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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 그리고 변화
숙대신보  |  shinbosa@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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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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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8월, 사랑니 실밥을 제거하러 강남역 근처 병원에 갔다. 무사히 실밥을 풀고 집에 가는 길에 중고서점을 봤고 홀린 듯이 들어가게 됐다. 여러 책을 구경하다 필자의 눈을 사로잡는 책을 발견했다. 「심리학, 자존감을 부탁해」였다. 왠지 이 책이 현재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고 그 자리에서 바로 구매했다.

책을 읽고 난 후, 자존감이 많이 낮아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리고 과연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봤다. 그러던 중,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마음껏 그림을 그리며 위로를 받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 기분을 다시 생생하게 느껴보고 싶었다.

그래서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현대식으로 표현한 ‘더 뮤즈: 드가 to 가우디’라는 전시회에 갔다. 책에서만 접했던 작품들을 다양한 영상을 통해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어 좋았다. 나아가, 작품에서 표현된 여러 작가의 가치관을 통해 새로운 힘을 얻게 됐다. 이번 경험을 통해 문화 활동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알게 됐고, 이를 숙명인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심리학, 자존감을 부탁해」라는 책은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자기 불안을 극복하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은 먼저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에 관해 서술한 후 그 원인이 무엇인지 설명한다.

그 후,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이를 일상생활 속에서도 연습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아픈 마음을 위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정확한 내면상태를 알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필자에게 현실적으로 매우 도움이 됐던 책이다.

예컨대, 평소 필자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의견을 명확히 표현하지 못했다. 상대방이 원하는 대답을 해 주는 것이 상대와 잘 지내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조화로움에 대한 지나친 강박은 오히려 관계를 힘들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또한 이렇게 끊임없이 가면을 쓰게 되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책을 통해 얻은 값진 깨달음 덕에 진정한 자아를 찾으려 노력하게 되었다.

그 노력의 첫걸음은 전시회 ‘더 뮤즈: 드가 to 가우디’에 가는 것이었다. ‘나’를 정확하게 알기 위해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많이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예전부터 좋아했던 그림을 많이 접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전시회는 작가별로 구역을 나눠 현대식으로 꾸며 놓았다.

덕분에 점묘법으로 유명한 쇠라, 근대 건축을 발전시킨 가우디, 점 선 면으로 자기 생각을 그려낸 몬드리안, 남들이 무시했던 평범한 이들의 아름답고 숭고한 삶을 그려낸 드가와 밀레, 그리고 고흐, 어려운 상황에도 작품 활동을 멈추지 않았던 마티스와 음악을 가시적으로 표현한 칸딘스키, 다양한 색감으로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한 무하까지 총 9명의 거장의 작품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구역마다 있던 작가들의 메시지였다. 특히 마티스가 남긴 "내가 초록색을 칠했다고 해서 그것이 곧 잔디가 아니며, 내가 파란색을 칠했다고 해서 그것이 곧 하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나의 모든 색깔은 다 같이 모여서 노래한다. 마치 음악의 화음처럼."이라는 말이 큰 위로가 됐다. 이 말을 통해 지금의 모습이 불완전해 보일지라도 그 불완전한 모습 또한 ‘나’임을 인정하게 됐다. 그리고 그 불완전함이 모여 '나'라는 사람을 더욱 찬란하게 한다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었다.

우연히 접하게 된 책 한 권을 통해 평소엔 자각하지 못했던 내면상태를 알게 되고, 용기를 내서 갔던 전시회를 통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위로할 수 있었다. 이처럼 문화 활동은 평상시엔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하고 새로운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문화 활동은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힘을 주기도 한다. 한 번의 문화 활동만으로는 모든 것이 한 번에 바뀌진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문화 활동이 준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꾸준히 스스로를 돌본다면 언젠간 본인이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해야 하는 사람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경영 18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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