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형식 맞추기를 넘어 숙대신보만의 생기를 충전해야 할 때다. 주제 선정 및 기사 배치, 이미지 선택까지 총체적인 관점에서 편집할 때 비로소 신문이 생생해진다. 지난 제1353호는 전체적으로 정돈되지 않은, 형식적인 신문이라는 인상을 줬다.

‘부총장 임명’ 관련 기사는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지난 호 첫 기사 “본교 제1대 부총장 임명되다”는 주제가 뚜렷하지 않고, 기사에 할당된 공간도 넘친다. 해당 기사는 ‘부총장 임명제 도입’과 ‘성미경 본교 제1대 부총장 임명’ 두 주제가 섞여 있다. 결국 각각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졌다. 본교는 왜 ‘성미경 본교 교수’를 부총장으로 임명했는가? 부총장의 취임식은 열리는가? 개정된 학칙은 무엇이며 개정일자는 언제인가? 첫 기사 말미의 여백은 이 때문이다.


해당 주제와 관련, 취재 2면 상단에서 인터뷰 기사가 이어진다. 앞으로의 본교 발전 방향을 가늠할 수 있게 하는 유의미한 기사다. 단, 하단 기사보다 먼저 독자에게 다가가야 했는지는 고민의 여지가 있다. 하단 기사 두 건은 안전과 밀접한 문제를 다뤘다. 인터뷰 기사 주제는 이미 1면에서 언급됐다. 식품 납품 업체 변경까지 언급되고 있는 ‘식중독 의심’ 문제에 자리를 조금 비켜줄 수 있진 않았을까. 자리를 옮기다 보면 편집상 여백도 사라질 수 있을지 모른다.

다른 지면도 마찬가지다. 학술면 기사는 특히 여백이 눈에 띈다. 사진은 한 장에 불과한데, 인포그래픽이 아닌 일러스트가 지면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제목처럼 ‘청량한’ 맥주를 마시며 즐거워하는 사람의 사진을 삽입하고, 다양한 종류의 맥주 사진을 아래 길게 배치했어도 흥미로웠을 것이다. 일러스트와 사진을 비교한다면, 당연히 사진이 더 생생하지 않겠는가.

형식적인 종이 신문은 SNS 시대의 실시간 기사를 이기기 어렵다. 형식은 지키되, 더 깊은 콘텐츠를 눈이 탁 트이게 전달해야 한다. 종이 신문의 장점을 부각할 새로운 전략을 기대한다.

 

독자위원 고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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