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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청결제, 알고 보면 다를 수 있어요
임세은 기자  |  smplse96@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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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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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청결제는 질 세정제를 포함해 여성의 생식기 외부와 내부에 사용하는 제품이다. 여성 청결제는 손상된 생식기가 질 내 적정 산도인 pH 3.8~4.5 수준으로 회복하도록 도와주는 제품이지만, 잘못 사용할 경우 오히려 질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 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여성 청결제와 생식기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뒷받침돼야 한다. 본지에서는 여성 청결제에 관한 숙명인들의 인식을 파악하고자 지난달 30일(화)부터 지난 2일(목)까지 숙명인 59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신뢰도 95%, 오차범위 ±4%p).


여성 청결제, 알고 사용하시나요?
여성 청결제는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외음부 전용 여성 청결제와 일회용 여성 청결제로 나뉜다. 외음부 전용 청결제는 비벼서 거품을 내는 젤형 여성 청결제와 거품형 여성 청결제로 구분된다. 거품형 여성 청결제는 점성이 없고 물을 이용하는 제품으로, 젤형 여성 청결제보다 보습력과 세정력이 떨어진다. 외음부 전용 청결제는 샤워 시 이용하는 제품으로 외음부를 부드럽게 주무른 뒤 닦아내야 한다.

일회용 여성 청결제는 질에 직접 삽입해 사용하는 제품으로 질정형 여성 청결제, 주사기형 여성 청결제, 질 세정기형 여성 청결제 등으로 나뉜다. 질정형 여성 청결제는 손가락을 이용해 질 안에 삽입해야 하며, 주사기형 여성 청결제는 취침 전 질 안에 내용물을 삽입해야 한다. 질 세정기형 여성 청결제는 외음부 전용 청결제와 마찬가지로 샤워 시 이용하는 제품이다. 외음부 전용 청결제와 차이가 있다면 질 세정기형 여성 청결제는 사용 후 닦아내지 않고 질에 삽입해 사용한다는 것이다.

지난 2017년 생리대 발암물질 논란이 불거진 이후로 생리대를 비롯해 생식기에 직접 사용하는 제품의 안전성 보장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성 청결제 역시 안전성을 고려해야 하는 제품 중 하나다. 그러나 지난 2009년 여성 청결제가 의약외품이 아닌 화장품으로 분류되며 사전허가 없이 시중에 판매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여성 청결제 구매 및 사용 시 여성 청결제의 성분과 올바른 사용 방법을 숙지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여성 청결제에 사용되는 성분 중 주의해야 할 성분으로는 파라벤(Paraben)류, 페녹시에탄올(Phenoxyethanol), 트리클로산(Triclosan), 인공 향 등이 있다. 정소용 미스미즈(Mismiz) 산부인과 원장 겸 미스미즈바이오 대표이사는 “파라벤류, 페녹시에탄올, 트리클로산과 같은 성분은 호르몬 대사에 영향을 미쳐 월경 불순, 월경혈의 양 감소, 월경통뿐만 아니라 내막암, 난소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인공적으로 향을 내기 위해 첨가하는 물질은 피부 알레르기나 천식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 청결제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했을 경우엔 다음과 같이 대처하는 것이 좋다. 먼저 제품 사용을 중지하고 잘 씻어내야 한다. 뾰루지나 붉은 반점이 생기는 경우엔 피부질환 연고를 사용해야 한다. 만일 증상이 심해질 경우 바로 내원하는 것이 좋다. 정 대표는 “월경 불순 등 월경 관련 문제는 여성 청결제뿐만 아니라 생리대의 화학물질이나 잘못된 습관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다”며 “가능하면 생식기에 사용하는 모든 제품을 천연제품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여성의 생식기는 다른 신체 부위보다 6배가량 화학물질에 취약하다. 여성의 외음부와 질 점막에는 각질과 진피층 같은 보호층이 없어 화학물질을 쉽게 흡수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여성 청결제뿐만 아니라 유해 화학 성분이 포함된 바디 워시(Body wash)나 비누 등으로 생식기를 씻을 경우에도 앞서 말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정 대표는 “여성의 생식기는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다”며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 청결제, 꼭 필요한가요?”
본지 설문조사 결과, 여성 청결제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 학우는 49.9%(29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숙명인 290명은 여성 청결제 사용 이유로 ‘냄새 해결을 위해(55.2%)’ ‘가려움증 해결을 위해(37.2%)’ ‘분비물 과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24.1%)’ 등을 꼽았다. 김예원(수학 19) 학우는 “초경 이후 어머니의 권유로 여성 청결제를 사용하게 됐다”며 “월경 후 잔혈과 냄새를 제거하고 싶어 여성 청결제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숙명인 344명은 여성 청결제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서(70.3%)’ ‘부작용이 걱정돼서(23.5%)’ ‘질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 때문에(16.3%)’ 등을 꼽았다. 윤하린(행정 18) 학우는 “여성 청결제의 화학물질이 몸에 좋지 않다고 생각해 여성 청결제를 사용하지 않는다”며 “생리대에 발암물질이 있다는 것이 알려진 뒤 여성 청결제에도 발암물질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여성 청결제의 부적절한 홍보가 여성 청결제의 미사용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박정은(사회심리 17) 학우는 “여성의 성기에서 나는 냄새를 오징어 냄새에 비유하는 광고를 보고 여성 청결제가 정말 건강을 위한 제품인지 의구심이 들어 사용하지 않았다”며 향긋함만을 내세우는 여성 청결제의 홍보 방식을 지적했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에 여성 청결제를 검색할 경우 여성의 질 건강이 아닌 향기에 초점을 맞춰 홍보하는 업체를 볼 수 있다. 「여성, 거세당하다」의 저자 저메인 그리어는 이러한 사회 현실에 대해 ‘여성은 온갖 여성 잡지를 통해 지독히 혐오스러운 것으로 여겨지는 질 냄새에 대해 경고를 받는다’고 비판했다. 박 학우는 “여성 청결제 회사는 홍보 시 미적인 효과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올바른 사용 방법과 부작용을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숙명인 78.6%(427명)는 ‘여성 청결제의 올바른 사용 방법을 알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으며, 93.7%(508명)는 ‘여성 청결제의 올바른 사용 방법에 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정 대표는 “여성 청결제를 사용하기 전에 산부인과를 방문해 상담을 받거나 인터넷을 이용해 올바른 사용 방법을 알고 난 뒤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여성 청결제를 사용해본 학우 중 5.7%(17명)는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8명의 학우는 가렵거나 따가움을 겪었다. 김 학우는 “사용하는 횟수와 양이 늘어나며 건조함이 심해지고 질 분비물의 양이 늘어나며 질 주변이 따갑기도 했다”며 “현재는 여성 청결제를 사용하는 빈도와 양을 줄였다”고 말했다. 이에 정 대표는 “외음부 전용 여성 청결제의 경우 매일 사용해도 무방하나 질에 직접 넣는 일회용 여성 청결제는 월경이 끝나갈 무렵 2~3회 연속 사용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일회용 여성 청결제 중 하나인 주사기형 여성 청결제는 질 내에서 오래 머무르며 작용하기 때문에 매일 사용하기보단 월경 후나 성관계 전후 2~3일에 1회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질, 잘 보고 계신가요?
여성 생식기 질환으론 외음부 질염을 비롯해 골반염, 다낭성 난소 증후군, 질 진균증, 난소암, 난소낭종 등이 있다. 여러 여성 생식기 질환이 있는 만큼 질 건강은 여성의 건강에 있어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요소다. 반면 여성의 생식기는 남성의 생식기에 비해 비밀스럽고 은밀한 것으로 여겨진다. 저메인 그리어는 ‘여자아이들은 자신의 성기를 자세히 조사하거나 그것이 어떤 조직으로 이루어졌는지 알아보거나 분비액과 발기의 기제를 이해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며 ‘그런 생각만으로도 혐오스럽게 여겨졌다’고 말했다.

여성의 생식기에 대한 사회적 금기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에게도 여전히 영향을 미친다. 설문조사 결과, 숙명인 59.8%(357명)가 질 건강을 신경 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대표는 이에 대해 “질은 가시적이지 않기 때문에 관리하기 어려운 신체 부위다”며 “많은 사람이 질 입구가 가려우면 질염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질염은 흰색 냉이 많아지는 등의 경미한 증상밖에 없기 때문에 평소에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최소 연 1회 이상 정기 검진을 받아 질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며 질 건강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길 권고했다.

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 습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가장 많이 신경을 써야 할 상황은 여성과 남성 간의 성관계 전후와 월경 기간 및 월경 직후다. 정 대표는 “질염의 원인이 되는 균의 주된 감염 경로는 여성과 남성 간의 성관계이기 때문에 관계 시 콘돔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면서도 “내원한 환자들을 보면 관계 시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성과 남성 간의 성관계를 하지 않더라도 질염의 원인이 되는 세균이나 곰팡이,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있는 경로는 다양하다. 정 대표는 “월경 기간에 생리대를 자주 갈아 습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대중목욕탕을 이용한 뒤 속옷이 젖지 않도록 갈아입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문제가 되는 화학물질이 없는 생리대 사용, 팬티 라이너(Panties liner) 사용 자제 등을 통해 평소에 질을 관리해야 한다”며 “월경 직후에는 질 내 유산균이 적어지고 질 내 산도가 나빠지는 시기이므로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의 생식기는 주로 응달 음(陰)과 거느릴 부(部)를 사용해 음부라고 불린다. 이에 반해 남성의 생식기를 일컫는 남근은 사내 남(男)과 뿌리 근(根)을 이용한다. 여성의 생식기를 숨기려는 시도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나타난다. 저메인 그리어는 ‘여성 성기를 감추려는 일부 요인은 실제 혐오감에서 비롯됐다’며 ‘가장 심한 욕에는 늘 여성의 성기가 들어간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에서도 여성의 성기를 비하하거나 여성의 성기를 이용한 비속어가 점차 늘어나는 것을 통해 여성 성기에 대한 혐오감을 볼 수 있다. 남성 중심 사회가 만든 틀대로 자신의 성기를 외면하기보단 마주하고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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