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에 첫 외부 취재를 나갔던 때의 일이 떠오른다. 9월 초 ‘현장스케치’ 사진을 찍기 위해 강남에서 열리는 시위 현장을 찾았다. 그러나 그 근처를 아무리 찾아보아도 시위대는 보이지 않았다. 다시 시간을 확인 해봐도 분명 한창 시위를 하고 있어야 할 시간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비까지 내려 신발과 옷이 다 젖은 채로 길을 헤맸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날씨가 좋지 않아 시위대가 중간에 철수를 했던 것이다. 결국 그 날의 취재는 실패로 끝났고, 다시 그 주 금요일에 광화문에서 열리는 시위 현장을 찾았다. 그런데 이번에도 시위대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기자는 광화문에서 시청까지 약 30분을 헤매다 시위대를 찾을 수 있었다. 기자가 광화문 근처를 헤매고 있는 동안 시위를 하던 사람들은 건물 안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던 것이다. 하필 점심시간이라니…….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며 기자는 한 시간 가량 시위대 옆에 앉아 식사시간이 끝나길 기다렸다가 취재를 했다.
그 후 기자는 기획기사 하나 쓰는 것 보다 ‘현장스케치’ 시위사진 하나 찍는 것을 더욱 두려워하게 됐다.
이예은 기자
smplye73@s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