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바뀌는 한 순간! 당신의 그 순간은 언제였나요?” 필자의 그 순간은 게시판에서 현재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의 홍보물을 봤을 때였다. 게시판에서 본 한 장의 홍보물. 그것은 때때로 학우들의 학교생활을 바꿔 놓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학교의 ‘캠퍼스 클린 정책’은 숙명인의 목소리와 기회를 앗아가고 있다. 먼저, 게시 절차가 번거롭다. 게시물을 붙이려면 학생문화복지팀에서 최대 7회로 제한된 도장을 받아야 하며 플래카드를 걸려면 여러번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학우들이 게시물을 붙이려 해도 게시판 수는 턱없이 적고 면적도 좁다. 특히 제2창학캠퍼스의 게시판 현황은 심각하다. 여러 홍보물이 엉켜있기 때문에 신경 써서 보지 않으면 좋은 행사를 지나치기 쉽다. 가끔 ‘그런 행사도 있었어?’하고 놀랄 때가 있다. 이러한 장벽들은 학우들이 게시물을 붙이고, 확인하고, 참여하는데 어려움을 준다. 학우들의 목소리가 줄어드는 것이다.


‘캠퍼스 클린 정책’은 학교를 정체시킨다. 교내 동아리의 비활성화, 외부 강연의 홍보 부족등에는 다 이유가 있다. 우리 학교가 타 대학에 비해 생동감이 없고 차분한 회사처럼 느껴지는 것은 비단 여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타 대학의 경우 게시판 관리권을 학생들에게 주고 있으며 대부분 확인 도장을 찍지 않는다. 언제까지 ‘클린’을 위해 ‘기회’와 ‘목소리’를 앗아갈 셈인가? ‘캠퍼스 클린 정책’은 게시물의 난무를 막는 것을 넘어서, 학생들의 자치활동을 위축시키는 폐해를 낳고 있다.


진정 학교를 위한다면 다양한 게시물이 충분히 게시될 수 있는 공간의 확보가 절실하다. 적어도 게시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학이 추구해야할 깨끗함은 외형적인 번지르르함이 아니다. 이는 정보의 차단이나 다름없다. 진정한 발전은 풍부한 정보가 자유롭게 오가고 교류가 활발해지는 것에서 온다.


우리 학교의 ‘캠퍼스 클린 정책’은 학생들을 관리해야 할 대상이라고 규정짓는 하나의 족쇄는 아닐는지. 오늘도 숙명인들은 아옹다옹 게시물을 붙인다. 발전의 기회가 될, 한 장의 게시물을 봐 줄, 한 명의 숙명인을 위하여…….


김은혜 (인문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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