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카다브라는 우리말로 허튼 소리 정도가 되겠습니다. 숙대신보로부터 원고 청탁을 받고 생각해보니 아마도 정년을 앞둔 사람으로서 한마디 하고 나가라는 의미도 담겨있다고 생각되면서 아브라카다브라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우리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서 현재 81세에 도달했고 조금 있으면 85세에 이를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평균 수명을 하루 24시간으로 압축해서 계산해보니 나는 현재 오후 7시경에 도달해 있더군요. 오후 7시면 하루 일과를 마치고 퇴근길에 있든가 아니면 이미 퇴근해서 집에 돌아와 있는 시점입니다. 여기에 20대 초반에 해당되는 대학생들의 경우는 겨우 아침 6시 반에서 7시경에 머물러 있더군요. 이 시간이면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려고 잠에서 깨어나든가 아니면 출근길에 들어선 사람들의 시간대에 해당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무슨 일이든지 그 일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준비가 돼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지금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것도 바로 앞으로 있을 사회생활 및 직장생활을 위한 준비 훈련 과정이라고 봅니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 일을 한다면 실수하게 되고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것이 분명합니다.

하루의 일과를 위해 준비 단계에 있는 여러분들에게 일을 거의 마친 사람이 해줄 수 있는 말은 지난 시간동안 경험한 것에 대한 얘기가 되겠죠.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말이 모든 일에 철저한 준비와 함께 최선을 다하라는 것입니다. 텔레비전에서 중계되는 달리기 선수를 바라보면 출발선에 서 있을 때에 정신을 집중하기 위해 온갖 애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백 미터 달리기 선수의 경우 대부분 10초 전후로 도착지에 이르게 되는데, 그가 달리는 동안 목적지에 먼저 발을 딛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진한 감동을 받습니다. 몇 분의 1초 단위에서 등수가 갈리는 경쟁에서 조금이라도 앞서기 위해 하루에도 몇 시간씩 그리고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해온 사람들입니다. 비록 꼴찌로 도착했다 할지라도 그 사람은 박수를 받을 가치가 충분합니다.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언젠가 분명히 보상이 있습니다. 비록 목표했던 바를 성취하지 못하더라도 차선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준비 단계에서 목표를 설정하지 않았던 사람보다 빨리 성공에 도달할 수 있고 삶의 의미도 훨씬 풍부하게 될 것입니다.

하루는 물리적으로 누구에게나 똑같이 24시간으로 주어지지만 사람들이 어떻게 하루를 보내느냐에 따라 누구는 길게 누구는 짧게 삽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고 하는데 사실은 매일 똑같은 일의 반복이다 보니 그 사람의 뇌 속에 저장되는 정보들이 별로 없어 하루가 금방 지나가버리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죠. 적어도 나의 경험에 의하면 외국에 나가 여행을 할 때 하루가 매우 길다는 것을 느낍니다. 여행 중에는 매일 펼쳐지는 풍경이 새롭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어서 뇌 속에 새로운 정보들이 많이 쌓이는 것이지요. 하루 동안에 매우 많은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21세기를 살아가는 여러분들은 안목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바깥세상을 경험해볼 것을 적극 권유합니다.

글로벌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적어도 외국어 하나 정도는 유창하게 할 수 있어야 될 것입니다. 유럽에서는 5개 정도의 외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 환경과 다르기는 합니다만 우리도 노력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외국어를 비용도 들이지 않고 언제든지 배울 수 있습니다.

하루의 시간은 결코 길지도 짧지도 않습니다. 사전에 철저한 준비와 함께 계획적으로 하루를 보내는 사람과 그냥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사람의 삶은 전혀 다른 모양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앞날에 펼쳐질 멋진 삶을 위해 철저히 준비하시고 한번 뿐인 소중한 삶을 최선을 다해 성공적으로 살길 기원하면서 나의 허튼 소리가 헛되지 않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프랑스언어문화학과 조항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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