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한 장의 사진이 한 편의 글보다 큰 울림을 준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했을 때 본교는 비상대책위원회와 자발적으로 모인 학우가 중심이 돼 시국선언을 했다. 순헌 사거리는 숙명인으로 가득 찼다. 시국선언을 실시한 대학교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했다. 당시 상황을 찍은 사진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이후 본교는 최초의 동맹휴업까지 이뤄내며 혼란스러운 사회에 촛불을 켜는 일에 앞장섰다. 이 모든 게 사진 덕분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학우들의 단결심과 참여율을 높였음은 분명하다. 이처럼 사진 한 장은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결정적 계기가 되기도 한다.

신문의 본연은 글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선지, 우리는 종종 사진도 기사라는 사실을 잊는다. 사진은 단독으로 쓰면 사진기사가 되고, 글 기사와 함께 들어가면 정보를 보충해주는 기사 사진이 된다. 숙대신보 제1359호는 전자와 후자 모두 아쉬움이 남는다. 사진에 대한 고민과 노력의 부재가 여실히 드러났다. 사진도 기사다. 왜 이 사진이 신문에 실렸는지 당위성과 의미를 독자에게 사진 한 장으로 설명해야만 한다.

사진이라는 장르가 가진 예술성을 놓쳐선 안 된다. 좋은 사진에 눈길이 가는 건 당연하다. 독자를 끌어들이는 매력적인 사진 한 장으로 신문의 구독률을 높일 수도 있다. 더욱이 신문이 온라인 매체로의 확장을 꾀하는 이 시점에서 사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사진은 온라인 환경에서 매체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다. SNS를 통해 퍼져나가기에 글보다 쉽기 때문이다.

사진을 차치하곤 신문의 완성도를 높일 수 없다. 구도와 색감은 신경 쓸수록 나아진다. 필요한 건 만족할만한 사진이 나올 때까지 다시 찍으려는 노력이다. 기사 가치가 부족한, 일명 ‘기삿거리’가 되지 않는 사진은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주제를 찾아야 한다. 더불어 현장의 생생함도 담아야 한다. 사진은 글의 부(副)가 아니다. 사진도 기사라는 점을 놓치지 말자.

 

독자위원 김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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