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우리는 어린 나이에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어린 나이에 저렇게나 빠르게 높은 자리에 올라갔다면서. 또한 우리는 빠른 년생들을 부러워하는 경향이 있다. 학교에 일찍 들어간 덕분에 1년을 벌었다면서. 재수나 삼수를 해서 대학에 들어가거나 취업을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사회에 나가면 1,2년 차이가 얼마나 큰 줄 알아? 그냥 맞춰서 빨리 들어가”하고 겁을 준다. 

필자는 묻고 싶다. 남들보다 빠르게 달려서 먼저 올라간 그곳은 아름다운지. 적어도 남들에게 뒤처지지는 않으려고 애를 쓰고 쫓아가면 그 길 끝에는 무엇이 있는지. 그렇게 숨을 헐떡거리며 도착한 그 곳의 삶은 행복한지 물어보고 싶다. 

어떤 사람은 단거리 달리기에 강하고 어떤 사람은 장거리 달리기에 강하다. 또 어떤 사람은 달리기라면 뭐든 못하기도 한다. 사람마다 제 각각 잘하는 게 다르고 약한 부분이 있으며 처한 상황이 다르다. 예를 들어 우리가 도달해야 할 목표 지점이 1000m라면, 장거리를 잘 달리는 사람은 별 어려움 없이 한 번에 1000m를 달리면 될 것이다. 반면, 단거리를 잘 달리는 사람은 100m를 빠르게 달리고 조금 쉬었다가 또 100m를 목표로 잡고 가뿐하게 달리면 된다. 그리고 달리기를 못하는 사람은 완주를 하겠다는 마음만 가지고 뛰면 된다. 

결과적으로는 세 사람 모두 1000m를 뛸 것이다. 굳이 달리기를 못하는 사람이, 혹은 단거리 달리기에 강한 사람이, 장거리 달리기에서 이기려고 구태여 애를 쓸 필요가 있을까?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똑같은 1000m 골인 지점에 도달할 텐데.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단거리 달리기나 다른 종목을 잘해야 할 상황도 생긴다. 즉, 본인이 가진 장기를 발휘할 순간이 분명히 어느 시점인가 주어진다. 굳이 속도를 내고 싶다면 그때 속도를 내면 된다. 

하지만 정말로 남보다 더 빨리, 멀리 가면 더 행복할까. 필자의 소견은 행복은 달리는 속도나 달려간 거리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보다 더 빨리 가려고 애쓸 것 없다. 남에게 뒤처지지 않으려고 숨 고르기도 포기하고 달릴 필요도 없다. 자신은 이미 늦었다면서 주저앉아 울고 있을 이유도 없다. 그저 자신이 갈 수 있는 만큼의 거리를, 자기만의 속도로 완주하는 것, 그 뿐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니 우리, 그게 언제든, ‘한 박자 쉬어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다.
 

영어영문 15 이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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