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멜버른 등 동부 해안가의 잘 알려진 도시를 떠나 호주의 중부로 들어가면 붉은 사막이 나온다. 그 붉은 사막의 한 가운데에는 ‘세상의 배꼽’으로 알려진 ‘울룰루(Uluru)’라는 바위가 있다.

울룰루 관광은 3박 4일의 일정으로 구성돼 있다. 이 관광에선 바쁜 도시를 떠나서 자연을 여행하며 삶의 의미를 되찾아볼 수 있다. 도시에선 한 몸처럼 지니고 다니던 스마트폰도 이곳에선 터지지 않기에, 문명을 떠나 온전히 스스로에만 집중할 수 있다. 여행 중이더라도 다른 도시에선 SNS와 인터넷을 계속했기에 여행에 온전히 집중했다고는 할 수 없는데, 울룰루에선 떠나온 곳과 완전히 차단된 채로 여행 그 자체를 즐겼다. 그뿐만 아니라, 울룰루 관광을 하게 되면 잠은 하늘을 천장 삼아 밖에서 자게 된다. 난방 시설 하나 없이 모닥불에 의지했고, 침대를 떠나서 침낭에서 잠을 청했다. 그러나 이 또한 낭만적이었다. 하늘을 바라보면 쏟아질 것 같은 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엔 남십자성이 있는데, 여행 기간 내내 남십자성을 바라보며 잠들었다. 울룰루에서의 기억이 더욱 특별한 것은 이 때문이다. 어디에서도 하지 못할 경험을 했기에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았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울룰루의 일몰이다. 일몰은 어디에서든 늘 멋지지만, 울룰루에서 바라본 일몰은 더욱 특별했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서 15분마다 바위의 색이 바뀌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저 갈색이었던 바위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붉어지기 시작하고, 어느 순간 완전히 붉은색이 된다. 해가 지면서 하늘도 점차 보라색으로 물드는데, 보라색 하늘과 붉은 바위의 조화는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일몰을 바라보며 관광사에서 제공한 샴페인을 마실 수 있는데, 이 또한 너무나 낭만적이었다.

대표적인 도시를 여행하는 것 또한 재미있지만, 이러한 대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는 여행도 정말 좋았다. 캠핑 관광이었기에 씻는 것, 자는 것 등 불편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오히려 이러한 요소들이 불편했기에 자연을 더욱 잘 느낄 수 있었다. 호텔에서 잤더라면 하늘을 천장 삼아 자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절대 알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씻는 것이 불편했기에 꾸미지 않은 나 자신으로 여행할 수 있었다. 도시에선 사진을 잘 남기고 싶은 욕심에 옷을 정성스럽게 고르는 등 여행지와 상관없는 행동에 집착했었는데, 울룰루에선 그런 것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정말 ‘여행’ 만을 했기 때문이다.

3박 4일간 여행에만 집중하며 자아를 성찰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붉은 사막에서의 4일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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