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밸(Work Life Balance) 열풍에 따라 직장인의 적절한 근무시간과 여가를 보장하기 위해 '주52시간 근무제'가 지난해 7월 1일(일) 도입됐다. 주52시간 근무제는 기존 주 68시간 근무와 달리 법정근로시간 40시간과 연장근로시간 12시간으로 근로시간이 단축된 것이다.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직장인 20-30대의 문화·예술·교양 관련 지출이 늘었다. 야근이 줄어들자 직장인은 근무를 마친 후 자기계발이나 취미생활을 위해 어학원, 문화센터 등에 다니거나 집에서 가볍게 여가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일자리 확산에 대한 기대와 달리 고용시장은 오히려 악화됐다. 직장인의 임금은 보전하는 반면 근로시간은 줄여야 해 기업에선 추가적인 고용을 꺼리는 것이다. 이러한 탓에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정보기술·소프트웨어 분야는 프로젝트 상황에 따라 일정을 유동적으로 세우기 때문에 초과근무가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정부의 방침은 일괄적인 주52시간 근무제의 준수다. 노동법은 바뀌었으나 사업이 이를 반영하지 못해 오히려 근로자와 정부 간의 간극은 벌어지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근본적으로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업계별로 해당 사업에 맞게 주 52시간 근무제 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정부는 기업의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며 구조적인 여건은 어떠한지 파악해야 한다. 이차적으로는 기업과 근로자의 워라밸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조정해나가야 한다. 그 다음 차례가 업계가 나서서 직장인이 주 52시간 근무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주52시간 근무제는 물질적 풍요를 넘어 문화욕구 충족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여가시간을 마련한다. 소비자의 문화에 대한 높은 수요는 다양한 콘텐츠의 제작으로 이어질 것이며 문화의 부흥과 시장 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주52시간 근무제가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기능을 하기 위해선 논의에 참여하기를 꺼려하고 있는 노동자와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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