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아침, 저녁으로 기온차가 무려 10여 도나 나는 간절기다. 각종 방송 뉴스에서는 계절과 계절 사이의 기간이라는 뜻으로 간절기(間節氣)라고 흔히 칭하지만 이는 실제 국어사전에는 등재돼 있지 않은 단어다. 국립국어연구원의 2000년 신어 보고서에 따르면 간절기란 ‘한 계절이 끝나고 다른 계절이 올 무렵의 그 사이 기간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정의돼 있으며 같은 뜻의 단어로는 ‘환절기(換節期)’를 쓸 수 있다. 요즘은 여름과 가을 사이 기간이니만큼 추웠다 더웠다 하늘도 헷갈리지 않나 싶을 정도다. 학교에서도 더울 때는 냉방 가동이 안 됐다가, 비가 오고 쌀쌀할 때는 유난히도 가동이 잘 돼 학생들의 원성이 건너편 캠퍼스에까지 들리는 듯하다. 그러나 날씨만큼이나 학우들의 변덕도 여간하지 않다.

우리 학교에도 간절기라 칭할 것이 있다면 수강정정 기간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시범 강의 기간에는 출석부 명단에 올라있는 학우는 수업에 나오지 않고, 오히려 다른 학우가 들어와 총 머릿수는 출석부와 일치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며칠 전에는 선택한 과목에 ‘튕겼’거나 변심한 학우들을 위해 애초에 정해진 기한보다 연장해 9월 7일 22시 까지 수강정정을 허용한다는 단체 문자가 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곧 수강을 포기하는 학우들은 수두룩하게 나올 터. 현재의 시스템은 개강 전에 수강신청을 하고, 개강 후 전체의 15분의 1에 해당하는 수업시간을 아깝게 시범 강의란 이름으로 증발시키고 있다. 결국 신청했던 과목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수강을 포기 한다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때문에 교직원들은 출석부를 서너 번씩 출력해야 하며, 학우들은 맛보기 수업만 듣고 정정하느라 눈에 불을 켜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야 한다. 이러한 불편을 줄이기 위해서도 아예 초기 수강신청을 폐지하고 모든 강의를 개방한 후 입맛에 맞는 강의를 찾아 셋째 주부터 정식적인 수강신청을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소견이다. 우리 학교의 가을은 수강포기가 끝나는 10월 5일이나 돼야 비로소 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제원(인문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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