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주간 행사가 10월 8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열렸다. 2007 인문주간을 맞이 해 경희대ㆍ서강대ㆍ서울대 등 7개 학교와 동북아지석묘연구소, 솔열린대학 등지에서 다양한 학술행사와 전시회가 개최됐다. 그 중 9일, 서울대에서 열린 학술제는 ‘융합의 인문학, 창조의 인문학’이라는 주제로 인문학과 다른 학문의 융합을 모색했다.


오후에 열린 ‘천문과 인문’발표에서는 천문학 분야에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를 살펴봤다. 천문과 인문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인문학과 천문학에는 ‘문(文)’자가 공통으로 들어간다. ‘천문’은 하늘에 새겨진 무늬 즉, 별자리와 천체 운동의 규칙성을 의미하며 ‘인문’은 자연에 새긴 인간의 무늬를 뜻한다. 또한 현재 두 학문은 ‘인문학의 위기’와 ‘이공계의 위기’라는 이름으로 아픔을 겪고 있다. 발표를 맡은 홍승수(서울대 천체물리학 전공) 교수는 “지구의 운명이 인문학의 손에 달렸다.”며 논제를 제시했다.


우주 달력은 우주의 나이인 137억년을 1년으로 축약한 것을 말하는데, 달력에 의하면 1초 전에 일어난 16가지의 형거대문제에 의해 지구문명이 불안정해 졌다고 한다. 지구를 불안정하게 만든 문제에는 온난화ㆍ인구증가ㆍ물 부족 현상ㆍ해양 생물자원의 급감ㆍ사막지대 확장ㆍ컴퓨터 지능의 발달 등이 포함된다. 홍 교수는 이 문제들이 과학 기술에 의해 발생했으며, 그 중에서도 분석적 기법에 철저하게 의존하는 연구 방식이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분석적 기법은 주위의 복합적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인과관계에만 집중하기 떄문이다. 이에 반해 인문학은 사람을 다루는 학문이기에 상대적으로 주변과의 복합적 인과관계에 집중할 수 있으므로 지구 문명의 불안정성을 해소할 수 있다. 또한, 천문학은 주어진 사실을 바탕으로 자연에 담긴 진실을 찾고자 하는 수동적 측면이 강하다. 그러나 인문학은 삶의 조건을 스스로 바꾸려는 인간의 의지에서 출발한다. 홍 교수는 “인문학의 능동성도 지구 문명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구는 에너지를 제외한 물질 출입이 없다. 이는 인간과 지구의 모든 변화가 지구 안에서만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홍 교수는 “닫힌계 안에 사는 우리는 자연법칙이 주는 경계를 지켜야 하며, 이를 위해 21세기 인문학과 자연과학은 서로에 대해 깊이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학 내에도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우리나라 대학에는 인문대학과 자연과학대학을 결합시킨 문리과대학의 교육이 필요하다. 과학도의 가슴에 인간적인 사유 능력을, 인문학도에게는 분석적 사고의 힘을 키워 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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