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숙케치]

 

2018년도 1년의 휴학 동안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면 당연히 미국 여행이라 할 수 있겠다. 지난해 하반기를 여행 조사와 준비 및 계획으로 보내기도 했고, 여행을 위해 아르바이트비를 꼬박 모으기도 해서 더 소중한 여행이다. 2주 동안 LA, 샌프란시스코, 라스베이거스를 여행했다. LA로 가는 왕복 항공권을 끊는 바람에, 도시를 이동하고 다시 LA로 돌아와야 하는 엄청난 일정이었지만 호기롭게 여행길에 올랐다. LA 도착부터 시차로 고생하고, 할리우드의 호객행위에 겁먹고,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메가 버스 8시간에 지쳐 감기와 입 병까지 얻었다. 고생한 만큼 더 추억이 되고 즐거웠다. LA와 라스베이거스의 맑은 날씨와 하늘은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줬고, 샌프란시스코의 작지만 다양한 볼거리들은 여행을 즐겁게 만들어줬다. 다만 샌프란시스코를 갔던 때 캘리포니아 산불 영향으로 인해 금문교가 보이지 않았던 점은 굉장히 아쉬웠다. 11월 샌프란시스코는 추웠고, LA는 청명한 가을 날씨였으며, 라스베이거스는 아침, 저녁은 쌀쌀하고 낮엔 살짝 더운 전형적인 사막 날씨였다.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가 여행과 겹쳐서 사람이 매우 많아서 밥을 먹을 때도 오래 기다려야 했다. 블랙프라이데이 할인으로 쇼핑도 열심히 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일정 중에서 라스베이거스의 그랜드캐니언과 LA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 디즈니랜드(Disney Land)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그랜드캐니언의 거대하고 광활한 대자연은 넋을 놓고 감상할 수밖에 없었고,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에서 본 은하수는 나에게로 쏟아져 내릴 듯이 반짝였다. 디즈니랜드의 엄청난 크기와 정교함은 영화 속에 들어온 듯 나를 동심으로 돌아가게 했다. 많은 곳을 보고 다양한 것을 느꼈던 여행이었다. 바쁘게 돌아가는 내 삶을 잠깐 벗어나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미국 가기 전에 걱정해서 사소한 것 하나하나 다 검색을 해보곤 했는데, 직접 부딪혀보니 드는 생각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무섭지는 않다’였다. 미국 여행을 통해 새롭게 시작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 내가 한 계단 성장할 수 있었던, 평생 간직할 소중한 경험이자 밑거름이 된 여행이다.


행정 16 김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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