기사들을 배출해야 한다.


성: 일간지는 자본에 종속될 수밖에 없지만 학보는 그렇지 않다. 그런 것들을 비판할 수 있었으면 한다. 이것은 대학생만의 시각은 아니지만 대학신문에서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사회적으로는 학보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이: 사회면에서 대안언론을 다룬 적이 있다. 특정 계층에게 파고드는 언론이라는 대안언론의 뜻을 생각해보면 학보도 대학생에게 맞춰진 대안언론이 될 수 있다. 각 대학의 학보사가 연합 기획을 하면 한 학교가 하는 것보다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 연세춘추가 나아가야 할 방향 중 하나로 신촌지역을 포괄하자는 의견도 있다. 현재 실제로 지역면도 매 학기 한 번씩 내고 있다. 취재처를 넓힌 것이다. 사회적으로는 지역 언론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장단 모임이 계속 이어져 연합기획을 자주 할 수 있었으면 한다. 인터넷 이야기가 안 나온 것이 아쉬운데 대학언론 포털을 만드는 등의 방법으로도 학보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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