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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분석하는 콘텐츠 큐레이터
송인아 기자  |  smpsia96@sookmy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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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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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처럼 쏟아지는 콘텐츠 속에서 길을 헤매지 않도록 지도를 그려 주는 사람이 있다. 바로 ‘콘텐츠 큐레이터’다. 콘텐츠 큐레이터란 콘텐츠를 수집, 정리하고 편집하여 이용자와 관련이 있거나 이용자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직업이다. 본지가 만난 서희정(언론정보 09졸) 박사는 콘텐츠 큐레이터로 활동하며 커다란 미디어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그녀의 직업처럼, 서 박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에는 언제나 콘텐츠 업계의 최근 뉴스로가득하다. 


본교에서 피운 콘텐츠 연구에 대한 열정
서 박사는 MBC 「무한도전」의 애청자였다. 그녀는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표현하기 위해 한 건물 안에 추운 방과 더운 방을 연출한 편이 가장 인상 깊게 다가왔어요”라며 “복잡한 사회 문제를 미디어로 재미있게 다룰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에요”라고 말했다. 그녀의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남다른 관심은 대학에서 전공을 선택하는 계기로 이어졌다. 그녀는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을 접하면서 미디어의 영향력에 관심을 두게 됐어요”라며 본교 언론정보학부(현 미디어학부, 이하 미디어학부)에 입학한 계기를 설명했다.


서 박사는 미디어학부에 입학해 전공 수업을 들으며 꿈을 키웠다. 그녀는 언론 공부 학회 ‘ISSUE’를 만든 초대 회장이다. 그녀는 당시를 회상하며 “미디어학부에 저학년만을 위한 활동이 부족하다고 느껴 당시 지도교수였던 양승찬 미디어학부 교수를 찾아갔어요”라며 “저학년을 위해 동기들과 ISSUE를 만들었죠”라고 말했다. 

그녀는 본교 졸업 후 콘텐츠 연구에 대한 열정을 품고 본교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녀는 “사회적으로 저명한 교수진의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죠”라고 말했다. 서 박사는 대학원에서 전문적인 과정을 통해 콘텐츠를 연구할 수 있었다. 이어 그녀는 “전공 공부를 하면서 미디어의 영향력에 비해 미디어를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라며 “방송국에 입사 후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 맞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느꼈죠”라고 말했다. 이런 연구들은 그녀가 방송 프로그램에서 더욱 다양한 콘텐츠의 영역으로 관심을 확대할 기회가 됐다.

서 박사에게 미디어에 의한 사회적 변화는 곧 분석 대상이다. 그녀는 주로 영상, 음성, 웹툰(Webtoon) 등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다뤄지고 있는 콘텐츠 시장을 중점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넷플릭스(Netflix)’의 성공 요인을 사용자 맞춤형 추천 서비스로, ‘배달의 민족’의 성공 요인을 자사의 서비스와 즐거움의 연결로 꼽은 것도 그녀의 분석 사례 중 하나다. 

콘텐츠 큐레이터로서의 성공 비결은 서 박사의 꾸준함이다. 그녀는 “특별한 비법은 아니어도 매일 콘텐츠 시장에 대한 자료를 열심히 보는 것이 도움돼요”라며 “콘텐츠 시장을 관찰하면 각 회사가 정책을 펼치는 이유가 보이기 때문이죠”라고 답했다. 

올바른 콘텐츠 소비를 선도하다
서 박사는 본교에서 언론학전공으로 학사, 석사, 박사를 취득한 후 방송국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그녀가 맡은 업무는 지금의 콘텐츠 큐레이터 활동을 시작한 계기가 됐다. 그녀는 “매주 회사에서 미디어의 흐름을 발표했던 것을 시작으로 콘텐츠 분석을 하게 됐어요”라며 “사람들에게 미디어 시장의 변화에 관한 자료는 물론 자료를 해석할 때 중점적으로 봐야 하는 핵심까지 같이 전달하죠”라고 말했다.

올바른 콘텐츠 소비를 위해 서 박사는 ‘콘소무죄(콘텐츠 소비에는 죄가 없다)’라는 강연을 진행했다. 교육 방송국에서 근무하면서 교육 콘텐츠와 1인 방송의 공존 가능성에 대해 꾸준히 의문을 가져온 것과 ‘아프리카 TV(Africa TV)’의 새로운 교육 콘텐츠인 ‘아프리칼리지’ 출연 제의를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그녀는 콘소무죄에 대해 “사람들이 콘텐츠 소비에 죄의식을 느끼지 않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했어요”라고 설명했다. 서 박사는 콘소무죄에서 네이버(Naver) 댓글 조작 사건인 ‘드루킹’ 사건과 같은 사회적 이슈와 콘텐츠 사이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반면 서 박사는 한국 콘텐츠 시장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녀는 “플랫폼의 인기가 콘텐츠를 의존시키는 경우가 많아요”라고 전했다. 이어 그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콘텐츠 간의 경쟁을 통해 콘텐츠 자체의 힘을 길러야 해요”라며 “이를 통해 콘텐츠에 지급한 비용이 다시 콘텐츠 제작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질 수 있죠”라고 말했다.

콘텐츠 창작자에게 시청자는 필수적인 고려 사항이다. 그녀는 창작자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시청자 확보만을 위해 공익적 가치와 같은 다른 고려 사항을 배제하고 자극적인 영상물을 제작하는 창작자가 일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 현상의 원인을 언론인이 지녀야 할 책임에 대한 교육의 부재라고 진단했다. 그녀는 “언론인으로서 필수적인 것은 본인의 콘텐츠에 대해서 책임지는 것이에요”라며 “콘텐츠가 사회 문제를 지적하는 것을 지나 그 과정에서 콘텐츠의 창작자나 이용자가 피해를 보는 것은 허용될 수 없어요”라고 전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 박사는 아프리카 TV 자회사 프릭엔(FreecN)과  전문 크리에이터 양성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 교육 과정은 단순한 촬영 기법의 습득이 아닌 콘텐츠 제작의 사고 역량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녀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콘텐츠 제작에서 기술보다 올바른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이 중요한데 현재는 그런 부분이 많이 약해요”라며 “콘텐츠에 대한 사고 역량을 키워서 전문적인 창작자로 성장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서 박사가 미디어는 좋은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철학을 갖게 된 데 특별한 계기가 있다. 그녀는 대학원 강의에서 상업론과 공익론을 배우면서 콘텐츠와 공익적인 가치의 공존을 고민했다. 그녀는 당시를 회상하며 “소외된 사람을 위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그 중 미디어가 진입 장벽이 가장 낮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공영방송은 공공재인 전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방송을 통해 사회에 반드시 이바지해야 해요”라며 “콘텐츠 역시 공익적인 가치와 공존해야 하는데 사회적 약자에 대한 편견의 발생 원인과 해결 방법이 모두 미디어에 있기 때문이에요”라고 강조했다.


“특색 있는 콘텐츠가 되세요” 
콘텐츠 시장의 발달로 콘텐츠 업계에 뛰어들고자 하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1학기 본교에서 ‘방송영상미디어의 이해’ 강의를 진행한 서 박사는 “진로 때문에 불안해하는 학생들을 많이 만났어요”라며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일치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갖지 않아도 괜찮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콘텐츠의 성공 법칙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콘텐츠로 성공하고 싶다면 자신의 강점과 이용자가 기대하는 부분을 융합해서 이용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죠”라고 전했다.

서 박사는 후배들에게 젊은 시절에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을 권유한다. 그녀는 “다양한 시도를 해야 현재 해야 하는 일과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할 수 있어요”라며 “젊은 시절에는 결과를 바라기보다는 쉽게 지속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시도해보세요”라고 전했다.

그녀 또한 대학 시절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서 박사는 학부 시절 이금희 교수의 아나운서 멘토링에 합격해 이를 수강한 경험이 있다. 그녀는 “아나운서 준비생이 아닌 제가 합격한 사실에 의아해했어요”라며 “좋은 경험이었지만, 멘토링이 끝나고 아나운서가 되지 않기로 했죠”라고 말했다. 아나운서 멘토링은 서 박사에게 즐거움을 줬지만, 동시에 아나운서를 통한 즐거움은 직업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충족할 수 있다는 새로운 생각을 심어준 것이다.

콘텐츠 창작에 도전하는 학우들에게 서 박사는 “요즘은 콘텐츠가 인터넷에 고스란히 남아서 본인에게 힘이 아닌 칼이 될 수 있다는 걸 꼭 기억했으면 좋겠어요”라며 “내용을 잘 구성하고, 저작권 침해와 명예 훼손에 대해 충분히 숙지하고 제작하는 편이 좋아요”라고 전했다. 또한, 콘텐츠 소비를 즐겨 하는 학우들에게 그녀는 “오늘날 미디어 시장에서는 발화자뿐만 아니라 청취자에게도 영향력이 있어요”라며 “스스로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해야 해요”라고 전했다.

서 박사가 콘텐츠 큐레이터로 활동하며 겪은 어려움도 많았다. 그녀는 “일부 사람들은 젊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제 전문성을 의심하기도 해요”라며 “새로운 영역에서 활동하다 보니 사람들이 생소하게 받아들이는 점도 어려웠죠”라고 전했다. 이에 그녀는 “꾸준한 활동으로 생소함을 줄였고, 전문성을 뒷받침해줄 논문 작성과 강연 활동에 힘썼어요”라고 지난 노력에 대해 언급했다.


서 박사는 업계와 학계의 균형을 이룬 콘텐츠 큐레이터가 되기를 꿈꾼다. 최근 그녀는 주 52시간 근무제라는 사회 변화에 맞추어 직장인들을 위한 자기계발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그녀는 “근무 시간이 줄어든 직장인의 여가를 위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라며 “대학원 시절 전공한 심리학과 콘텐츠를 연결지어 콘텐츠 분석을 할 계획이에요”라고 전했다. 그녀는 방송 프로그램에 관한 관심을 계기로 콘텐츠 분석까지 자신의 영역을 꾸준히 확장해왔다. 자신과 사회를 동시에 읽어나가는 그녀의 행보가 앞으로도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 서희정 박사가 진행하는 ‘콘소무죄’ 강연의 광고지다.

 

 

 

 

 

 

 

 

 

 

 

 

 

 

 

   
▲ 서희정 박사가 ‘아프리카 티비(Africa TV)’를 통해 ‘서교수의 콘소무죄’를 강연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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