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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움직인 날갯짓, 불매운동
강수연 기자  |  smpksy96@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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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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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의 인식 수준이 향상되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실현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의 부적절한 태도는 소비자 불매운동으로 이어진다. 소비자의 권리 실현, 올바른 기업문화 확산 등 불매운동의 순기능과 그 이면에 숨겨진 불매운동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소비자의 이유 있는 외면
불매운동은 특정한 상품, 제조업체, 또는 판매점에 저항의 뜻을 표시하기 위해 소비자가 해당 업체의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 운동을 말한다. 소비자들은 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을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진행한다. 이런 불매운동은 바람직한 시장 환경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불매운동은 기업들이 소비자로 하여금 불매운동의 대상에 오르지 않기 위해 이를 항상 염두 할 수 있도록 돕고 소비자들의 권리의식을 향상시키는 좋은 계기가 된다”며 “소비자가 저항할 수 있는 최소한이자 최대한의 방법이다”고 말했다.

학우들도 불매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강정은(미디어 18) 학우는 “지지고(GGgo) 숙명여대점 등 몇몇 카페와 식당의 가게를 불매 중이다”고 말했다. 지지고 숙명여대점의 불매운동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확산됐다. 점주가 온라인 사이트에 게시한 글 중 성희롱 발언을 포함한 글들이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며 논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학우들 간 진행되고 있는 불매운동에 대해 고정오 지지고 점주는 “불매운동의 이유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실제 매출이 작년 이맘때와 대비해 절반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 점주는 “이번 사태의 주원인이 잘못된 사고방식에 기인한 만큼 그동안 지지고를 사랑해주셨던 많은 숙대생들에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강 학우가 언급한 본교 근처의 한 카페는 ‘딥바나나’ ‘딥초코’ 등의 메뉴명으로 학우에게 성희롱한 사장의 말이 커뮤니티에 공유되면서부터 불매운동이 시작됐다. 직원의 불친절한 태도도 불매운동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본교 주변의 한 김밥집은 직원의 실수였지만 학우에게 사과하지 않고 불친절한 태도를 유지했다는 이유로 학우들이 불매하기 시작했다.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학우들은 현재 불매운동의 저조한 참여율에 안타까워하는 의견이다. 익명을 요구한 학우는 “주위 사람들을 보면 불매기업의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막상 가게 안을 둘러보면 학교 점퍼를 입고 있는 학우들을 많이 볼 수 있다”며 “불매운동의 지속을 위해 친구들에게 기업의 행태와 불매 이유를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 학우는 “스타벅스(Starbucks), 배스킨라빈스(Baskin Robbins), 공차(Gong Cha) 등은 불매 이유가 유명한데 아직도 많은 사람이 소비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여성, 불매운동의 주체가 되다
학우들은 여성혐오적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도 진행하고 있다. 강 학우는 “해당 기업들은 여성혐오적인 광고와 성차별에 대한 문제의식 없이 관습적인 농담을 광고에 포함시킨다”며 “이후 민원이 들어오면 급하게 광고를 내리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매운동의 대상이 됐던 일부 기업들은 논란을 인지하고 사과문을 게시했다. 지난 2016년 미미박스(Memebox)는 성적 고정관념을 부추기는 광고 문구를 사용했다. 해당 광고문은 많은 사람의 반발을 샀고 미미박스 측은 사회관계망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이하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지난 2015년 KFC는 여성의 소비능력을 무시하는 내용이 적힌 광고를 내놓았고 결국 KFC는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올려야 했다. 작년 1월 ‘배달의민족’ 앱을 이용하는 한 음식점 주인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유출, 협박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에 대처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던 배달의민족 측은 24일(수) 앱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여성혐오를 일으키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주최하는 단체도 생겨났다. ‘여성소비총파업’은 여성들의 불필요한 소비 근절을 목표로 하고 여성혐오와 관련된 기업에 적극적으로 불매를 권장한다. 여성소비총파업 주최 측은 “그동안 여러 기업에서 일삼았던 여성혐오적 광고를 지적하고 여러 영역의 주 소비층인 여성이 정해진 날에 맞춰 소비 행동을 파업함으로써 여성 소비자의 영향력을 드러내자는 취지로 시작했다”고 운동 취지를 설명했다.

여성소비총파업은 동일한 상품에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현상인 핑크택스(Pink Tax)에 관련해서도 콘텐츠를 제작하며 불매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주최 측은 “여성을 주고객으로 여기며 부당한 지출을 초래하는 핑크택스 상품 불매운동을 적극 지지한다”며 “앞으로 여성혐오기업총공 팀과 여성소비총파업 팀이 합쳐지며 더욱 강력한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고 알렸다. 이렇듯 불매운동은 개인을 넘어서 단체적인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불매운동의 뒷모습
소비자의 자주적인 권리실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불매운동이 긍정적인 측면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불매운동이 개인의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사람들의 의견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강 학우는 “불매해야 할 기업이 많아질수록 소비자의 선택지가 좁아지는 건 사실이지만 단기가 아닌 장기적으로 바라볼 때엔 불매운동은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운동이다”며 불매운동을 독려했다. 이 교수는 “개인의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의견 자체에 동의할 수 없다”며 “불매운동은 강제가 아닌 개인의 자유다”고 말했다.

불매운동 대상인 가맹점주들에겐 오너리스크(Owner Risk)로 인한 피해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오너리스크란 기업 대표의 사회적 논란으로 인해 가맹점주들이 피해보는 현상을 말한다. 정종열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책국장은 “오너리스크를 일으킨 사람은 본사 사장이지만 불매운동으로 인한 피해는 가맹점주에게 돌아간다”며 “불매운동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사람은 가맹점주다”고 불매운동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정 국장은 “소비자들이 본사 직영점 중심으로 불매운동을 하거나 본사 홈페이지에 항의하는 등의 방식으로 기업을 견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가 논란에 휩싸이며 승리의 사업으로 유명했던 일본라멘 전문점 ‘아오리의 행방불명(이하 아오리라멘)’도 오너리스크를 겪고 있다. 지난 22일(금) 저녁 7시경 본지기자단이 방문한 아오리라멘의 한 지점은 저녁식사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한산했다. 익명을 요구한 아오리라멘의 가맹점주는 해당 사건이 논란이 된 후 “매출이 60-70%까지 떨어졌다”며 “승리라는 이름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지금은 가맹점주들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승리로 인한 나비효과가 이렇게 클줄 몰랐다”며 한탄했다.
승리는 지난 1월 아오리라멘의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본사는 그 자리를 대신할 전문경영인 체제를 모색 중이다. 점주는 “본사에서도 가맹점주의 피해상황을 알고 있다”며 “점주들의 피해 보상을 위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만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본사에 원하는 것은 승리와 가게가 정리된 관계임을 온 국민이 알도록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아오리라멘을 방문한 한 손님은 승리사태로 인한 불매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본지 기자단이 불매에도 불구하고 가게를 찾은 이유에 대해 묻자 손님은 “승리와 연관 없는 사람이 운영하는 가게이기 때문에 큰 상관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1월 1일(화)부터 오너리스크 방지법이 시행됐다. 해당 법은 가맹본부나 그 임원이 위법행위나 가맹사업의 명성·신용을 훼손하는 등의 행위로 점주에게 손해를 입히면, 가맹본부측이 계약서에 배상책임을 진다는 내용의 기재를 의무화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법 시행 후 체결되거나 갱신된 계약부터 개정법을 적용하고 있어 많은 가맹점주는 여전히 오너리스크를 겪고 있다. 건강한 불매운동을 위해선 가맹점주의 손해를 방지할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불매운동은 건강한 소비생활과 올바른 기업문화를 유도하지만 동시에 어떤 이는 한순간에 생계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불매운동은 기업이 소비자를 두려워할 존재가 되도록, 불매운동으로 희생당할 피해자가 없도록 제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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