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어느 개그프로에서 복학생으로 나오던 개그맨은 70년대 유행했던 몸에 딱 붙는 바지를 입고 장발머리를 휘날리는 복고 패션을 선보였다. 알록달록 촌스러운 의상을 최신 유행이라고 우기는 그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웃었지만, 현재 유행하고 있는 복고패션은 그러한 촌스러움이 아닌 하나의 패션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엄마, 아빠 젊었을 적엔……
70, 80년대 패션은 당시 우리 또래였던 부모님 세대가 더욱더 멋진 패션을 선보이기 위해 고심한 노력의 산물이었다. 부모님의 옛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어머니의 화려한 꽃무늬 원피스, 아버지의 나팔바지와 빨간 머플러는 당대 최고의 유행이었다. 이 외에도 단정한 가르마에 찰랑거리는 ‘단발머리’, 짧은 머리를 전체적으로 풍성하게 만든 ‘핑컬파마’, 얼굴의 반을 덮는 ‘잠자리 안경’, 머리를 모두 뒤로 빗어 넘긴 뒤 착용하는 ‘빅 헤어밴드’ 등은 과거에 패션 좀 안다는 사람이 선호했던 유행 아이템이었다.


2007 패션리더, 복고에 주목하다
이런 과거의 유행 아이템들이 현대인의 취향에 맞게 변형돼 많은 젊은이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올해 여름에는 잠자리 안경이 빅 선글라스로 변형돼 유행했으며, 지금은 그때 그 시절 단발머리에 약간의 볼륨이 곁들어간 ‘보브컷’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또한 동대문에는 복고 의류 전문점이 생기는가 하면, 온라인에는 복고 의류 전문 쇼핑몰까지 생겼다. 빈티지ㆍ복고 의류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나일론드레스’ 최소희 대표는 “남들과는 차별화되고 독특한 의상을 좋아하는 구매자들이 복고의상을 꾸준히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복고패션은 전문 패션계에도 주목하고 있다. 한 예로 지난달 22일에 열린 2008 봄ㆍ여름 밀라노 패션쇼에서는 너풀거리는 나팔바지와 화려한 꽃무늬가 프린트된 옷들을 입고 런웨이를 걷는 모델들을 볼 수 있었다.


옷장 깊숙이 묵혀뒀던 부모님의 옷과 지금 우리의 감각이 만나 새롭게 탄생한 복고패션. 이제 오래된 과거의 패션이 아닌 현재의 패션트랜드를 주름잡는 ‘복고패션’에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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