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지난 8월, 필자는 별 생각 없이 숙대신보의 편집실에 발을 들였다. ‘목표가 뚜렷한 기자’에 필자는 해당하지 않았다. 그저 더 열심히 살아보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도전이었다. 모두에게 인정받는 일을 찾던 중 숙대신보의 모집공고를 발견했다. ‘숙명여자대학교의 학보사’의 기자는 누구나 인정할 만한 위치라 생각해 무작정 지원했다. 무모한 도전은 받아들여졌고 필자는 그렇게 숙대신보의 일원이 됐다.

열심히만 하면 어떻게든 되리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었다. 이에 깊이 생각하지 않고 취재를 위해 뛰어다니기만 했다. 방학이 채 끝나기도 전이었던 무더운 늦여름, 인터뷰를 하느라 하루 종일 돌아다닌 적도 있었다. 그렇게 하루를 마치면 뭐라도 했다는 느낌에 뿌듯했다. 필자는 당장 눈앞에 놓인 것만 바라보느라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반성은 필자와 거리가 먼 단어다. 늘 그래왔듯 당장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며 현재를 살아갔다. 몇 개의 인터뷰 녹취록을 남긴 채 방학은 끝이 났고 필자는 첫 마감 작업에 맞닥뜨렸다.

마감은 여러모로 필자에게 ‘처음’인 경험이었다. 방학 동안의 유일한 결과물이었던 인터뷰 녹취록은 기사에 하등 도움 되지 않았다. 필자가 쓰고자 하는 기사는 녹취록 속에 없었다. 필자는 항상 현재에 충실하기만 하면 미래의 나에게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했다. 필자가 뛰어다닌 시간들은 그 순간을 위한 것에서만 그쳤다. 그리고 과거가 된 당시의 현재는 미래의 필자에게 독으로 다가왔다. 필자는 처음으로 반성했다. 처음으로 과거를 돌이켜보고 미래를 고려하게 된 경험은 고통스러우면서도 값졌다.

생각 없이 덤볐던 숙대신보는 필자에게 새로운 생각의 문을 열어주는 기회가 됐다. 필자는 처음 느꼈던 반성의 감정을 잊지 못한다. 그 때 썼던 기사는 필자에게 수치이자 전환점이다. 이 경험을 계기로 필자는 ‘생각 있는 기자’를 목표한다. 앞으로를 바라보며 나아갈 때 한 걸음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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