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숙명여대인' 남학생이다. 필자가 숙명여대에 입학한 지도 어언 1년 반, 어느새 졸업을 앞두고 있다. 처음 필자가 숙명여대에 입학한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 대부분은 만류했다. 심지어 무슨 음흉한 목적이 있어 입학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러나 숙명여대 대학원에는 학부생들에게조차 생소한 전공이 많다. 필자 역시 그러한 점 때문에 숙명여대를 선택했고, 후회 없이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필자는 지난 1년 6개월간 학교생활을 했음에도 여전히 알듯 모를 듯한 거리감을 숙명여대 곳곳에서 느끼고 있다. 예컨대 필자가 활동하고 있는 수화동아리‘수안’의 수화 교육을 위해 강의실을 빌리고 입실할 때, 수위 아저씨는 필자의 신원에 대해 꼬치꼬치 물어보시곤 한다.“저 여기 학생인데요”하면서 학생증을 찾느라 허둥거릴 때에도 의혹의 눈빛은 여전하다.


또한 입학한 후 처음으로 대학원 도서관에 갔을 때,‘이 사람은 누구’라는 표정으로 위아래로 훑어보던 여학우도 생각난다. 이후 필자는 자리에 앉아 공부하는 내내 토끼 눈을 한 학생들의 눈빛을 받아내야 했다. 물론 스스로 느끼는 감정이었다고 믿고 있지만 말이다.


학교 측에서 처음부터‘여대’의 색깔만을 가지기를 원했다면 남학생을 모집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학점 교류 때문에 머무는 타학교 학생이 아니라 숙명여대 학생으로서의 삶을 보내고 있는 남학우가 있다면 그들 역시 숙명인으로 받아들이는 포용심이 필요하지 않을까.


숙명의 안에는 여학우들과 함께 호흡하는 남학우들도 있다. 그들은 여학우들과 같이 숙명여대의 비싼 등록금과 여대라는 핸디캡도 감수하고, 오직 공부하고 싶다는 열정과 다시 한 번 대학 캠퍼스를 누비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온 학생일 뿐이다. 그들이 다른 사람들과 같이 대학 캠퍼스 어디를 가도 편안한 느낌을 가질 수 있게 강의실에서, 도서관에서 그들에게 무던한 눈빛을 보내주길 바란다. 그들은 특이하거나 이상한 사람들이 아닌 여학우들과 같은 학생이다.


                                                                                                  원격대학원 원격교육공학 06 오성기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