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은 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에 입성한 역사적인 날이었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시작된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7년 여 만에 성사된 만큼 일정 하나하나가 큰 의미를 지녔다. 이러한 가운데 3일 있었던 노 대통령의 ‘아리랑 공연 관람’이 네티즌들의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공연 중간중간에 체제를 선전하는 내용들이 있다는 점에서 노대통령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또한 네티즌들은 ‘국가원수가 다른 정치체제의 색채가 강하게 담긴 작품을 보는 것은 자칫 국가의 정체성이 흔들릴 수도 있는 문제’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아리랑 공연은 10만 여명이 동원된 ‘대집단 체조’로, 지난 8월 기네스북에도 등재됐다. 이 공연이 기네스북에 오른 이유는 정치색을 넘어 한반도의 항일투쟁역사를 담은 ‘기념적’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이 이 공연을 관람한 것도 아마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며 나아가 그들과의 문화적 장벽을 점차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을 것이다.


1990년 베를린장벽이 무너진 후, 동독과 서독이 서로 간의 정치ㆍ사회적 괴리를 극복해 나가는 데에는 무려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그만큼 서로 다른 체제의 국가가 통일하는 데에서는 점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반세기 동안 너무도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우리 역시 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점진적인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 준비과정은 서로의 문화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이번 아리랑 공연은 남한과 북한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계기라고 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이 군사분계점을 직접 밟고 북을 향해 걸어갔던 모습은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겨줬다. 아마 남한과 북한과의 경계선이 점차 옅어져 하나로 통일될 수 있다는 희망을 줬기 때문일 것이다. 점차 평화의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남한과 북한이 문화적 장벽을 극복하고 더 나아가 진정한 한 민족 한 국가가 될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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