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취재수첩에서 필자는 숙대신보가 필자의 ‘처음’이라 고백했다. 8개월이 지난 지금, 이번 취재수첩을 통해서는 그간의 경험을 반성하려 한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첫 기사로 혹독한 비판을 받은 후부터 지금까지, 괜찮은 기사를 작성하는 것이 필자의 가장 큰 목표였다. 기사 발간이 끝난 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앞으로는 무조건 이보다 더 잘해야 한다’였다. 첫 단추를 잘못 뀄다는 느낌을 받았고, 필자는 부담감에 짓눌렸다. 첫 취재를 나갔을 때와 첫 문단을 작성할 때의 기분좋은 두근거림은 앞으로 잘 해야겠다는 의욕에 밀려 뒷전이 됐다. 결과에 대한 압박으로 과정의 즐거움을 잃은 것이다.

필자는 발간 내내 끝없이 달리기만 했다. 진심으로 즐기기보다 과제를 수행하는 느낌으로 기사를 작성했다. 의욕은 초반에나 반짝 빛나다 말았고, 갈수록 필자는 지쳐갔다. 그저 기사를 완성하기 위한 취재를 했다. 현재를 즐기는 것을 낙으로 삼던 필자답지 않게 취재 과정을 먹기 싫은 밥 먹듯 꾸역꾸역 삼키고 기사의 결과에만 목을 맸다.

금세 탈이 나버린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2학년이 돼 무거워진 전공의 무게와 숙대신보 업무가 겹치면서 필자는 말 그대로 너덜너덜해졌다. 즐거움이 없는 하루하루가 힘겨웠다. 발간이 거듭될수록 필자는 끝없이 지쳐가기만 했다.

열두 번의 발간이 지나서야 필자가 부질없이 굴었음을 깨달았다. 취재 과정에서 오는 즐거움을 조금은 찾았다고 생각한 필자에게 남은 발간의 기회는 고작 네 번이었다. 후회해봤자 돌이킬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남은 기회를 애틋이 여기며 그냥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먹었던 것 같다. 그렇게 소중한 발간 세 번이 빠르게 지나갔고, 필자에게는 이제 단 한 번의 정기자 발간이 남아 있다.

즐거움 없이 떠나보낸 시간이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과거를 아쉬워하기보다 현재에 집중하며 다가올 미래를 차근차근 대비하려 한다. 성큼 다가온 정기자의 막바지를 잘 소화해 새롭게 부장기자로 거듭나는 게 현재 필자의 목표다. 이렇게 마지막 순간을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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