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상태 체험, 달 표면 걷기 등 우주에서만 가능한 일들을 지구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오로지 상상으로만 가능했던 우주 공간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바로 경기도 인천시 강화군 불은면에 위치한 ‘옥토끼 우주센터’이다.
지난 5월 초 국내 최초로 세워진 우주항공 테마파크 ‘옥토끼 우주센터‘는 개장 이후 신비한 우주의 세계로 시민들을 초대하고 있다. 지상 4층, 2,000평 규모의 전시체험관과 1만 8,000평의 야외정원. 끝없이 광활한 우주만큼은 아니지만 이곳 전시관도 실내외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전시체험관에는 무중력 체험기구, 우주왕복선 조종실 등 각종 우주체험 시설과 장비 500여 점이 갖춰져 있으며, 야외정원에는 물대포 공원, 플라네타리움 영상관 등이 있어 자연과 함께 우주를 즐길 수 있다.


출발! 우주여행

기자단은 지난 9월 19일 태풍 ‘나리’의 비바람을 뚫고 옥토끼 우주센터로 향했다. 인천 동암역에서 강화로 가는 700번 버스를 타고 1시간 20분여를 달리자 고즈넉한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는 우주센터의 모습이 보였다. 비를 피해 실내로 들어오자, 왁자지껄한 아이들 소리가 들렸다.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 학생들이 단체관람을 하러 온 모양이다.


1층의 ‘우주신비존’으로 들어섰다. 가장 먼저 보이는 곳은 어릴 때부터 교과서를 통해 봐온 ‘수ㆍ금ㆍ지ㆍ화ㆍ목ㆍ토ㆍ천ㆍ해’의 태양계여행 전시장이다. 이곳에는 태양계의 행성을 실제 비율과 같이 축소해 놓은 모형 행성과 태양계의 다양한 정보를 볼 수 있는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우주 안에 작은 태양계, 그 안에 또 작은 지구……. 우주가 얼마나 광대한 지 새삼 느껴졌다.


태양계를 벗어나자 ‘항공우주존’이 보였다. 이곳에서는 비행기와 로켓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다. 모형 비행기와 인공위성, 실제 기체의 엔진 등 전시품도 다양하다.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의 모형 앞에 섰다. 그 옆에는 스푸트니크 2호와 함께 우주로 떠난 우주여행 최초의 생물인 개 ‘라이카’의 사진이 있다. 안내원 한 분이 “그 당시에는 우주에 가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라이카가 우주로 떠나기 전 안락사 주사를 놓았다.”고 설명하자, 보이스카웃 꼬마대원들의 눈에 안타까움이 떠오른다. 기자는 마음속으로 꼬마대원들에게 ‘라이카’의 혼은 아직까지 우주를 여행하고 있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각 나라의 모형 인공위성이 전시된 곳을 지나 ‘체험존’으로 가는 중간지점에는 내년에 발사될 우리나라 최초 우주로켓 KSLV-1 모형이 서 있다. 우리나라 우주공학의 발전이 이 로켓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하자 가슴이 두근거려 로켓을 슬쩍 만져봤다.


체험존에는 우주공간에서의 움직임을 체험할 수 있는 기구들이 있다. 그러나 이 기구들은 무중력 체험기를 비롯한 몇 개를 제외하고는 160cm이하, 60kg이하라는 신체적 제한조건이 있어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 기자는 탈 수 없었다. 생명유지장치를 부착한 1인승 이동장치인 MMU(Manned Maneuvering Unit), 즉 유인조종장치는 우주인들이 우주선 밖에서 작업을 수행할 때 타는 기구로 우주선으로부터 90m까지 이동이 가능하다.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했지만, 정기정검 중이어서 아쉬웠다. MMU의 대각선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달에서 MMU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달탐험존’의 월면차가 눈에 띄었다. 월면차는 달에서 활동구역을 넓히기 위해 제작된 특수자동차인데, 공기가 없어 엔진을 사용 수 없는 달의 환경에 맞게 제작된 것이다. 외양이 마치 시골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경운기 같은 모습이라서 친숙한 기분이 들었다.


그밖에 아폴로캡슐은 생물이나 인간이 행성공간을 비행할 때 필요한 기간 동안 생존할 수 있도록 장비를 갖춘 최소한의 용기이다. 캡슐 내부의 조종석은 중력이 없는 우주에 맞게 제작돼 몸이 천창을 향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장치를 제어하는 스위치도 천장에 달려있다. 스위치 작동법도 모르고 작동도 안 되지만, 마치 실제로 우주를 여행하는 것처럼 이리저리 스위치를 돌려봤다.


일반 가정집과 비슷한 모습을 한 우주생활 체험관도 보인다. 벽면의 브라운관에는 실제 우주인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보여줘 기구사용법을 알 수 있게 해준다. 한 안내원 분이 견학 온 어린이들에게 우주생활 이야기를 들려줬다. “우주공간에서는 중력이 없기 때문에 위아래 구분이 없답니다. 그래서 잠을 자는 동안 몸이 둥둥 떠다니며 우주선 내부에 부딪히지 않도록 벨트로 몸을 묶습니다.” 기자도 처음 알게 된 사실에 아이들을 따라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끝으로 시간여행자의 길인 웜홀에 들어가봤다. 웜홀은 두 우주를 연결하는 지름길로, 이곳을 통해 이동하면 빛의 속도로 우주여행을 하는 것보다 빠르게 공간이동을 할 수 있다. 마지막에 웜홀을 돌아 나와서 그런지, 정말 우주를 여행하다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야외로 나오자, 아직 덜 여문 국화꽃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10월 말까지 가을국화축제가 이 곳에서 진행된다고 하니, 축제기간에 이 곳을 찾는다면 가을의 정취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공동취재 = 박선주, 서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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