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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 밖에서 받는 수업
김보은 기자  |  smpkbe9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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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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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이해 속도에 맞춰 수업하고, 적합한 학습 방법을 찾아주는 교육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교습자가 비교적 최근에 학습자의 상황을 겪었다면 전문적으로 과외 수업을 하는 사람이 아니어도 경험적인 측면에서 더욱 환영받는 선생이 된다. 이에 따라 학술, 컴퓨터, 음악, 미술 등의 경험을 가진 교습자가 다양한 과목을 가르치는 과외 시장이 형성됐다.


대학생 과외, 불법 아닌가요?
과외 수업은 정규적인 수업 이외의 학습방식이다. 이로부터 파생된 수입의 주체가 대학생 또는 대학원생일 경우 이들은 신고의무와 과세의무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행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이하 학원법)⌟ 제14조의2(개인과외교습자의 신고 등) 제1항에 따르면 개인과외 교습을 하려는 자는 교습자의 인적사항, 교습 과목, 장소 및 교습비 등을 교육감에게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단서 규정에서 대학생, 대학원생 및 이에 준하는 학교에 재적 중인 학생에게는 신고 및 과세를 면제해준다. 반면 휴학 중인 학생은 과외 수업 사실의 신고와 과세의 의무를 진다. 재학 중인 학생만 신고와 과세대상에서 제외한 이유에 본교 정남철 법학부 교수는 “대학생에게 과외 수업은 직업이 아니라 학비를 충원하기 위함으로 해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학 입시 경험을 살려 과외 수업을 할 경우 노력하는 것에 비해 시급이 높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에게 과외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조윤수(한국어문 15) 학우는 “수업 내용이 입시를 준비할 때 배웠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여서 과외 수업 준비 시간이 길지 않다”며 “개인 시간을 크게 할애하지 않아도 학교생활에 방해받지 않으면서 용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고등학생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곽수민(생명시스템 15) 학우도 “다른 아르바이트에 비해 과외수업이 시간 대비 수당이 높다”며 “시간 조정이 가능해 유동적으로 과제 기간에도 병행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학우들은 입시 과외를 진행하면서 학생들과 유대감을 쌓기도 했다. 한성주(역사문화 16) 학우는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학생들과 유대감을 쌓을 수 있었다”며 “학생들에게 정이 생기다 보니 수업자료를 직접 만드는 등 더 노력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창시절 대학생에게 과외 수업을 받았던 학우들이 과외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고등학생 때 영어 과외 수업을 받았던 익명을 요구한 학우는 “대학생 과외 교사는 타 아르바이트에 비해 학교 생활과 병행하기 쉽다고 생각해 대학생 과외 교사가 되고 싶었다”며 “현재 과외 수업을 하고 있는 학생에게도 대학에 입학하면 과외수업을 할 것을 추천했다”고 말했다.

대학생 과외가 처음부터 합법적으로 가능했던 것은 아니다. 1980년 7월 30일(수) 신군부는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7·30 교육개혁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대학생 과외를 포함한 모든 과외 교습은 전면 금지됐었다. 고액 과외와 사교육 열풍을 잠재우기 위함이었다. 이후 1989년 2월 2일(목) 대학생 과외만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정부방침이 세워졌다. 대학생이 아닌 일반인은 여전히 과외가 불법이었으나 2000년 4월 헌법재판소에서 과외 금지 조치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리면서 과외 금지법이 막을 내렸다. 원칙적으로 과외 수업을 금지하고 예외만을 허용한 당시의 법이 ‘부모의 자녀에 대한 교육권’ ‘교육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비례의 원칙’ ‘과잉금지법’ 등에 위배된다는 이유에서다. 


과외수업에 모인 숙명인
중·고등학생을 넘어 대학생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과외 수업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 교내 과외 수업 과목이 영어 회화, 영어 공인 인증 시험 등에 국한돼 있었다면 오늘날 컴퓨터, 미술, 음악 등으로 과외 분야가 확장됐다. 교습자는 교내 커뮤니티에 과외 과목, 과외비, 과외 장소 등을 공지해 학습자를 찾는다.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time)’을 통해 과외 학생을 모집한 박유진(IT공학 16) 학우는 지난해 겨울방학부터 전공과목 프로그래밍(Programming) 언어 파이썬(Python)을 비전공자 학우에게 가르치고 있다. 박 학우는 “학우와 함께하니 보니 분위기가 좋고 타 전공의 학우와도 친분을 다질 수 있다”고 교내 과외수업의 장점을 말했다. 이어 “과외수업을 통해 비전공자 학우들이 프로그래밍에 흥미를 느끼고 부전공이나 복수 전공으로 IT 공학을 선택하는 경우도 봤다”고 말했다.

학우 간의 과외수업은 전문 과외보다 저렴하다. 박 학우는 본교 중앙도서관 스터디실과 세미나실에서 주 1회 90분씩 4회에 총 5만원을 받고 과외수업을 진행한다. 박 학우는 “주변에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싶어도 컴퓨터 학원의 높은 수강료와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어려운 강의 때문에 주저하는 학우들이 많다”며 “전공 지식을 살려 학우들의 수준에 맞는 수업을 저렴한 가격에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신의 특기를 살려 예술 과외수업을 하기도 한다. 최가영(관현악 16) 학우는 전공을 살려 학우들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치고 있다. 대상은 전공생과 바이올린을 취미로 배우고자 하는 학우 모두다. 주 1회 이상 수업을 진행하며 취미로 배우는 학우에겐 시간당 3만 원, 전공생에겐 5만 원을 받으며 시중보다 훨씬 저렴한 수강료를 받는다. 최 학우는 “학우들의 실력이 발전하는 것을 지켜보며 느끼는 성취감이 과외수업의 원동력이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술전공의 한 학우는 미술에 관심 있는 학우에게 그림 수업을 진행한다. 소묘, 수채화, 아크릴화 등을 일주일에 한 번 2시간에서 3시간 정도 수업하는 방식이다. 익명의 학우는 “서로가 같은 학교 학생이기 때문에 상호 존중하면서 수업에 임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교내 과외문화에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익명을 요청한 학우는 미술 수업을 진행하며 미술 교육에 대한 연구를 병행할 때의 장점에 대해 언급했다. 익명의 학우는 “교습자는 과외비를 받으면서 연구를 진행하고 학습자는 저렴한 가격에 취미를 배울 수 있다”며 “이러한 장점이 학우 간의 과외수업에서 극대화된다”고 말했다. 교습자는 자신의 지식과 기술을 점검해 더욱 발전시킬 수 있고 학습자는 이를 저렴하고 쉽게 학습할 수 있는 것이다. 


과외도 서열화, 대학과외의 이면
교습자에겐 과외비가 높을수록 좋지만 수업을 받는 학생들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 고등학생에게 과외를 하는 익명의 학우는 “과외수업을 받던 학생이 금전적인 문제로 과외를 그만뒀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과외수업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후불제 교육 서비스가 등장했다. 2017년 4월부터 시행사업으로 시작한 과외 중개업체 ‘학생독립만세’는 현재 정식사업으로 출범해 진행되고 있다. 장윤석 학생독립만세 대표는 “과외수업을 받고 싶어도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이런 현실을 어떻게 해결할지의 고민에서 후불제 교육 서비스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학생독립만세에서는 시중 과외 수업 수강료의 절반을 후불제 비용으로 책정했다. 그 결과 학생들은 16시간의 수업당 6만 원을 선불로 낸 이후엔 16시간의 수업이 끝날 때마다 24만 원씩 누적해둔다. 축적된 금액은 입시가 완전히 끝난 후 과외 수업을 받은 학생이 자유 분납 상환을 하거나 시간당 1만 5천 원씩 계산해 축적된 금액만큼 후배 학생을 가르쳐 갚는다. 과외 수업을 신청한 학생만의 힘으로 배움을 받고 그 값을 치르게 하는 형식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학생의 과외수업료 상환율은 99.2%다. 학습자의 지원 절차가 엄격하고, 과외 수업을 받고자 하는 열의가 높은 학생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지원 당시 학습자는 ‘과외를 받고자 하는 이유’에 대한 지원동기와 함께 교육비 상환을 위한 계약서도 작성한다.

한편, 장 대표에 의하면 학생독립만세에서 과외 수업을 받았던 입시준비생이 대학생이 돼 후배들에게 과외수업으로 되갚는 비율은 20%밖에 되지 않는다. 장 대표는 “과외수업 자체의 수요가 선생의 학력과 상관관계가 크기 때문이다”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아무리 잘 가르치고 성실해도 학생이 원하는 대학교의 학생이 아니면 연결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교습자의 학교와 학과(부)가 학생 교습실력과 절대적 상관관계를 유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학우들도 대학생 과외 문화 이면에 존재하는 ‘학벌주의’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익명의 학우는 “과외 수업의 절대적 선택권을 지닌 학부모들이 선생의 학벌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며 “학벌에 따라 시급도 천차만별이다”고 말했다. 한성주 학우 또한 “엄밀히 따지면 과외 수업으로 용돈을 버는 것은 서울 소재 중상위권 대학 학생들의 특권이다”며 “학벌에 따른 노동환경의 양극화를 대학 사회에서부터 체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 과외비에 대한 규제는 없다. 현행 학원법 제15조 제2항과 제6항에 따르면 개인과외교습자는 교습내용과 시간 등을 고려하여 교습비를 정하고, 교육감이 교습비가 과다하다고 인정하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교습비 등의 조정을 명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학생 과외는 신고의 의무가 없기 때문에 이 규정에 포함되지 않는다. 법 규정도 존재하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대학사회의 통상적인 과외비 규제가 쉽지 않다. 이에 장 대표는 “고객에 해당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자의 논어(論語)에는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면 거기에는 반드시 자기의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이 있다”라는 구절을 찾을 수 있다. 다양한 것들을 배우고자 한다면 주변을 한번 살펴보자. 꼭 큰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배움을 통해 삶이 풍족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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